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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 Dec 27. 2020

<원더> 세상에 대해, 사람에 대해 기대를 품다

엄마는 군대에서 사람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내게 "모든 사람이 좋은 사람일 거라는 기대는 버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주 그런 기대를 품었다. 세상엔 좋은 사람들이 많고, 나 역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란 그런 기대를. 물론, 나는 번번이 실패했다. 우리의 관계란 생각보다 계산적이었고 자기중심적이었다. 나는 나보다 30년은 더 살아온 엄마의 지혜를 무릎을 탁 치며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영화 <원더>는 그런 나의 기대를 다시금 품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이 한 편의 아름답고 동화 같은 이야기는 자그마한 선의가 살아가는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사람에 대한 믿음이 사랑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사람에 대한 상처는 결국 사람으로밖에 치료할 수 없음을 따스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사람은 누구나 실패한다. 사랑과 이해와 배려는 품이 많이 드는 일이고 삶이 버거우면 가장 먼저 내팽개치고 싶은 것이 바로 그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패한다 한들, 포기하지 않고 다시금 묵묵히 기대를 품고 살아간다면 그것이 기적을 일으켜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원더>를 보면서 느끼고 배웠다.


2021년에도 나는 번번이 실패할 것이다. 사랑과 이해와 배려를 내팽개치고 독선과 아집과 이기심으로 채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것은 사실 기대가 아닌 주문에 가깝다. 새해엔 그냥 이 주문이 조금이라도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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