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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Sep 19. 2022

거대한 파도가 덮쳐올 때: 외로운 파도타기가 필요할지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RB)에서 금리 인상 속도 여부와 기조 발언 한마디마다 전 세계 주식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작년에는 미국 시장과 디커플링 되고 중국 시장의 눈치도 보며 지지부진했던 국내 시장이 요즘은 세계 어떤 시장보다 더 미국 증시와 동기화되어 움직이는 듯하다. 경제 활황과 침체는 항상 반복되지만 시장은 훨씬 예민하게 반응하며 폭락과 폭등을 선반영 하고는 한다. 


물가 상승으로 불가피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이미 연초부터 주가는 폭락하고 실제 충격파가 실물 시장에 미치는 시기에는 오히려 상승하고는 한다. 주식 시장이라는 해변에 몰아치는 집채만 한 파도는 피 끓는 파도타기 선수들을 유혹하고 가슴 졸이며 파도에 몸을 내던지는 누군가는 목숨을 잃고는 한다. 


거대한 도박판에서 개미지옥에 빠져 허우적 대는 개미는 그저 먹잇감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살아남아 집까지 가기 위한 확률 게임에서 승리는 소수에게만 주어진 행운이 된다. 그럼에도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는 개미굴에는 부화를 기다리는 어린 고치들이 있으니 개미가 숲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은 운명이다. 


매우 혼란스러운 지표가 매주 발표되면서 환율 폭등으로 자금 유출을 우려해야 할 지경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위기는 기회라는 말를 뒤집은 것과 같다. 큰 부자는 항상 위기의 시기 큰 파도를 절묘하게 타고 넘은 도전자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거의 15년 만에 덮쳐오는 집채만 한 파도에서 홀로 외롭게 바다로 나가는 사람은 익사할 것인가 아니면 보물을 찾아 돌아올 것인가의 선택은 폭풍이 물러간 후 알 수 있을 뿐이다. 


지속적으로 오르는 금리는 높은 물가와 인플레이션 심리를 억제하려 한다는 명분을 내세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예전 글에서 양적 완화로 시중에 풀린 막대한 돈은 미국의 '양털 깎기'가 시작되면 회수될 것이라 쓴 적이 있다. 목동은 늑대에게서 양을 돌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양을 살 찌우고 푹신한 양털을 얻기 위함이다. 본격적으로 양털 깎기가 시작되면서 털이 사라진 양은 앙상한 속 살이 드러나고 추운 겨울을 떨며 지내야 할 것이다. 목동은 양 털로 따뜻한 옷을 만들어 입겠지.


이번은 기존과 약간 다르게 경기 활성화를 위해 가장 고전적인 방법인 전쟁(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인플레 방지법과 같은 수단까지 동원하며 고물가의 고통을 다른 국가에 떠 넘기고 있다. 화려한 분수 쇼가 시작됐지만 우산을 살 돈 없는 관객은 물벼락을 맞을 것이다. 주먹을 자랑하던 덩치 커다란 동네 건달인 러시아와 중국은 아예 가진 우산마저 빼앗아 가는 형국이다. 천연가스와 석유와 같은 원자재 주먹을 휘두르며 저항해 보지만 그 피해는 애꿎은 주변인들만 때리며 피멍 들게 하고 있다.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는 것은 긴 시간이 필요하다. 20년 이상 지속된 저물가의 시대의 종말은 패권을 잃지 않으려는 이기심으로 인한 냉전 시대로의 복귀와 관세 장벽을 통한 보호 무역주의의 회귀로 인한 세계화의 쇠퇴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원인을 방치하고 저금리만 마녀 사냥처럼 화형에 처해 고물가를 극복한다니 헛소리도 이런 헛소리가 없다.(지극히 주관적 견해일 뿐임을 밝힙니다.) 


큰 파도가 온다. 나는 파도를 타기 위해 홀로 바닷가에 서있다.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는 외로운 투자는 야수의 심장처럼 박동을 친다. 야수는 반드시 죽겠지만 오늘은 아니기를 기대한다. 마침내 폭풍이 그칠 때 해변에서 웃고 있거나 해변에 외로운 시신만 덩그러니 남겨진다면 내 마음속 투자 세포를 햇볕 잘 드는 양지에 고이 묻어 줄 수 있기를 바라본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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