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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Jul 10. 2023

기념주화로 보는 세상: 고인돌-문명은 진보하는가? 2

파트 1에 이어서 바로 씁니다^^.


고대의 거석 유적은 과거의 인류가 현재의 인류에 남겨 놓은 수수께끼이기도 하면서 숙제이기도 하다. 문명은 계속 발전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남긴다.


필연적인 죽음 앞에서 인간은 한 없이 무력하고 개인의 죽음은 바로 전 우주의 파멸과 동일하다. 세계를 통일한 왕마저도 죽음 앞에서는 존재 의미가 사라진다. 유한한 삶에서 밤하늘의 별과 우주는 그 자체로 무한을 상징하며 영원한 삶과 불멸의 꿈이 된다. 


지구상 존재하는 모든 동식물은 태양의 에너지를 받아 소비하며 생존하기에 우리는 모두 태생부터 아가페적 사랑을 받고 있어 감사할 뿐이다. 어떠한 조건 없이 모든 대상에 자연스러운 베풂을 나누는 것이 바로 별, 즉 우주다. 아가페적 사랑의 단계에서는 사랑을 행하는 자와 사랑의 대상 사이에 서로의 결여된 것에 대한 갈망(에로스)이라든가 쌍방의 호의적 교환(필리아) 같은 조건이 존재하지 않는다. 


고대의 고인돌을 통해 나는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남기는 메시지를 본다. 그 거대한 돌무더기 속에는 영원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치열함이 숨 쉬고 있다. 무덤은 종교적 의식의 장소와 동시에 또한 신을 향한 신전이 된다. 무덤과 신전이 동일한 의미적 관념의 공간이라 생각한다면 고대인들이 남겼던 거석의 수수께끼 또한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고대의 피라미드나 신전은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 나는 항성을 향해 배열되어 있다. 바로 시리우스(Sirius)다. 지구에서 약 8.59광년 떨어진 천체로 밝기는 약 -1.5등급이다. 최근 관측 데이터에 의하면 단일 항성이 아닌 주계열성과 백색 왜성이 서로 공전하고 있는 쌍성계라고 한다.

10여 년 전 어린 자녀들과 함께 천문대에서 고성능 망원경으로 시리우스를 관측했던 적이 있었다. 기대와는 다르게 그저 밝은 LED전등처럼만 보여 실망하고 무엇보다 산 봉우리의 겨울 추위에 떨었던 기억이 있다. 대형 망원경으로도 전구처럼만 보이는 별을 보며 고대의 조상들은 무엇을 꿈꾸며 상상했던 것일까.


인류의 문명은 꿈과 열망이 결합되어 있기에 발전할 수 있었다. 꿈이 없다면 문명은 쇠퇴하고 종말을 맞게 된다. 고인돌 앞에서 나는 고대인들의 꿈을 공유하며 영원에 대한 열망을 함께 꿈꾼다. 밤하늘의 별이 밝게 빛나는 한 고인돌의 꿈은 우리 피 속에 함께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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