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m's drawing diary
잠은 도대체 어디로 달아난 것일까?
열두시, 열두시 삼십분, 한시, 한시 십오분, 두시...
잠이들면 깨고, 다시 잠들었다 깨고를 반복하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일층으로 살그머니 내려갔다.
멜라토닌이라도 먹고, 푹 좀 자자...
사라졌다.
알약통이 있던 커피장을 샅샅이 뒤지는데, 작년에 사다둔 멜라토닌이 사라졌다.
약따위는 없어도 푸욱 잠도 잘자는 요즘, 사용한지 오래되었지만 분명코 있었던 알약 통 두개.
범인은 둘 중 하나일것이다.
엊그제 미국으로 떠난 친정엄마, 아니면 모든 약은 냉장고에 넣어두어야 직성이 풀리는 시어머니다.
엄마에게 혹시 멜라토닌 가져가셨냐고 하니, 그게 뭐냐라고 되묻는다. 커피장안에 들어있는 수면제다 하니, 나는 그 근처도 안갔다고 한다. 네 시어머니한테 물어보렴!
시어머니에게 또 혹시 여기둔 수면제를 못봤냐고 물으니 펄쩍 뛴다. 네 엄마가 가져갔겠지!
둘 중 한분이 숨겼거나, 가져갔더라도 그게 뭔지 모르고 가져갔으리라 생각되지만
아무래도 그걸 먹지 말라는 신의 의도일까.
살면서 기이한 일들은 간혹 이런 식으로 벌어진다.
범인으로 두분을 의심하지만, 어쩌면 내가 여행가방에 넣고 잊었거나
어디 잘 나둔다고 옮겼을지도 모를일이다.
어느 날이든, 툭 튀어나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