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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Aug 24. 2021

나는 왜 조경을 공부하는가?

녹음이 만발했던 여름이 가고 겨울이 오면 화덕 난로에 고구마를 구워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또 겨울은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휴식을 취하며 다음 해 봄 농사를 대비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위기로 일이 없음을 핑계 삼아 인생 2막을 고민하며 준비해 봅니다. 10년 계획으로 도시형 귀촌을 위한 준비를 하면서 조경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조경이란 경관을 조성하고 기능적이고 시각적인 미적 공간을 창출하는 분야입니다. 꽃과 나무, 잔디를 심을 공간을 설계하고 가꾸는 재미가 있을 것입니다.


필자가 조경을 공부하는 이유는 간단하면서도 복잡하기도 합니다. 핵심은 건강한 삶과 환경 보호입니다. 구체적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코로나 이후 세상은 기존과는 다른 환경일지도 모릅니다. 먼저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 문제가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재앙은 이미 시작되었고 짧은 시간에 세계 도처에 가뭄과 산불, 홍수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많은 자연재해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글로벌 재보험사 스위스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전 세계 보험사들이 자연재해와 인재로 총 830억 달러(한화 약 90조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추정했습니다. 작년 호주와 캐나다는 우박으로 각각 1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고 북유럽에서는 2월 겨울 폭풍으로 인한 홍수와 정전 등으로 20억 달러 이상의 보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주, 오리건주 등에서 80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해 수십억 달러의 보험금 청구가 있었고 사상 초유의 한파로 정유설비와 반도체 등 주요 생산설비가 얼어붙은 바 있습니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기상 현상일지도 모르지만 환경오염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가 원인이라면 앞으로 재난은 더 큰 규모로 더 많은 장소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인류를 괴롭힐 것입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전 세계 사막화를 정량적으로 예측한 결과 2050년에는 지구 표면의 최대 34%가 사막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사막화 잠재적 위험 지역에서는 충분한 식량과 물을 구하기 힘들어 살기 어려워집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사막의 확대는 이미 인류 앞에 닥친 현실입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구수는 증가하고 지구 곳곳에 인간이 살지 못하는 지역이 없는 것 같지만 세계 지도를 들여다보면 아직도 많은 지역이 인간의 거주가 어려운 곳입니다.

기후 변화는 정치적 격변의 숨은 원인 제공자이기도 합니다. 위 지도에서 보면 이번에 탈레반의 정권 장악으로 인해 아수라장이 된 아프가니스탄도 사막화 위험 지역입니다. 현재 인도가 수입하는 말린 과일의 80%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생산한 상품이라고 하니 생각보다는 좋은 자연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돈을 벌기 위해 농산물을 갈아엎고 아편을 재배한 농부들의 욕심에 토양이 황폐해졌습니다. 지속되는 가뭄으로 인해 식량난이 심화되면서 무능하고 부패한 중앙 정부의 무책임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은 순식간에 겨우 8만 명으로 추정되는 탈레반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극도로 부패한 현지 정치인들의 무능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 및 이로 인한 민심의 이반도 하나의 원인일 것입니다.


두려운 점은 인간이 거주하기 어려운 환경에 위치한 국가들은 내전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향후 20년 이내에 인도, 태국 및 캄보디아까지 사막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는 우리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들 국가가 사막화된다면 대량의 난민이 발생할 수 있어 지리적으로 인접한 우리에게 부담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제롬 파월 연준(FRB) 의장은 기후 변화가 인플레이션, 일자리, 금융 분야를 포함한 경제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는 금융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금융안정 기후위원회(FSCC)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기후 변화와 경제 환경, 그리고 개인의 노후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모든 것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청정한 환경을 위해 작은 장미꽃을 심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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