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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Aug 18. 2022

오래된 미래: 삼국지의 분열과 통일에서 미래를 보다.

"천하의 대세는 통일이 오래되면 반드시 분열하고  분열이 오래되면 반드시 통일이 온다" 나관중 삼국지 첫머리 문장에 나오는 말이다. 최근 신냉전까지 거론될 정도로 중국의 경제 및 기술적 위상이 상승하면서 미국 중심의 세계화 추진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한국, 중국, 일본도 거센 파도에 휩쓸리며 각기 다른 목표를 향해 망망대해를 표류하고 있다. 


중화 중심 세계의 부활을 꿈꾸는 중국은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중국몽'으로 민족주의와 애국심을 고취시키며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비롯해 주변국과의 갈등마저 마다하지 않는다. 아시아의 맹주를 꿈꾸며 집요하게 집착하는 일본은 미국을 향한 간절한 구애의 눈빛을 보내며 행동 대장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바야흐로 아시아에는 새로운 삼국지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심각한 위기는 당시에 알기 힘들고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알 수 있다. 대한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후에야 일반 백성들이 나라가 망했음을 인지했듯이 시대를 읽지 못하면 결과는 치명적이다. 현재의 국제 정세를 분석해 보자. 일단 안보의 최대 우방국인 미국은 자국 국가 안보의 유지와 첨단 기술 및 경제력의 정상 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G2 경제 대국으로 체급을 키운 중국은 우려 대상이고 대중국 견제는 최우선 순위가 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은 4천400억 달러 규모의 정책 집행과 3천억 달러의 재정적자 감축으로 구성된 총 7천400억 달러(910조 원)의 지출 계획에서 중국산 핵심 광물과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를 보조금 혜택 대상에서 삭제해 버렸다.


안보적 관점으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한 한국과 일본의 군사 협력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1990년대 초 일본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후 플라자 합의를 통해 견제를 했던 미국은 다시금 일본의 반도체 산업을 비롯한 제조업 부흥을 지원하고자 할 것이다. 어쩌면 미국의 묵인 아래 일본 헌법 개정을 통한 군대 재무장도 조만간 이루어질 것이라 본다. 


여기에 러시아, 인도, 브라질을 비롯한 인구 대국이면서 지역 강국들은 코로나 이후 세계 질서 재편에 다양한 변수로 작용한다. 제갈량이 남만을 공략하면서 '남방의 이민족은 종족이 많고 성질이 교화하기 어려우며 서로 연합했다가 붕당을 이루며 여차하면 서로를 공격한다.'라고 묘사했듯 미국은 이들 국가들이 분열하며 서로를 공격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후 러시아를 제제하기 위한 에너지 금수 조치에 동참을 거부한 인도에서 보듯 통제는 만만치 않다. 


우리는 살아남는 것을 넘어 아시아 삼국을 통일할 수는 없을 것인가? 현대 세계에서 중국과 일본을 군사적으로 통일하는 일은 절대 불가능하다. 위, 촉, 오로 분열되었던 삼국지에서 현실적인 경제력이나 군사력면을 비교하면 사실 위나라의 통일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다만 촉과 오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가 문제였을 뿐 제갈량과 주유와 같은 인재의 활약에도 절대적 열세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삼국지를 읽으며 촉에 의한 통일을 기대하는 것은 '법'으로 통치하던 조조보다는 '덕'으로 포용하는 유비에게 끌리는 마음은 인간 내면의 본성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해답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한국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문화 강국'이 되는 데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무슨 멍멍이 소리(?)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 현실적으로 경제 및 군사력 열세인 우리는 중국과 일본인들에게 문화적으로 범접하기 힘든 국가로 인식되기 위한 장기적인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던 저력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 '나의 소원'에서 독립된 대한민국이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소원하며 '문화 강국'으로 세계에 기여하기를 꿈꾸었다. 어지러운 세상에서 그분의 말씀을 다시 곰곰이 되새겨 보는 하루이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발췌: 백범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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