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인턴십 과제를 위한 서면 인터뷰
어느 날 브런치 관련한 서면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카카오 인턴십 과제를 위한 목적이었고, 인턴십을 준비하시는 분의 동의를 얻어 서면 인터뷰 내용을 공유한다. 평소에 브런치 서비스를 잘 이용하고 있었는데, 아쉬웠던 점들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물론 해당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아무쪼록 지원하시는 분들의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며!
주제 : 브런치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이 더 높은 수준의 동기 부여를 받아 더 나은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브런치 서비스가 제공해 줄 수 있는 베네핏을 제안해주세요.
1. 작가님은 주로 어떤 종류의 글을 연재하고 계신가요?
현재 에이전시의 UI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로 UI / UX 관련 글을 올린다.
글의 주제는 보통 UX 관련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거나, UX 관련 세미나 후기를 올리기도 한다.
또한 하고 있는 일에서 영감을 얻어 글을 쓰거나, 일상에서 영감을 얻어 글을 쓰기도 한다.
사용하고 있는 앱이나 서비스를 경험해보고 글을 쓰기도 하고, 불편한 점을 느꼈을 때 불만사항을 적기도 한다.
2. 글을 연재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ex) 취미, 생각정리, 인사이트 공유 등
글을 연재하는 이유는 업계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이다. 회사에서 일을 잘하기만 해서는 대외적인 전문가로 인정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필자가 느끼는 생각이나, 배운 것들을 나누고 이를 통해 전문가로 인정받고 싶은 목표가 있다. 글을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기록이 되는 것은 덤이다.
3. 출간이라는 목표를 염두하고 글을 연재 중이신가요? 만약 아니라면 다른 목표가 있으신가요?
출간도 하나의 목표이다. 현재의 브런치라는 서비스를 보면 결국 궁극적인 목표는 출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출간이 목적이 아니라면 현시점에서의 브런치 서비스는 큰 의미는 없다.
4. 작가님 나름의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자신만의 동기부여 방법이 있으신가요?
개인 성향이겠지만 필자는 동기부여를 꾸준히 하는 편이다. 평소 남과 나를 비교하는 성향이 있는데 비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한다. 그리고 장점 위주로 배우려고 한다. 글 쓰기도 마찬가지로 꾸준히 잘 쓰는 사람, 글을 잘 쓰는 사람, 예상치 못한 주제로 글을 쓰는 사람, 책을 출간한 사람 등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 이를 통해 글을 잘 쓰고 싶은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5. 글을 쓰며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시나요?
물론 view 수, 좋아요나, 구독, 댓글에서도 보람을 느끼지만 제일 큰 보람은 실제 만난 사람이 “글 잘 보고 있어요.”라는 피드백을 내게 줄 때이다. view, 좋아요, 구독, 댓글 같은 것들은 하나의 숫자로만 느껴져서 감흥이 덜 한데, 실제 만난 사람의 피드백은 살아있는 멘트로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6. 브런치는 출간을 제외하고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작가님은 현 상황에 만족하시나요?
불만이다. 금액이 적던 크든 간에 노력을 하는 만큼의 보상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필자는 회사에서 고정적인 수익이 있어서 굳이 브런치 수익에 기댈 필요는 없다. 하지만 때로는 보상이 없다는 점이 허무하기도 하다.
출간의 경우, 브런치는 출간을 하기 좋은 플랫폼은 확실하지만 출간까지 가기가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보면 멀게만 느껴진다. 대부분의 시간과 열정을 직장에 할애하는 일반 직장인들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물론 그 와중에도 직장 생활과 글쓰기를 병행하면서 결국 책을 출간하시는 대단하신 분들이 있긴 하다.)
7. 브런치를 이용하며 가장 불편했던 점은 무엇인가요?
브런치 UI 자체는 더없이 편하고 좋다. (간결한 UI, 많은 기능을 넣기보다는 핵심적인 기능을 제공하여 편리성을 제공, 자체 맞춤법 검사 등) 다만 글을 작성했을 때 홍보 효과가 미미한 것 같다. 일단 다음카카오 서비스이기 때문에 다음에는 노출이 되겠지만 유입률이 그다지 많진 않고, 네이버 유입률이 미미하다. 결국 브런치 내에서만 공유되는 것이 현실이고, 홍보도 온전히 작가의 역량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브런치에서는 글에 따른 통계, 전체 브런치에 대한 통계 view를 제공하는데, 관련 기능들이 좀 더 세분화되어서 어떻게 글을 쓰면 유입이 잘 될지라던가, 어떤 경로로 글을 보게 되었는지, 어떤 검색어로 접근했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더 풍부해졌으면 한다. 물론 현재도 제공하고 있는 기능이지만 아직은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통계 view도 내가 알기론 최근 정보만 제공되는 것 같아 이전 히스토리도 파악할 수 있도록 제공되어야 할 것 같다.
