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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Apr 12. 2021

조선인 돼지들 죽어라? 혐오를 극복할 너 자신을 알라.

세상에는 수많은 차별이 존재합니다. 미국 및 유럽의 인종 차별도 심상치 않은데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는 속담처럼 이제는 일본의 극우 세력까지 재일교포를 괴롭히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 경제의 놀라운 발전으로 인한 두려움에 일본의 극우 세력은 한국을 혐오하게 유도하는 수많은 거짓말들로 혐한 문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럼에도 오히려 한류가 확산되며 청소년층에서 한국 문화를 동경하는 심리가 퍼지자 좌절감으로 이제는 무고한 재일 한국인들에게까지 협박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일본의 인터넷 매체인 버즈피드 재팬에 따르면 후레아이 칸의 관장인 재일 한국인 3세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고 합니다. 도쿄도 아다치구에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일본인 혐오를 용서하지 않는 단체 명의로 보낸 이 편지에는 "조선인 돼지들을 몰살하는 최대의 천벌이 내리기를 바란다"며 "죽어라"라는 단어가 14번에 걸쳐 쓰여 있었다고 합니다. 극히 일부라고는 하지만 강자에게는 복종하면서 약자는 혐오와 폭력을 행사하는,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모르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문제는 그들 만의 내부 문화에 머물렀던 극단적 혐오가 최근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언론과 결탁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여러 대륙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혐오와 차별의 문화에 더해 기후 위기까지 맞이하게 된다면 인류 사회는 분열되고 큰 위기에 직면할지도 모릅니다.


서양 철학사에 있어 위대한 인물을 꼽으라면 소크라테스를 빼놓고 이야기 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세계 4대 성인이라 일컬어지는 예수, 석가모니, 공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입니다. 작고 못생긴 것으로 알려진 얼핏 초라해 보이는 그리스의 철학자가 왜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인지 인문학적 지식이 부족한 필자는 그 철학적 깊이를 이해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가장 유명한 어록 중 하나인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짧은 문장의 위대함은 최근 각종 차별이 급속히 퍼지는 세상에서 곱씹어 볼 만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을 잘 모릅니다. 자신만은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똑똑하고 더 멋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교통사고 가해자로 병원에 입원한 운전자 조차도 대부분 자신은 운전을 잘했는데 상대방의 부주의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응답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들조차도 언론을 통해 본인은 다른 주변 사람들 비해서 선량한 인간이라고 주장하고는 합니다.  


신은 어떤가요?  자신을 안다는 것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매우 어렵습니다. 운전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으면서도 원래는 점잖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잘 되면 '자신이 잘해서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결과물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우리는 항상 자신 중심적으로 생각하며 이해하는 것이 본성입니다. 자신을 모르고 과대평가하는 이기심은 어쩌면 생존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모습일지 모르겠습니다. 


빈부 격차가 확대될 수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 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신을 알지 못하는 가난한 서민은 심리적 자존감까지 낮아지면서 결과적으로 혐오의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미국 사회에서 차별을 받는 흑인이 백인보다 더욱 공격적으로 아시아인을 차별하는 것이 한 예입니다. 인종 차별로 고통받는 사람이 다른 희생자를 찾아서 분노의 배출구처럼 혐오를 쏟아내는 행동은 분명 안타깝고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러나 기득권층은 알면서도 방관하며 묵인하고 있습니다. 교육과 홍보를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음에도 시늉만 할 뿐 적극적 행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를 위해 지출했던 홍보 비용 정도라도 공익 광고를 해도 개선 효과가 있을 텐데 방송하지 않는 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이제 왜(why)뿐만 아니라 어떻게(how)도 배워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알면 인종 차별과 혐오의 근본 원인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언제 어디서든 약자가 되어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음도 깨닫습니다. 그러나 효과적으로 차별과 혐오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뿐 아니라 폭력에 적절히 대응하는 법도 배워서 시도해야 합니다. 아시아인은 부당한 대우에 항거할지 모른다는 순종적 사람들이란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지금 까지는 열심히 일하는 성공적인 모범 시민이라는 이미지가 장점이었을 모르지만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어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이 치열해지는 지금은 역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대화술은 어머니의 직업이었던 산파에 비유해 산파술(産婆術) maieutics라고 불립니다. 자신을 알기 위해 내면의 거울에 비친 자기를 타인으로 여기고 냉정하게 대화하다 보면 문제점을 파악하고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은 혐오와 차별이라는 덪에 쉽게 빠지게 됩니다. 함정에 빠지지 않기 이해서는 먼저 자신을 객관화시키면서 문제를 파악하고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또한 인종 차별과 혐오가 동반된 실제 폭력에는 언론에 알리고 대응을 해야 합니다. 다만 개인적 대응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단체를 포함해 크게는 아시아 각국 정부가 나서 가해자 처벌 및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일본과 미국 정부에 외교 라인을 통해서 당당히 항의할 수 있는 대한민국 정부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우리 자손이 살아갈 미래에는 인종 혐오와 차별이라는 나쁜 바이러스를 몰아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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