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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Dec 28. 2021

인류는 이미 죽어 있다: 우울한 미래를 바꾸어 보자

크리스마스 캐럴이 거리에 울리지 않는다. 집에서 성탄절 분위기를 내보려 하지만 여느 주말 휴일처럼 인터넷과 케이블 채널에 잠식당하고 말았다. 거리에는 동장군이 무서운 기세로 휩쓸고 다니고 있어 더욱 을씨년스러운 연말 분위기이다. 그러나 역시 희망은 청춘에게 있나 보다. 강추위나 코로나 위기 에는 아랑곳없이 시내에는 다정한 연인들이 북적거리며 음악이 사라진 거리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젊음은 아름답다.(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나 방역 수칙 문제는 지적하고 싶지 않다. 청춘의 열정을 어찌 막을 수가 있겠는가.)


청춘은 거리에서 열정을 불사르지만 중년의 사내는 귀차니즘으로 명절에도 집에서 뒹굴게 된다. 필자가 좋아하는 공상과학(SF) 영화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가 단골 소재이다. 현재까지 인류는 지구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번영하고 있지만 지구라는 터전은 분명 물리적 한계가 있다. 만약 짚신벌레 100마리를 담아 둘 수 있는 시험관에 짚신벌레 1마리가 1분에 2배씩 증식한다고 가정하면 용기가 가득 차게 되는 시간은 약 6에서 7분 사이가 된다. 간단한 비례 수열 계산이니 머리를 회전시켜 보자. 5분이 지나는 순간 짚신벌레는 선택을 해야 한다. 번식을 포기하고 성장을 멈추어야 할지 아니면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낭떠러지를 향해 달려 나갈지.. 대부분의 경우 성장을 멈추지만 후자의 경우 개체수는 급속도로 줄어들게 된다. 짚신벌레는 지능이 없지만 집단 지성(?)의 덕으로 생존한다. 


인류의 미래는 어떨까? 많은 미래 학자들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단위 면적과 인구의 생산력이 늘어나면서 호모 사피엔스의 시대는 지구를 떠나 우주에까지 계속 확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럼에도 지구를 떠나는 날까지 인류의 생존 가능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인구수는 대략 어느 정도일 까에 관한 연구 논문을 통한 추청치가 존재하지만 근거 자체가 변하기에 알 수가 없다. 예를 들면 인구 폭발을 우려했던 영국의 고전 경제학자 맬서스는 자신의 저서 '인구론'을 통해서, 인구의 자연적 증가는 기하(등비) 급수적이지만 식량은 산술(등차) 급수적으로 밖에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과잉인구로 인한 식량부족은 필연적이며, 그로 인해 빈곤과 죄악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생산기술의 발달과 농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예측은 빗나갔다. 단적인 예로 세계은행에 따르면 하루 1.9달러 미만으로 생계를 꾸리던 극빈층은 1980년 44%에 달했으나, 2015년 9.6%로 낮아졌다고 한다.


필자가 예측하는 미래는 비관적이다.  2021년 기준 지구촌 인구는 약 80억 명으로 추정된다. 사람이 살 수 있는 육지 면적은 전체 지구 면적의 29%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생존이 힘든 극지방이나 정글, 사막 지역을 제외하면 더 줄어든다. 미국립과학원회보에서 발행한 지구 생물량 분포 분석 논문을 보면 전체 생물량에서 사람이 차지하는 비율은 0.01%도 되지 않는다. 다른 말로 해석해 보면 동식물 포함 생태계에서 인류의 구성 비율은 티끌에 불과하다. 전체적으로 식물이 4,500억 톤이고 다음은 단세포 원핵생물인 박테리아로 700억 톤으로 추정된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겨우 20억 톤에 불과하다. 그나마 동물 중에서도 절지동물과 어류가 각 10억 톤 및 7억 톤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인간(6천만 톤)과 가축(1억 톤)은 합해서 약 1억 6천만 톤인데 우리가 동물원에서 보게 되는 야생 포유류는 불과 700만 톤에 불과하다. 즉 우리가 야생에서 보는 동물들은 인간과 가축에 비하면 0.05%도 되지 않는 충격적인 결과이다.


핵심은 인류가 생태계에 미친 영향에 관한 결과이다. 인류가 본격적으로 지구에 손을 대기 이전의 생물량을 추정해 오늘날 값과 비교해 보자. 야생 육상 포유류는 2000만 톤에서 300만 톤으로 7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고 해양 포유류도 2000만 톤에서 400만 톤으로 5분의 1이 됐다. 그럼에도 전체 포유류의 생물량은 4000만 톤에서 1억 7000만 톤으로 네 배가 됐다.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현재 지구에 사람과 가축이 육상 생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즉 인간과 가축이 지구를 차지하고 지배하게 되면서 지구 생물량은 절반 가까이 줄었고 사람과 가축, 농작물만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하고 말았다. 


기형적인 구조는 언젠가는 무너지고 말 것이다. 환경을 보호하고 보존하는 일은 단순히 지구를 지키기 위한 활동이 아니다. 인류가 망쳐 놓은 생태계를 복구하는 것이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미래를 만들어 가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말연시에 손을 잡고 거리를 후끈하게 만들어 주는 젊은 청춘 남녀들이 함께 동참해야 할 의무와 권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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