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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Jun 16. 2023

기념주화로 보는 역사: 종묘-성년을 맞는 너를 응원해~


살다 보면 가치관이 크게 바뀌는 경우가 있다. 평소에 너무 싫어하던 일도 한 번쯤 해 보고 싶기도 하고 반대로 좋아하던 일도 싫어질 때가 있다. 나이가 먹으면 '철이 든다'라고 하지만 <철부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니 스스로 충실하고 행복하다면 그만이다.


나는 어릴 적 딱딱한 유교적 관습이 싫었다. 가부장적인 제사 문화도 싫었고 나이를 따지는 서열 문화는 더 싫었다. 직장도 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여러 곳을 다녀 보았지만 답답한 조직 문화에 적응하기도 어려워 퇴사를 반복했다. 어느덧 중년이 되어 돌이켜 보니 남들과 다른 길을 가더라도 행복할 수 있으니 마음 가는 대로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종묘 기념주화는 2010년 문화유산 시리즈로 발행되었다. <종묘(宗廟)>는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사당으로서 세계적으로 독특한 건축양식을 지닌 중요 건축물로서의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1995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종묘라는 단어가 한국사에 처음 등장한 시기는 고구려였다.


기념주화의 앞면은 종묘의 중심 건물인 국보 제227호 종묘정전(宗廟正殿)을, 뒷면은 종묘제례(宗廟祭禮) 절차 중 초헌례(初獻禮)의 한 장면으로 초헌관이 첫 잔을 올린 후 대축관이 축문을 읽는 가운데 초헌관이 부복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다음 달 딸이 성년식을 맞는다. 애교 많고 항상 어릴 줄만 알았던 마냥 사랑스러운 아이가 성인이 된다니 미묘하고도 복잡한 감정이 든다. 종묘 기념주화를 보며 조선 시대 성년식은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조선에서는 성년이 된 남자에게는 상투를 틀어 갓을 씌우고 여자의 경우는 이전까지 땋고 다니던 머리를 풀고 쪽을 지어 비녀를 꽂았다. 남자는 관을 쓰니 관례가 되고 여자는 비녀가 한자로 계(筓) 자를 쓰기 때문에 계례라고 불렀나 싶다..


성년의 날은 사회인으로서의 책무를 일깨워 주고 성년이 되었음을 축하, 격려하는 날이다. 세계 도처에서 성인식 행사는 다채로운데 번지 점프도 그 유래는 바누아투라는 오세아니아 섬나라의 성인식이라고 한다.


성인이 될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몇 가지만 요약해 본다.


제1순위는 스스로 행복한 일을 찾아라.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자신을 맞추어 사는 것은 경쟁에서 이겼을 때 잠시의 성취감을 줄지 몰라도 결국은 허무하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도 쉽지 않아서 그 치열한 과정 속 스트레스와 패배감 극복도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가능하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라.


두 번째는 비정상적 사람과의 관계는 언제든 과감히 정리하자. 사회는 워낙 다양한 인간 군상이 있지만 특히 조심해야 할 사람은 중독 환자다. 마약중독, 알코올중독, 도박중독, 성중독, 폭력중독, 기타 등등의 중독은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청춘은 일탈의 자유도 있지만 방황을 끊을 용기가 없는 사람은 주변까지 위태롭게 만든다.


세 번째는 폭력에 저항해라. 사회는 전쟁터이고 온갖 권위적 폭력이 판을 친다. 복종과 순응이 편안하고 행복하다면 즐겁게 살지도 모르겠지만 성격상 어려울지도 모른다. 견디기 힘들다면 과감히 저항하고 용기를 내어 박차고 나오는 것도 괜찮다.


네 번째는 모든 것을 잘하겠다는 완벽주의를 버려라. 적절한 정도의 완벽주의는 오히려 이상적인 성공 조건이다. 하지만 정도 이상이라면 앞으로 살아갈 모든 순간이 고통으로 다가올 것이다. 비록 부족할지라도 하루를 즐기고 매일에 감사하자.


다섯 번째로 소중한 사람일수록 가스라이팅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인간관계를 그냥 이용만 하려는 사람은 상대가 이용가치가 없다 싶으면 바로 손절한다. 가스라이팅에 당하는 상대는 자존감이 없어지고 사회적 관계가 파탄난 나는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수동적인 인물로 변하게 될지도 모른다. 너를 소중히 대하지 않는 자는 소중한 사람이 아니다.


* 가스라이팅(gaslighting) 또는 가스등 효과는 뛰어난 설득을 통해 타인 마음에 스스로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행복한 일을 하면서 누군가를 위해 의미 있는 가치를 부여할 소중한 너를 항상 응원하며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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