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결국 15. 삶은 감자
삶은결국의식주일뿐이다
삶은결국 15. 삶은 감자
햇감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엄마가 동글동글한 감자 한 봉지를 들고 와서 감자가 나온 걸 알았다. 햇감자가 나왔으니 지금 먹으면 맛있다며. 감자는 주먹만 한 크기를 골라 소금, 설탕을 넣고 삶아 먹으면 맛있다. 단짠단짠의 정석이다. 찜기에 쪄도 좋지만 푹 삶아버리는 게 속 편하다.
우리는 예쁘게 생긴 감자 네 알을 골라 커피랑 먹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고 가고, 누구네의 자랑 얘기로 마무리됐다. 요즘 우리 아기가 이쁘니 엄마도 남들한테 자랑 많이 하라고 했다. 엄마는 남은 감자를 숟가락으로 싹싹 긁어서 내 입에 넣어주며 말했다.
나도 자랑 많이 해, 요즘.
모녀 삼 대가 함께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