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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Nov 20. 2017

아재와 함께 하는 중동 시장 진출-사우디아라비 아편 1

이슬람의 맹주, 서방의 동맹?

이슬람(Islam)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지요?

찬란한 문화 융성을 이루었던 고대 페르시아 제국으로부터 현재 전 세계를 분노케 하는 각종 자살 폭탄 테러에 이르기까지 이슬람 문화는 어떤 이에게는 먼 이국의 낭만으로 또 다른 이에게는 부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종교와 정치는 가족 간에도 금기시되는 주제이다 보니 쉽게 접근하기는 어려운 주제입니다.

먹고사는 문제는 만국의 공통 관심사이니 상대적으로 공유할 주제를 함께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중동으로 대표되는 이슬람 국가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접근해 본다면 그들이 사는 모습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번에는 특히 수니파 이슬람의 종주국으로 인정받는 사우디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0월에 한국을 방문한 사우디 경제 사절단이 주관하는 한-사우디 비즈니스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바로 전 사우디 왕자가 주도한 약 5,000억 달러(564조 원) 투자 규모의 초 대규모 신도시 '네옴(Neom)'을 건설한다는 계획이 발표되었기에 사우디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고조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사우디의 왕세자인 모하메드가 세계적 갑부로 알려진 알 왈리드 왕자를 포함한 왕자 11명, 장관 4명을 전격 부패 혐의로 체포하였다는 피의 숙청 뉴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였습니다.

사우디를 건국한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초대 국왕의 유지에 따라 형제간 상속으로 왕위가 계승되던 사우디 왕가의 세습 규칙이 부자 세습으로 바뀌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예전 KBS에서 방영되었던 '왕의 눈물'이라는 사극에서 이방원은 권력을 잡기 위해 수많은 사람을 숙청한 후 홀로 왕좌에 앉아 후손들의 편안한 정치를 위한 희생이라며 눈물을 흘리던 장면이 오버랩됩니다.

권력에 대한 욕망은 시대와 국가를 불문하고 잔인한 희생을 요구하나 봅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의외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우디는 아직까지 전제적인 왕조 체제가 유지되는 국가입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뜻은 '사우디 가문의 아라비아'라는 뜻으로 국기에 표기된 아랍어는 술 루스(ثلث, Thuluth)체로 이슬람교의 신앙 고백인 샤하다가 쓰여 있습니다. 

لا إله إلا الله محمد رسول الله
lā ʾilāha ʾillā llāh muḥammadun rasūlu llāh
"알라 이외에 다른 신은 없으며 무함마드는 알라의 사도이다"

아랍어 아래에 그려진 칼은 이슬람의 수호자라는 의미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국기 바탕의 녹색은 무슬림이 천국에서 입는 옷이 녹색이라고 하네요... 

이런 종교적 의미가 있기에 사우디의 국기는 상품 홍보에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기도 합니다. 

장관을 포함한 국가 주요 요직을 왕족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국가의 공적 자산도 왕이 좌지 우지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국왕은 절대 군주로 모든 장관은 국왕의 조카나 친척 등만이 임명될 수 있으며 이번에 숙청된 국가 수비대 담당 장관인 미테브 왕자도 압둘라 전 국왕의 아들로 한 때 현 모하메드 왕세자의 경쟁자로 간주되기도 하였습니다.

2005년에 최초로 지방 선거가 실시되기는 하였지만 실질적인 정치 기구로서의 의미는 없다고 합니다. 


사회 문화적으로는 종교에 기반한 강력한 보수 정책으로 유명한 국가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술이 금지되어 있고 종교 경찰이라는 감시 체계가 실 생활을 일일이 통제하기도 합니다.

