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탄생. 나는 정말 인간일까? 혹시 당신도?

인간의 조건을 생각하다

by 디지털전사

얼마 전 개봉한 혹성 탈출: 반격의 서막이란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원제는 유인원의 행성(planet of apes)이라는 프랑스 작가 피에르 불의 동명 소설이 1968년 영화화되었다고 하니 거의 40여 년 이상 이어지며 시리즈로 제작된 대단한 작품입니다.

사실 초식을 하는 고릴라가 온순한 반면 육식을 즐기는 침팬지는 영악하고 종족을 잡아먹기도 할 정도로 잔인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합니다.

초창기 영화에서는 제대로 연구가 되어 있지 않아 반대로 묘사되어 있다가 최근 영화를 보니 고릴라들이 바보스럽고 순종적인 캐릭터로 변화가 되어 있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영화를 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더 나아가 인간을 구별 짓는 의식이란 존재는 무엇인가 잠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세상에는 많은 착각들이 있는데 우리가 익숙한 착각들에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나는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생각, 나에게 언젠가 행운이 찾아 오리라는 생각, 나는 좋은 사람이고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보고 있으리라는 생각 그리고 나에게도 발굴되지 않은 숨겨진 천재성이 있으리라는 착각....


마치 세상의 3대 거짓말과 우열을 가리기 힘들군요.

늙으면 죽어야지 하는 노인의 말, 손해보고 판다는 상인의 말, 자기가 처음이라는 연인의 달콤한 속삭임..


우리가 인간이라고 생각하며 느끼는 지배적 우월감이라는 척각은 만약 다른 차원의 존재가 본다면 단지 우스운 착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 착잡한 기분입니다.


언어학의 대가인 노암 촘스키가 정의하길 언어는 인간만의 타고난 능력이며 아무리 지능이 발달한 동물이라 하더라도 인간의 가장 원시적 형태의 언어조차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고 합니다.(그의 저서인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나온 문구인 듯 도 하지만 정확한 출처는 찾아보아야 합니다.)

확실히 아직 인간의 언어로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동물은 인간 자신을 제외하고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 특별한 침팬지의 실험 스토리가 있습니다.

(출처는 다큐 프로젝트 님입니다. - 바람 다당님의 블로그(http://youlaw.tistory.com/268))

지난 1973년 11월 오클라호마의 연구실에서 태어난 침팬지 ‘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님이라는 이름은 노암 촘스키를 비꼬아 님 촘스키라는 이름으로 지어 주었다고 합니다.


당시 심리학자 하버트 박사는 영장류도 인간과 비슷한 두뇌 수준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고 침팬지에게 직접 수화를 가르쳐 인간과 얼마나 대화할 수 있는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침팬지 님은 태어난 지 2주 후 연구원 스테파니의 집으로 입양을 보냅니다.

출처: 2011 roadhouse production

자신이 침팬지라는 사실을 모르도록 직접 스테파니가 자신의 모유를 먹이며 키웠죠.
님은 스테파니가 자신의 엄마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또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를 무척이나 아끼며 행복하게 살았죠.

님이 어느 정도 크자 연구원들은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님에게 간단한 수화를 가르쳐주기 시작했고 얼마 안가 그는 인간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놀라운 습득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하지만 님의 인생 결말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동물의 본능을 제어하지 못하고 보모를 물어뜯는 사건이 발생한 후 실험은 중지되고 동물원으로 보내지고 만 것입니다.


인간이라 믿었던 침팬지가 자신이 인간이 아님을 알 게 되었을 때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동료 침팬지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고 우울증에 빠져 있었다는 당사의 사육사의 보고가 있어 짐작만 해 볼 수 있을 뿐입니다.


더욱 비극적인 사건은 재정 압박으로 파산한 동물원이 침팬지들을 임상 센터에 판매하면서 심각해집니다.

지금은 동물 보호 단체의 압력으로 그나마 잔인한 생체 실험은 자제되고 있다고 하지만 당시에는 일본의 731부대처럼 마루타가 되어 각종 약물과 해부 실험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어릴 적 인간에게 길러지고 자랐던 님에게 매일 죽어 나가는 동료들의 시체를 보며 철창에 갇혀 생활하는 것은 도대체 어떤 고통이었을지 상상도 가지 않습니다.


우연히 여론에 이런 사실이 알려지고 어느 날 어릴 적 실험을 주관했던 하버트 박사가 찾아옵니다.

님은 박사를 보자마자 크게 웃으며 달려 나가 꼭 껴안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진 기자들과 촬영을 마친 박사는 그냥 떠나 버리고 님은 다시 홀로 남겨집니다.


그리고 죽기 얼마 전 님에게 모유를 주며 키웠던 스테파니가 찾아옵니다.

님이 자신을 알아보고 해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던 그녀는 사육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침팬지 우리에 홀로 들어갑니다.


결과는...

님은 미친 듯이 흥분하며 스테파니를 때리고 바닥에 질질 끌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녀를 죽일 수도 있을 만큼 시간과 힘이 있었음에도 기절한 그녀를 남겨 두고 님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 죽었다고 하지요.

침팬지의 평균 생존 기간이 약 40~50년이라고 하는데 님은 27년 정도 살았다고 하니 단명한 셈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를 비참하게 하며 때로는 깊은 우울감에 빠지게 하기도 하는 감정의 함정들은 현대 사회에 이미 넘쳐나고 있습니다.


님이 느꼈을 지도 모르는 감정을 바탕으로 그를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현대 자본주의의 괴물이 되어가는 사람들과 어쩌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부러워하며 비교하는 지금의 자신의 모습중 누가 더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한 조건은 있으리라 봅니다.

그 첫 번째 조건은 잘 웃는 것입니다.(필자의 생각이니... 딴지 거셔도 할 수 없습니다.^^)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바보같이 웃을 수 있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머리가 좋은 분들을 살펴보면 사람들을 대할 때 눈은 웃고 있지만 입은 웃고 있지 않은 모습을 종종 봅니다.

복잡한 계산은 다 버리고 그냥 웃어 봅시다.


인간은 현재 자신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살아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며 자기만족의 웃음을 살며시 지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의 삶이 고달프고 내가 무의미한 잉여인으로 느껴지더라도 자신의 소중함을 잊어 서는 안 되는 것이 인간의 조건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현재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고 노력해야 합니다.

내 존재의 의미를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인간인 우리는 현재의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을 지극히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특별한 사람이며 특별한 삶이 있습니다.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기에 태생적으로 주어지는 숙명과 같은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호기심을 가지고 웃으며 바보 같이 살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의 삶을 긍정하며 웃으며 살아가는 침팬지가 어느 날 먼 미래에는 인간을 몰아내고 자신이 인간이라 주장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인공지능(AI)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인간성을 잃고 괴물이 되어가는 현대 인간이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입니다..


인간인 척하는 가짜 인간과 진짜 인간은 구별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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