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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daBoxx Mar 16. 2016

Mar 16th 2016 - Curry

새벽부터 뭐하는 건지...

근래 들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 버릇하다 보니

새벽 3~4시에 잠들고 점심쯤에나 일어나는 습관이 들었다.

어젯밤도 여지없이 새벽 3시를 넘겨서 잠들었기에

분명 오후 시간에나 일어나겠구나 싶었다.



늘 새벽시간에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에 긴장하고 잠드는 것이 습관이 되었는지

작은 소리에도 잠이 깨곤 하는데 

진동과 함께 벨이 울려서 놀라서 깼다.


010-xxxx-xxxx

(뭐지 이 번호는???)


여보세요?

-네 택배입니다. 8000원 착불 택배인데 댁에 계신가요?

네. 


잠시 시간을 보니 7:15분

7:15?!?!?! 창 밖을 보니 너무 밝았다.

설마 나 저녁까지 잔 건가?!?!?!


몇 시쯤 오시죠?

-3~5시쯤 갈 것 같습니다.

제가 5시 이후에는 집에 없어서요. 5시 이전에 오실 수 있으신가요?

-네 5시 전에 가도록 할게요

네, 감사합니다.


택배 픽업은 언제 오냐 물어도 답도 없고


"내일 중에 연락 갈 겁니다 / 오후 중에 기사님이 연락하실 듯합니다"


하더니 착불은 새벽부터 연락 와서 집에 있을 거냐, 착불 택배비 준비해 달라한다.


쳇...


이미 잠은 깼고... 

엊그제 사온 재료가 상할까 봐

어떻게 처분할까 하다가

냉동실에 전세 입주한 카레 덩어리가 생각나서


아침부터 툭탁툭탁...


맛있는 카레 만들기를 찾아보니...


백주부 레시피가 뜨던데.


읽어보니 야채들을 채썰기 한다는데... 







4. 3+고기 / 살짝 구운 고기를 넣고 좀 더 볶다가

5. 3+물 750ml

6. 물이 살살 끓을 때쯤 카레 투여! / 중 불 즈음에 두고 계속 저어주기 


슬슬 저으며 맛을 보니. 분명 辛口 신구 매운맛 이라더니 하나도 안 맵다...

후추를 듬뿍 갈아 넣어주자.


입맛이 자극적으로 변했나. 왜 안 맵지. 흠.


5-6인분 카레 완성.


한동안 카레만 먹게 생겼군.

 


8시 반쯤 되었을까, 드디어 아침밥을 먹었다.

문득 한국에 처음 왔을 때가 생각났다.


할머니 댁에 있다가 할아버지한테 쫓겨나고 ㅋ...

외가는 너무 불편해서 고시원 생활을 시작했을 무렵이었던 것 같다.


랩탑을 사고 정장을 한번 사고 고시원 월세를 내고 나니 

수중에 10만 원쯤 남았던 것 같다.


월급은 다음 달 10일 이라는데 그때까지 잘 버틸 수 있을까.

교통비야 걸어 다니니 필요 없을 듯하고...

식비가 문제인데, 주말엔 할머니 댁에 가서 살도록 하고...


다음 달 월급까지 2주, 수중에 2만 원. 


고시원에서 밥은 무료로 줘서 라면과 3분 카레로 2주를 버텼다.


문득 아침에 카레 먹다가 옛날 생각이 났다.

ㅋ 벌써 10년 전 일이다.


오늘도 맞춤법 검사에서 무지하게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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