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목이 칼칼한 것을 보니 이것은 필시 감기인 것 같다. 친한 지인 소수에게 감기 소식을 알렸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는 남들보다 감기에 자주 걸린다. 그래서 이제는 그냥 일상처럼 감기를 대한다. 주변에서는 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 거 아니냐고 운동을 좀 줄여보라고도 한다.
2. 조금이라도 고통을 덜기 위해 바둥거리다 벌써 오후가 되었다. 집 근처 평소 자주 들리는 내과에 들려 진찰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은 생각보다 목이 많이 부어있다고 했다. 간단한 약처방과 소염진통 주사를 맞았다.
3. 주사를 맞아서인지 몸이 다소 괜찮아진 것 같아 일상 루틴대로 저녁에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고 왔다. 집에서 자면서도 으슬으슬했는데 다음날 되니 몸이 제정신이 아니었다. 즉시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방 안에서 누워있었다. 저녁이 되니 피곤한데 잠은 안 왔다. 춥고 심심해서 틀어놓은 유튜브는 시끄럽기만 했다.
4. 다음날 병원에 다시 들러 수액을 놔달라고 했다. 의사 선생님은 전보다 더 많이 목이 부어있다고 하시며 그전에 독감인지 아닌지 테스트해 보는 게 좋겠다 권유하신다. 믿져야 본전이다 싶어 독감검사도 했다. 다행히도 독감은 아니란다. 결국 독감이 아니라는 안심을 돈을 주고 산 셈이다. 소염진통 수액을 맞고 이후에 비타민 주사까지 맞고 약을 타오고서야 증상이 좀 진정되었다. 집에 가는 길에 죽집에 들려 잘 들어가지도 않는 죽을 먹었다. 집에서 할 게 없어 넷플릭스를 보다가 자다가 반복했다. 이런 상황에서 운동을 하는 건 미친 짓이겠지 싶어서 운동을 가지는 않았다.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5. 오늘은 5k 러닝도 해야 한다. 상황 봐서 취소할까 싶었지만 마지막으로 객기를 부려보기로 한다. 왜 사람은 아플까. 별것 아닌 감기에도 이렇게 일상의 루틴이 무너져야만 할까 싶다. 운동을 하면 사람이 건강해지는 것인지 허약해지는 것인지도 이제는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