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결국 6. 버거킹 스태커 와퍼
삶은결국의식주일뿐이다
삶은결국 6. 버거킹 스태커 와퍼
아기의 삼촌 즉, 나의 동생이 집에 왔다. 내가 아기 기념일에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는 데에는 별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고 셔터만 눌러주면 되었다. 동생은 누나의 부름에 재깍재깍 움직이는 타입이 아닌데 아기 일에는 다른 사람처럼 군다. 누구 닮았는지 모르겠다는 둥, 아직 귀여운지 모르겠다는 둥 영 맹숭맹숭한 입장을 취하는 것 치고는 누구보다 아기 일에 열심히였다. 우리는 배경을 세팅해 놓고 그를 기다렸다. 그는 제시간에 집에 도착했다. 그때부터 나와, 짝과, 아기와, 아기의 삼촌 넷이서 두 시간 동안 진땀을 흘리며 사진을 찍었다.
뭐 먹고 싶니. 촬영을 마무리하고 아기를 재워두니 점심시간이 훌쩍 넘은 오후였다. 이제는 익숙해진 배달 어플을 켜서 둘러보더니 버거킹을 시키자고 했다. 스태커 와퍼라고 새로운 와퍼 버거가 나온 모양이었다. 스태커 와퍼는 스태커 와퍼2, 스태커 와퍼3, 스태커 와퍼4가 있고 각각의 숫자는 와퍼 패티의 개수를 의미했다. 우리는 늘 먹던 트러플 머시룸 와퍼, 통새우 와퍼 주니어를 시키고 동생은 스태커 와퍼3를 시켰다. 스태커 와퍼3는 소고기 패티가 산처럼 쌓여있어 모양새가 가히 압도적이었다. 패티 사이로는 샛노란 치즈가 흘러내렸다. 미국에 안 가봤지만 미국에서 먹는 버거는 저렇게 생겼을 것 같았다. 평을 물어보니 패티의 씹는 맛이 좋다고 했다. 다시 시킬 것 같다고도 했다. 아기가 골아떨어진 동안, 노곤한 어른 셋이서 사이좋게 버거를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