8. 브런치 서비스팀에게 평소 바라는 점이 있었다면 말씀해주세요.
좋은 서비스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만 작가들이 글을 꾸준히 쓸 수 있도록 수익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꼭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열심히 글을 쓰면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라는 머나먼 비전만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9. 브런치에서 진행했던 이벤트 중 도움이 되었던 혹은 기억에 남는 이벤트가 있으신가요? ex) 출간 공모, 글쓰기 방법 강의, 작가와의 만남
‘작가와의 토크’ 이벤트가 있어서 (유료) 신청해서 들었다. 직장인과 글쓰기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내용 자체는 알차고 좋았지만 단순 모임 주최로는 브런치 측에서 어떤 식으로 지원을 했는지는 썩 공감되지 않았다.
10. 많은 작가분들이 대부분 출간을 목표로 브런치를 시작하지만 결국 낮은 조회수와 관심 때문에 중도 포기하게 됩니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브런치에서 단기적 목표를 설정하고 소정의 리워드를 드린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일정 구독자수 혹은 글 개수 달성시 노트와 펜을 제공한다거나, 출간이라는 꿈을 잃지 않도록 작가 명함을 제작해드린다거나 출판 작가가 되었을 때 필요한 프로필 사진을 촬영 지원해주는 등 여러 가지 방식이 존재할 것 같습니다. 유튜브는 구독자수에 따라 동영상 제작법, 스튜디오 대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브론즈, 실버, 골드 버튼 등의 기념품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해결법이 정말로 글 쓰는데 동기부여가 될 것 같은지 혹은 그저 공짜라서 좋은 일회성 이벤트로 느껴지는지 작가님의 생각을 들려주시면 감사합니다.
단기적 목표를 설정, 소정의 리워드를 주는 방식 자체는 매력적이고 좋은 것 같다. 다만 예시 사례들은 개인 취향에 따라 선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라 100이면 100 다른 식의 답을 할 것 같다. 예시 사례인 유튜브의 브론즈, 실버, 골드 버튼 등을 주는 행위 자체는 차용해 볼 만한 좋은 사례이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보상이기도 하지만 일종의 프리미엄 ‘인증’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버튼을 받은 유튜버들의 ‘언박싱 영상’ 같은 것들이 프리미엄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단순 보상도 중요하지만, 그 보상이 작가가 ‘프리미엄임을 입증’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겠다. 형태가 버튼이든, 펜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앞에서 수익적인 측면에 대한 부분도 언급했지만, 글을 쓰는 행위가 일정 이상의 수익이 될 수 있을만한 플랫폼을 조성하도록 해야 한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조회수에 따라 작가에게 돈을 지급하는 등의 방식이 있을 수 있겠다. 그럼 그 돈은 어디서 끌어오느냐? 브런치도 결국 정기구독이나 프리미엄 모델로 바뀌어서 유저들에게 돈을 받을 수도 있겠다. 유튜브나 아프리카 TV처럼 유저가 유저에게 도네이션(구독료)을 지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 같다. 아니면 구글 애드센스를 붙여서 자체 수익을 유도하게 하는 방법도 있겠다. (이건 화면이 지저분해지니까 브런치 팀에서는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유튜브가 왜 성공할 수 있었나? 유튜브를 하면 돈이 되기 때문이다. 돈이 되니까 장비도 직접 사고, 영상 만드는 법도 스스로 만들어서 콘텐츠를 스스로 만들어 낸다. 양질의 콘텐츠가 생기니까 보는 사용자들이 늘어난다. 광고가 붙는다. 광고 매출이 발생한다. 프리미엄으로 구독자들에게 돈을 걷는다. 이렇게 유튜브는 서비스가 잘 돌아가게끔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브런치도 이런 수익 모델의 장점을 인식하고 차용할 수 있을만한 것들은 차용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브런치는 미디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미디엄에서 지금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앞으로 브런치가 나가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실마리가 보일런지도 모르겠다.
ps. 관련해서 서비스기획자 도그냥 님의 글도 참고해보시면 좋겠다.
Seungyong, Wi (a.k.a ux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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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xd UI lab.
작은 차이로 감동을 줄 수 있는 UX 디자이너를 지향합니다.
작은 동작을 꾸준히 연마해 머지않아 '필살기'를 쓰려고 노력중입니다.
email : sywi@px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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