극단적인 일례로 여학생들이 머물던 건물에 큰 화재가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현장에 도착한 종교 경찰이 불을 피해 대피하려던 여학생들이 차도르(무슬림 여성들이 외출 시 착용하는 의류)를 걸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탈출을 막아 수명의 어린 여학생들이 불에 타 죽고 마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당시 여론의 질타가 심했지만 국왕은 종교 경찰을 옹호하였다고 하네요....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는 공식적인 법은 없지만 운전면허를 주지 않고 명예 살인이 인정되는 등 여성 권익 차원에서 현재의 기준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면도 있는 반면 성폭력이나 강간과 같은 사건은 살인과 동일한 기준으로 처벌하고 있습니다.(2018년 6월부터는 사우디에서도 여성 운전을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사우디 법원은 성폭행을 저지른 남성을 참수한 바 있으며 외국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이런 사례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에도 변화와 개혁의 바람이 조금씩 불고 있습니다.

포럼에 참석하여 사우디에서의 비즈니스 기회에 대해 설명하던 고위급 여성 관리를 통해 변화의 씨앗이 자라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언젠가는 개혁의 작은 씨앗이 발화하여 큰 나무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경제적인 면에서 우리가 진출해야 할 사우디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수출국 기구(OPEC)의 맹주적 존재이고, 석유 등의 천연자원의 채굴과 수출이 주요한 외화 획득원(석유가 외화수입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인 것 이외에, 이렇게 획득한 외화를 세계 각국에 투자,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일 머니를 가장 많이 보유하는 나라 이기도해서 탈 석유를 위한 경제 계획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참고로 물이 귀해서 한때는 기름 값이 물보다 싸기도 했습니다만 현재는 많은 담수화 공장을 통해서 생수 가격이 한국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물론 휘발유에서 차지하는 세금이 무려 62%인 우리와 비교하면 기름도 거의 공짜 수준이겠지만요.)


산업구조는 오일&가스 위주의 광업 52.5%, 제조업 10.2%, 금융 부동산 6.6%, 도소매 유통업 4.9%, 건설업 4.1%, 수송 통신 3.2%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14년 사우디 국가별 수출입 현황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수입대상국은 전체 수입액의 13.4%을 차지하는 중국이며, 이어 미국, 독일, 일본, 한국 순이고 수출 대상국은 미국이 수위를 차지하고 이어 중국, 일본, 한국, 인도 순으로 상위 10개 국가에 대한 수출비중이 전체 71.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4년 사우디의 품목별 수입 현황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수입한 제품 은전체 26.2%를 차지한 기계, 장비 & 부품이고 이어 수송장비 및 부품이 16.7%, 식품, 농축산물이 14.1% 그리고 광물 및 금속류가 12.2%, 화학, 합성수지제품이 1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많은 분들이 사우디 하면 건설 근로자 파견을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사우디의 대형 건설 사업은 몸밖에 가진 것이 없던 서민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기회를 제공한 것이 사실이고 아직도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에서의 건설 관련 대형 프로젝트는 유효합니다.

다만 대한민국의 고도성장으로 인해 우리 아버지들이 일했던 그 자리는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에서 온 근로자들로 대체되어 있으며 이제 우리 젊은이들은 관리자로서 그들을 감독하는 자리에 서 있습니다.

 

수출면에서 보면 기계 및 장비 제품이 가장 유망한 품목이긴 하지만 앞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보건 의료 분야가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중동 국가에서의 헬스케어 시장은 앞으로 상당히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우리 한국인들이 서비스와 손재주가 결합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포럼에서 발표된 사우디의 보건 현황을 보면 대부분이 정부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우디에서 왕족을 포함한 특권층은 해외 의료 서비스 비용까지 국가에서 지원해 주기 때문에 의료 쇼핑을 즐길 수가 있습니다.

이런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VIP 의료 관광 서비스 개발은 앞으로 무역인들이 개척하고 도전해야 할 서비스 영역일 것입니다.   

유가 하락으로 사우디의 재정이 일부 어려움을 겪고 있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의 씀씀이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민간 부분의 투자 유치를 위해 나설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우리에게 제2의 중동 특수를 가져다 줄 수가 있습니다.

과거의 단순 인력 파견이나 저가 제품으로 승부를 보던 시대는 지나갔지만 새로운 기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의 산업 영역 개척은 바로 우리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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