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생각 - 디자이너
무릇 UI기획자란 본인의 이름으로 발행되는 UI기획서에 '책임'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화면이 완벽하게 설계될 수는 없겠지만, 모든 설명이, 모든 Flow가 완벽할 순 없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해 최대한 꼼꼼하고 세심하게 보고 또 보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거 하나 고친다고 누가 알아주진 않겠지만, 눈치채지도 못하겠지만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한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하지만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을 쓰기보다는 굳이 설명이 없이도 이해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설명을 제거하고 중복된 설명과 불필요한 화면을 제외하고 있다. 불필요한 화면을 그리면 그릴수록 업무는 눈덩이같이 불어나고 책임져야 할 화면들이 늘어나게 된다. 언젠간 책임질 수 없는 화면을 붙잡고 왜 이런 화면을 그렸는지 후회하기보다는 애초에 책임질 수 없는 내용은 쓰지도 않는 것이다.
그렇게 문서가 깔끔하게 완성되면 맑은 정신으로 그 문서를 찬찬히 다시 훑어본다.
요즘엔 그럴 수 있는 상황과 환경이 갖춰지지 않아서 다소 아쉽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럴 땐 '괜찮아'라고 말하며 이메일의 [Send]버튼을 누른다. 어쩔 수 없다. 그게 내 한계인 거다.
*2017년 4월 페이스북에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