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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민수 ㅡ UX민수 Dec 16. 2024

무엇을 선택해도 스스로 ‘책임’ 지면 되는 것!

'책임'에 관하여 — 이직 고민에 대한 리얼 답변 ①

이 글은 멘토링 과정을 통해 실제 답변한 내용입니다.




J멘티님, 제가 봤을 때 한 가지는 확실한 것 같아요! 아직 면접관이나 업계에서 멘티님을 UX 디자이너(D)로 포지셔닝이 된 인재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이걸 바꾸는 것이 관건이 될 것 같아요.


잠시 제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단 한 번도 명함에 시각디자인 계열의 직무가 적힌 적이 없었어요. 의도하기도 했지만 흐름이 그렇게 도와준 것도 있어 반반 같아요. 대학원 시절에는 일부러 디자이너(d) 물을 빼려고 일부러 노력도 했답니다.


그 결과 언젠가부터는 사람들이 경영학도나 심지어 공대생인 줄 알았다는 이야길 많이 하더군요. 디자인과 출신이라고 하면 엄청 놀랄 정도로요. 심지어 지금도 그래요... 이게 성취감이기도 했지만 비주얼 디자이너(d)로서의 사망선고 같기도 해서 시원 씁쓸했답니다. 어쨌든 그렇게 저는 그 이후 주욱 UX 중심적인 사람으로 업계에 계속 소화가 될 수 있었답니다. 하나를 얻고 하나를 잃은 것이죠. 아주 확실하게!


근데 이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한 일이긴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당사자로서 그 과정이 괴로워요... 졸업이 오래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마치 혈액형을 바꾸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있는 피를 빼야 새로운 피를 채울 수 있잖아요. 그 자체가 모험이기도 하겠고요.


자, 제가 너무 극단적인 표현을 해버렸어요. 그렇다고 해서 크게 겁내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제 의도는 대략 앞으로 어떤 종류의 노력이 필요할까를 간접적으로 알려드리고 싶었을 뿐이랍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비주얼 능력이 계속 꼬리표처럼 붙어서 날 애매하게 만들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이번 콘텐츠 디자이너(d)로의 취업 기회가 지금 상황을 더 고착화하는 방향이 될 수 있는 것도 맞습니다. 그러니 더 조심스럽고 걱정되시는 것 또한 매우 이해가 갑니다.


근데 위의 이야기는 어떻게 UX 색깔이 강한 커리어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개요랄까요? 무슨 말이냐면, 지금 기다 아니다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커리어보다는 멘티님의 멘탈, 심리, 체력과 같은 요인을 총체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는 의미입니다. 정답이 정해진 게 아니라 본인의 상황과 맥락에 맞게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을 기회로 디자이너(d)로 더 고착화된다는 단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과감히 새로운 기회를 버려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한 번 스스로에게 묻고 답해보셨음 합니다. 이때 후회란 뭘까요? 행여 몇 개월이 더 지나도 지금 기준에서 이거다 싶은 상황의 반전이나 OO은행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직무에 다가서지 못했을 때, ‘아 그때 그거라도 했어야 했나?‘라는 생각이거든요. 그렇지 않을 자신이 있냐는 거예요.


근데 미래를 어떻게 아나요?라고 물어보신다면, 저는 미래예측이 아닌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신이 없으면 포기해도 괜찮아요. 문제없어요. 그러나 뭔가 탓하지 않고 스스로 그 결정에 ‘책임‘질 수 있다면 저는 과감히 다가온 기회를 포기하는 것에 찬성합니다! 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왜냐하면 지금 이미 스스로의 분석을 통해서도 느끼셨듯, 앞길을 창창히 밝혀줄 기회라기엔 새로운 기회가 흙탕물 같은 구석이 분명 있긴 하거든요. 그럼에도 더 좋은 결과를 조만간 반드시 만들어내거나, 늦더라도 그렇게 결과를 만드는 자신을 믿고 신념을 지킬 수 있다면 다가온 기회를 조용히 내려놔도 좋습니다. 더 긴 여정을 밟아봤던 제 경험에 입각하면, 얼마든지 또 충분히 의미 있는 기회가 다가올 수 있긴 하거든요. 근데 스스로가 이걸 믿지 못하면, 즉 신념이 부족하다면, 남의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끝내 남 탓을 할 수밖에 없어져요. 그러면 안 돼요. '책임'을 진다는 것은 정확히 이 반대의 뜻입니다.


