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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Aug 23. 2022

인플레이션과 4차 산업혁명: 누가 누굴 걱정하는가?

인간은 태어날 때 누구나 빈손으로 태어난다. 갖은것 없이 태어나는 것은 본인 탓이 아니지만 성인이 되어서 돈이 없는 것은 결국 본인 탓이다라고 한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으로 나누어지는 사회에서 돌이켜 보면 우리가 치열한 노력을 안 해서 그런 게 아니다. 대부분 단지 방향을 잘못 잡았고 노력에 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차이가 크다. 삶의 중요한 순간에 올바른 방향을 잡아 줄 수 있는 조언자가 있었다면 그 사람의 삶의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국가의 운명도 마찬가지로 큰 방향을 잘 못 잡으면 어느 순간 배는 기울기 시작하고 침몰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으로 일본의 50대 중년이 처한 퇴직과 경제적 어려움을 취재한 KBS 다큐멘터리를 시청하였다. 본 방송 방영 일자를 보니 거의 10년 전이었지만 지금도 변한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개인적 소감은 마치 거지가 이웃 부잣집을 걱정하는 느낌이다. 


2021년 기준 공적연금과 사적 연금을 모두 합쳐 우리나라 노인의 연금 수령액이 평균 82만 원인데 비해 일본은 대략 164만 원이다(출처: 한일 65세 이상 연금수령 실태- 한국경제연구원). 일본은 수십 년간 해외에 투자한 자산 수익이 상당하고 1.2억 인구가 지탱하는 내수 시장도 있으며 노인들은 편의점, 관광 명소 안내등 고령화 일자리도 사회 곳곳에서 정착화되어 있다. 출산율 또한 일본이 1.34명(2022년 기준)인데 반해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OECD 부동의 꼴찌인 0.81(2023년 출산율은 심지어 0.68로 예상)이고 심지어 노인 빈곤율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을 넘어 악화되고 있다. 도대체 누가 누구를 걱정해야 할 것인가?


설상가상으로 시간 또한 우리의 편이 아니다. 국토는 좁고 일자리는 수도권에만 모여 있는 데다 청소년 시기부터 공부 경쟁도 심한 나라에서 지난 30년간 발전의 큰 버팀목이 되었던 것은 글로벌 무역의 시대애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에 대한 수출이었다. 최근 미중간 갈등을 비롯한 러시아 등의 지역 강국 부활로 세계화는 차츰 저물어 간다. 성실하기만 하면 직물 공장에서 미싱도 돌리고 컨베이어 시스템에서 단순 업무를 하면서도 집도 사고 가족도 부양할 수 있었던 시대는 이미 흘러간 과거다. 중장년들이야 적응하면 살아가겠지만 현재의 20 ~ 30대들은 열심히 성실하게만 살던 삶의 방식에 크게 미련이 있을 거 같지도 않다.


더 우려되는 건 망망한 대해에서 선장의 무능이 대한민국호의 방향을 잘 못 인도했을 때 5년 후 엉뚱한 항구로 향할 가능성이다. 코로나 이후 세계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의 위기에 더해 인공 지능을 중심으로 한 4차 산업 혁명의 첨단 기술이 서서히 사회 전반에 보급되고 있다. 카페의 무인 주문 시스템이 더 널리 사용되고 조만간 전기 자동차의 자율 주행 시스템이 도시의 도로를 누비게 된다.  적응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모두가 고민해야 할 위기 속에서 언론은 대한민국호의 올바른 방향에 관해 입을 다물고 있다. 돈을 낸 승객이 원하는 도착지로 갈 수 있을지 배를 운항할 선장을 걱정해야 한다면 불행이다.


선장의 무능력을 바꿀 수 없다면 동서남북 방향부터 결정에 도움을 줄 항해사라도 필요하다. 일본의 우울한 중장년층의 미래가 걱정된다면 우리도 연금 개혁을 통해 대비해야만 한다. 미국의 401K 제도처럼 낸 만큼 연금을 수령하는 능력 중심주의를 도입하면서 재정적 여건이 충분치 않은 서민층에게는 기초연금 지급 보장을 통해 복지 중심주의의 지속 가능한 개혁이 이루어지는 것이 이상적이지 않을까. 하지만 현재 상태로는 가능하지 않을 것 같아 3등석 승객의 자리에 앉은 나는 걱정이 된다.


누가 누구를 걱정하는가...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마주할 코로나 이후 시대를 걱정하며 '각자도생(各自圖生)'을 떠 올려 본다. 각자 알아서 잘 살아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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