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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Mar 08. 2020

사라졌다.

calm's drawing diary

잠은 도대체 어디로 달아난 것일까?

열두시, 열두시 삼십분, 한시, 한시 십오분, 두시... 

잠이들면 깨고, 다시 잠들었다 깨고를 반복하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일층으로 살그머니 내려갔다.

멜라토닌이라도  먹고, 푹 좀 자자...

사라졌다.

알약통이 있던 커피장을 샅샅이 뒤지는데, 작년에 사다둔 멜라토닌이 사라졌다.

약따위는 없어도 푸욱 잠도 잘자는 요즘, 사용한지 오래되었지만 분명코 있었던 알약 통 두개.


범인은 둘 중 하나일것이다.

엊그제 미국으로 떠난 친정엄마, 아니면 모든 약은 냉장고에 넣어두어야 직성이 풀리는 시어머니다.

엄마에게 혹시 멜라토닌 가져가셨냐고 하니, 그게 뭐냐라고 되묻는다. 커피장안에 들어있는 수면제다 하니, 나는 그 근처도 안갔다고 한다. 네 시어머니한테 물어보렴!

시어머니에게 또 혹시 여기둔 수면제를 못봤냐고 물으니 펄쩍 뛴다. 네 엄마가 가져갔겠지!

둘 중 한분이 숨겼거나, 가져갔더라도 그게 뭔지 모르고 가져갔으리라 생각되지만

아무래도 그걸 먹지 말라는 신의 의도일까.


살면서 기이한 일들은 간혹 이런 식으로 벌어진다.
범인으로 두분을 의심하지만, 어쩌면 내가 여행가방에 넣고 잊었거나

어디 잘 나둔다고 옮겼을지도 모를일이다.

어느 날이든, 툭 튀어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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