반면, 불과 몇 달 전이나 언젠가였다면 모를까 지금은 사실 좀 과감한 결단에 이런저런 생각도 많아지고 또 불안하다면... 특히 앞으로 몇 개월의 시간이 더 지나 취준기간이 길어졌을 때 취업자존감이 지금보다 더 낮아질 것도 같다면... 다가온 기회가 지닌 단점에 가중치를 두고 버릴 생각부터 하기보단 장점 위주로 일단 챙기면서 멘탈을 다지며 나를 정비하는 시간을 가지셨음 합니다. 말씀드렸듯이 정답이 없어요. 내가 처한 상황에 맞게 취하면 그만입니다.


취업자존감은 떨어지면 복구가 굉장히 어려워요. 이건 제가 도울 수 없는 영역이나 다름없답니다. 가능한 떨구지 않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기에 이 부분에서 자신이 없다면 기회를 잡으세요.


이렇게 설명을 하면, 약간 겁주는 듯한 생각에 아무래도 그냥 후자의 선택을 해야겠다 라면서 다소 자포자기 모드로 일관할지도 모르겠어요. 이걸 종용하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보단 후자를 택하더라도 ‘어쩔 수 군...’ 이게 아니라 ‘그래 확실한 몇몇 장점은 챙기자 딱 거기까지다!’와 같이 긍정적인 생각을 토대로 선택하란 의미입니다. 이렇게 되면 단점이 자꾸 눈에 밟히겠지만, 눈에 보여도 그냥 그러려니 해야 합니다. 나는 중요한 선택을 한 것이기 때문이죠.


이때 인식하고 있는 새로운 기회가 지닌 단점에 대해선, 나 자신도 아는 부분이니까 앞으로 긴 시간을 두고 신경 써서 서서히 바꿔나간다고 여유를 부리셔야 합니다. 지금의 나보단 커리어 여정에게 맡겨야 합니다. 단, 반드시 바꿔낸다는 신념을 잃진 마시고요. 말이 쉽지 어렵긴 할 텐데 선택의 장단점을 가지고 저울질을 하는 것은 합리적 선택을 하기 위함이라 그래요. 애초에 커리어 선택의 기로는 합리성이 무의미합니다. 뭘 선택해도 결국 만들어내면 그만인 어떻게 보면 합리화에 가깝거든요.


그래서 ‘책임‘이 중요해요. 설령 좀 부족한 결단과 선택을 했다 해도 5년 차, 10년 차가 되었을 미래의 강해진 나는 지금이 고민 따위 아무렇지도 않을 그런 내가 되어 있을 것이에요. 아니, 꼭 그래야 해요! 그렇죠?


가보지 않은 미래의 내가 곤경에 처할까 봐 두려워서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 본질입니다. 그 ‘책임’의 몫이 지 의 나에게 짊어지게 될까 봐 두려운 거예요. 근데 그렇지 않아요. 더 강해져 있을 미래의 내가 ‘책임’ 지고 바꿔 놓는다면 다 끝이죠. 그렇게 강해져 있을, 지금의 나에게 조언도 던져줄 줄 아는 미래의 나를 향해 가기 위해 어떤 선택이 더 자양분이 될 것 같으신가요? 이런 질문이 함정이에요. 뭘 선택해도 미래의 나에게 아무 문제없어요. 끄떡없어요. 그렇게 믿는 것이 바로 ‘신념’입니다.


대학을 졸업할 때지의 여정 중에도 비슷한 이벤트가 여러 번 있었을 거예요. 당시엔 인생이 걸린 선택 같아도 지나고 보면 당락을 결정할 순간은 아니었을 수 있었을 겁니다. 나중에 생각해 봤을 때요. 그런 경험을 이미 하셨다면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있어야 해요.


‘선택은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도 맞지만, 그냥 뭘 선택해도 ‘책임’을 지면 되는 것입니다. 단, 현시점 취준생으로서의 내 멘탈 상태를 살폈을 때 도전과 정비 중에 한쪽으로 마음이 기운다면 이를 기준으로 선택해서 그 모드에 충실하면 됩니다. 이게 결론입니다.


남은 시간 마음과 생각을 잘 정리해 보세요. 제가 봐도 이미 상황이 이런데 그냥 참고 일한다는 게 어려운 상황이 될 것 같네요. 궁금한 거 있으시면 또 물어보시고, 이후 전개에 대해서도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Photo by Darius Basha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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