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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Mar 18. 2021

행복해지려고 할수록 불행해지는 게임: 알고리즘의 등장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가진 존재입니다. 그래서 삶이 가끔씩 우리를 속이더라도 수많은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으며 행복해지려고 합니다. 그러나 행복의 파랑새는 쉽게 잡히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남과의 경쟁에서 영원히 밀릴 것 같은 두려움에 우울해지기 쉽습니다.


비유하자면 성공은 어릴 적 했던 의자 뺏기 놀이와 비슷합니다. 의자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춤추며 노래하는 동안에는 모두가 행복하며 즐거워합니다. 그러다 갑자기 음악이 그치면 먼저 의자를 차지하는 사람만이 생존하는 게임입니다. 의자는 항상 사람 수보다 적고 최후의 1인이 남기까지 경쟁에서 모두들 밀어내고 승리를 거머쥐어야 합니다. 어쩌면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속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심지어 양로원에서도 보이지 않는 경쟁과 비교라는 두 친구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따라다닙니다.


효율성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이란 의자를 차지하지 못한 낙오자는 그저 그런 위치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실제 삶에서는 의자에서 밀려났다고 해서 굶어 죽거나 하지는 않지만 정보 통신기술의 발달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의자를 독점한 소수 부유층의 화려한 삶을 엿볼 수 있게 하면서 사람들은 자신만 불행 해진 것 같다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더욱이 게임의 기회가 평등하지 않고 과정마저 공정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분노하게 됩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어 가면서 의자 뺏기 게임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도대체 누가 자신을 밀어냈는지 알지 못하게 되고 심지어는 참여할 기회조차 박탈되어 가는지조차 모르는 세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다리 걷어차기가 성행하면서 마음속에 불행의 씨앗도 함께 자라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무서운 사실은 코로나 이후 사회에서는 의자 뺏기 놀이가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게임에 참가할 기회 자체를 차별화하고 알고리즘에 선택된 사람만이 의자를 차지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입니다. 현실에서는 자동화된 계산 절차에 의해 신용도가 높은 사람만이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투자를 하며 의자 뺏기 경쟁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신용은 이미 점수로 결정되어 있는데 우리는 복잡한 수학 공식이 만들어 내는 자본의 알고리즘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자동화된 알고리즘에 의해 가난마저 수치화되고 점수로 매겨져 몇몆은 아예 게임에 참가할 자격마저 박탈됩니다.


인류에게는 알고리즘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지배하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알고리즘이란 어떠한 주어진 문제를 풀기 위한 절차나 방법을 말하는데 컴퓨터 프로그램을 기술함에 있어 실행 명령어들의 순서를 의미합니다. 아랍의 수학자인 알고 리즈미(Al-Khowarizmi)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알고리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동일한 문제를 푸는 데 있어 결과는 같아도 해결방법에 따라 실행 속도나 오차 및 오류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고리즘을 만들어 내고 공급하며 독점하는 주체는 주로 글로벌 대기업과 국가입니다.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이 알고리즘이라면 인공지능(Artficial intelligence)은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실행하는 도구입니다. 프로그램화된 알고리즘은 진화를 하며 인공지능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우리를 감독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되었습니다. 산업혁명 시대 애덤 스미스가 생각했던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이었다면 정보화 사회라는 이름 속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손은 이해하기 힘든 수학 공식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이 작성하는 알고리즘이 되었습니다.


알고리즘에 선택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일이 생길까요?

예를 들면 현재 정리해고 대상자를 결정하는 주체가 정말 인사 부서 담당자일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은 기초 수급자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 것은 동사무소 담당 공무원일까요? 규정은 법에 의해 정해지고 전문가를 통해 결정되겠지만 이후 수혜를 받을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은 전산화된 자료를 분석하는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입니다. 예외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복지 담당 공무원은 선정된 사람들을 관리하고 정책을 실행할 권한만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요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가 과연 단순한 전염병에 불과한 것일까? 작년 이맘때 한두 달이면 끝날 것이라 예상했던 코로나 19는 이제 1년이 넘게 전 세계 경제를 마비시켰고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음에도 아직도 확진자는 더욱 증가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코로나는 인위적인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결과물 아닐까 하는 황당한 생각도 듭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전쟁이나 기아, 전염병으로 주기적으로 인구가 대량 감소하는 시기가 있는데 고통스럽지만 견디다 보면 다시 번성하는 시기가 오게 됩니다. 힘들지만 견디고 살아남아야겠습니다.  필자를 포함해 모두가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에 지배당하지 않고 깨어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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