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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민수 ㅡ UX민수 Dec 09. 2024

혼내는 사람만 있었지 가르쳐주는 이는 없었다

멘토링을 시작한 이유 중 하나

위로 대신 압박이 된 관계


내가 학생 혹은 취준생일 때, 나를 걱정해 주고 사람들이 당연히 있었다. 대개 그들은 가까운 관계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걱정은 무언의 압박, 소위 잔소리, 혼냄 등으로 표현되곤 했다. 문제는 그런 상호작용을 몇 번 겪다 보면 가만히 있더라도 그들과의 관계는 그 자체로 불편할 수밖에 없어진단 한계였다. 사실 내게 제일 고픈 것은 위로였는데 말이다. 게다가 그만큼 뭘 또 가르쳐주는 이들도 정말 없었다. 아예 없었다.



우연히 배우게 된 노하우


이력서와 자소서 관련해서 나를 처음 가르쳐준 것은, 그것도 우연히 오랜만에 만난 한 친구의 대학원 추천이 계기였다. 그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를 계속 추천했고, 나는 못 이기는 척 전형에 서류들을 넣기로 결심하게 된다. 되면 되고 말면 말지 심보로 말이다. 그는 당시 그 대학원의 재학생이었기에 합격하면 선배가 되는 셈이었다. 얘기가 오가다 내 서류를 혹시 좀 봐줄지를 슬쩍 물어보는데, 원래의 나라면 부끄러워서라도 절대 보여주지 않을 그것들을 왠지 모르게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봐주면 나야 고맙지 라며 보내본다. 그때 처음으로 자소서와 이력서에 관해 그 친구로부터 배울 수 있었다. 



가르치는 사람이 없었던 억울함


뭘 배웠냐고 묻는다면 정말 부끄러운 수준의 것들이라 차마 말도 못 하겠다. 기본 중의 기본도 안되어 있었던 나였다. 그렇다. 나는 운이 나쁘게도 그런 걸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는 것이다. 참 이상했다. 수많은 시간 동안 수많은 지식을 내려받다시피 배우면서 왜 이 실용지식은 그 커리큘럼 내에 없었을까? 남들은 또 그걸 어떻게 알아서 배웠는지도 신기했다. 왜 이런 필수 실용지식의 사각지대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이것을 단지 내 노력의 부족으로만 치부하기엔 내겐 억울함도 한편 있었다. 내 상황과 상태가 당시 그러했다. 무려... 서른 초중반의 일이다. 아마 나의 활동을 아는 이들이라면 이러한 증언이 거의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멘토가 된 하나의 이유


내가 10년 가까이 멘토링 활동을 하면서 보다 보면 나보다 더 늦거나 경력 관리에 소홀한 경우를 잘 보기가 드물었다. 오히려 내 과거 상황이 더 여의치 않다 보니 감정이입을 해가며 답변을 하긴 수월했다만, 그렇게 내 주위엔 나를 가르쳐주는 이가 정말로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이 말도 안 되는 지식 아닌 지식을 가르쳐줘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것도 크다. 물론 이는 멘토링을 꾸준히 해온 여러 이유 중에 하나에 불과하다.  



Photo by Andre Hunte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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