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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승용 uxdragon Nov 17. 2021

인간관계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더 어렵다.


1. 나의 가족. 내가 어렸을 때 아빠는 동아건설 해외 근무를 하셨다. 이후에도 아빠에 대해 기억나는 건 업무 후 고단한 몸을 이끌고 UFC와 같은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하염없이 보시는 모습이었다. 엄마는 그런 상황에서 엄격하게 나를 키웠다. 형은 나에게 애초부터 별 관심이 없었고, 맘에 안 들면 나를 때렸다. 사실은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2. 친구가 별로 없다. 딱히 친구에게 연락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조금이라도 맘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그 일로 트집을 잡아 친구를 비난하기 바빴다. 그렇게 해서 떨어져 나가는 친구들이 있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게 인간관계라 여겼다. 친구 간의 관계에 있어 소극적이었다. 그런 나의 상황에 대해 친구라면 이해해주기만을 바랬다.



3. 관계에 있어 많이 서툴다. 어려서부터 가족의 사랑이 뭔지 잘 몰랐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라고 생각했다. 나 자신이 무조건 잘해야만 하는 벼랑 끝 상황에서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왔다. 나를 쉽사리 공격할 수 없게 단단해지려고 노력했다. 누군가 나에게 다가올 때 일정 이상의 거리를 두려 했고, 그게 편했다.



4.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친구 간의 관계, 가족 간의 관계, 동료와의 관계에 있어 너무나도 많은 생각을 했다. 그동안 마치 살얼음판 같은 위태로운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왔던 것은 아닌지. 관계 회복에 대해서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려면 결국 그 관계의 스탠스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상황에 대해서 끄집어내야 한다. 진흙탕 싸움을 하던 그 와중에 가슴 한편에 숨겨놓았던, 굳이 꺼내서 내용물을 확인하고 싶지 않았던 응어리를 헤집어 봐야 했다.



5. 인간관계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더 어렵다. 그리고 인간관계에 있어서만큼은 모두가 가해자이고, 모두가 피해자이다. 그래서 아프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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