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결국 7. 다담 순두부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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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결국 7. 다담 순두부찌개
순두부를 좋아한다. 특히 몽글몽글 구름 모양이 진 순두부를 좋아한다. 보통 수제 두부를 파는 집에서 맛볼 수 있는 순두부다. 수만 인파가 나고 드는 산자락에는 꼭 이런 순두부 집이 있다. 송이버섯이 나는 철에는 송이가 들어간 순두부찌개가 특히 맛있다. 송이의 향과 맛이 찌개에 죽지 않고 살아난다.
순두부찌개는 밖에서도 사 먹지만 집에서도 종종 해 먹는 특별하고도 일반적인 식사다. 집에서 만들어 먹을 때는 다담 순두부찌개 양념장을 이용한다. 냉장고에 뒹구는 양파, 알배추, 팽이버섯, 애호박, 파를 꺼내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물은 평소보다 적게 넣어 끓인 후, 다듬은 채소를 한 번에 넣는다. 양념장을 넣고 계란 한 알로 마무리하면 끝. 대략 10분 내외로 완성할 수 있는 요리 치고 훌륭한 맛을 낸다.
완성품 소스가 시중에 깔린 지 얼마나 되었을까? 요리를 좋아하거나 보다 세심한 성격인 사람들은 소스 요리를 못 참을 것이다. 까다로운 입맛도 아니거니와 상해버린 것도 구분할 줄 모르는 맹탕한 미각을 가진 나로서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나는 오로지 식감의 선호도만 있을 뿐이다. 마트에 파는 봉으로 된 순두부는 가게에서 파는 식감만 못하지만, 특유의 부드러움이 좋다. 씹지 않아도 잘도 호로록 넘어간다. 때론 꼭꼭 씹는 날도 있어야겠지만 호로록하고 후루룩하고 넘겨버리는 하루도 필요한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