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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난 Dec 18. 2023

아빠 생일 파티

모든 게 완벽하게 좋았다.

오늘은 사랑하는 아빠의 생일.

'생신'은 아빠가 너무 늙은 것 같아서 나는 '생일'이 좋다. 갑자기 날이 추워져서 우리끼리 "아빠 생일날은 항상 추워." 구시렁댔다. 아빠 생일이니까 가족들이 모여 저녁을 먹기로 했다.


요맘때는 항상 대게가 맛있어서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대게를 먹자. 단골 횟집에 대게를 주문해 놔서 가자마자 짭조름하고 담백한 대게 한상이 금세 차려졌다. 산낙지 탕탕이도 먹고, 맥주도 시켰다. 


이번주에 남편이 여러 번 술자리에 다녀오고 많이 취해서 들어오기도 해서 내가 고자질하듯이 이르니 엄마는 언제나처럼 사위 편이다.

"엄마랑 아빠는 왜 맨날 사위 편만 들어?"

"사위가 잘못한 게 없는데 네가 맨날 남편을 달달 볶으니까 편들지."

"쳇. 알지도 못하면서."


돌아오는 길에 운전은 내가 하기로 해서 처제(내 동생)와 형부(내 남편)가 주거니 받거니 잔을 채우고 비웠다. 아들은 대게 딱지에 꽉꽉 채운 대게내장볶음밥을 야무지게 다 비우고 낙지탕탕이도 오물오물 꼭꼭 씹어 먹었다. 엄마는 오늘따라 대게도 매운탕도 너무 맛있다고 하셨다. 날이 추워서인지 매운탕 국물이 더 얼큰하게 느껴졌다. 우리, 12월 말일에는 대방어 먹자. 겨울에는 대방어지. 사장님께 미리 예약도 해두고. 


오늘은 아빠 생일이라고 엄마가 저녁을 샀다. 대게는 맛있었고, 우리는 즐거웠고, 함께 하는 시간은 따뜻했다. 아빠 생일이었다. 모든 게 완벽하게 좋았다. 아빠가 없다는 것 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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