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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요] 유엑서로 일하고 싶어요 #014

by UX민수 ㅡ 변민수


지원자 입장에선 최선을 다한 결과일 수 있지만, 평가자 입장에선 동기와 역량 간의 부조화를 느끼게 하여 감점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이 현상. 실제로 멘토링 과정에서 비슷한 경우들을 자주 마주해 왔고, 그럴 때마다 ‘정성은 있으나 전략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곤 했다.




포트폴리오의 타겟팅 전략


UX 포트폴리오나 자기소개서는 결국 ‘이 직무에 내가 왜 적합한가’를 입증하는 증거 자료다. 그렇기 때문에 타겟 회사와 직무를 고려하지 않은 UX 포트폴리오가 설득력을 갖긴 어렵다. 예를 들어, 커머스 기반의 서비스 기획 경험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놓고 제조업 UX 포지션에 지원한다면, 과업과 도메인의 차이에서 오는 간극을 메우지 못하게 된다.


UX라는 범주 안에 있더라도 제조업에서는 프로세스 중심의 기획과 정합성이 강조되는데 반해, 커머스 영역은 빠른 실험과 사용자 인터랙션의 세부 디테일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핵심 역량의 스펙트럼이 다르기 때문이다. 단순히 역량 측면도 있겠지만, 콘텐츠 자체에 있어서도 미스 매칭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맞춤형 구성의 필요성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UX 포트폴리오로 모든 회사를 커버할 수 없다’는 전제를 분명히 해야 한다. 아니 그럼 매번 다르게 또 만들고 또 만들고 해야 한다고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가 제조업 기반이라면, 그 조직의 UX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어떤 지점에서 사용자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이후 기존 UX 포트폴리오에 있는 프로젝트들 중 관련성이 있는 것을 중심으로 재구성하거나, 동일 프로젝트라도 강조하는 관점과 설명을 달리하는 것이다.


예컨대, VR 기반 리서치 프로젝트를 보여주고자 할 경우, 제조업계에서의 적용 가능성이나 실제 제품화와 연결된 프로세스 경험에 초점을 맞추는 식입니다. 이런 식으로 그룹핑을 통해 적중률을 높이는 전략을 쓰게 되면 비슷한 유형의 회사에는 비슷한 전략을 또 소비해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즉, 너무 도메인도 비즈니스 특성도 다른 회사를 하나의 UX 포트폴리오로 공략하지만 말라는 말인 것이다.



문서 구조와 어필 방식


서류의 가독성과 전달력도 매우 중요하다. 과하게 디자인(d)된 UX 포트폴리오나 구성상 복잡한 구조는 오히려 내용을 흐리게 만들 수 있다. 특히 제조업 UX 직무는 효율과 정합성, 그리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만큼, 문서 구성 역시 구조적인 설계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무 중심의 구성, 예를 들어 사용자 흐름도, IA, 리서치 결과 요약, 그리고 비즈니스 목표와의 연결 등을 시각적으로 명료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어떤 슬라이드가 없어도 서사 흐름에 문제가 없다면 그 슬라이드는 그리 기능을 하지 않았단 뜻이 되니, 이런 부분을 억제해야 한단 것이다.


또한 포맷의 일관성도 세심하게 봐야 하며, 소제목 위치나 오탈자와 같은 디테일 하나도 치명적인 감점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UX 포트폴리오는 내 작업과 시각화 능력을 과시하는 도구가 아니다. 많이들 오해한다. 이는 어쩌면 프로젝트 과정에 관한 보고서이자 나라는 UXer의 이모저모를 담아낸 작업일기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 지원 과정에서의 고려사항


실제 대기업이나 제조업 기반 기업의 UX 조직은 대부분 인하우스 중심이며, 역할이 세분화되어 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특정 도메인 지식을 요구하며, 기술적인 프로세스와 제품 중심 UX를 이해하는 지원자를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도메인에 관심이 있고, 해당 도메인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까지 명확히 언급되어야 합니다.


예컨대 단순히 ‘사용자 중심’이라는 원론적인 언어보다는, 제품 개발 사이클 내에서의 UX 기여 지점과 경험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여도 측면을 잘 작성해야 한다. 본인이 주도를 해놓고도 어필하지 못하는 경우, 본인이 다 한 것처럼 욕심을 부린 경우, 기여도 계산법 자체가 의뭉스러워 꼭 질문을 하게 만드는 경우, 하나마나한 퍼센트를 적어서 구색만 갖춘 인상을 주는 경우 모두 다 마이너스다.



포지션에 맞춘 리스크 관리


마지막으로, UX 포트폴리오의 방향성과 목표 기업 간의 정합성이 떨어지는 경우, 평가자 입장에선 지원자의 진정성이나 장기적인 업무 적합성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만약 UX 포트폴리오에 수록된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서비스 UX 중심이고, 지원 기업은 제조업 UX 포지션이라면, ‘왜 이 회사인가’에 대한 해명이 매우 설득력 있게 포함되어야 한다.


때로는 UX 포트폴리오의 프로젝트 구성 비율까지 조정해야 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전혀 다른 포트폴리오 파일을 제작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차라리 개인 프로젝트를 통해서라도 도메인 직결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구비하는 것이 확률을 올리는 전략이 될 수 있다. 그만큼 목표에 따른 문서 전략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요약하면, 자기소개서와 UX 포트폴리오는 단순히 잘 만든 결과물이 아닌 ‘지원 목적에 맞춘 전략 문서’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전략이 기업의 성격과 요구사항에 부합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회사에 똑같은 서류를 제출하는 것은 기회를 버리는 것이고, 각 기업마다 기대하는 바와 요구하는 역량을 반영해 콘텐츠를 조율해야만 진정한 어필이 가능하다. 단순히 준비한 것을 보여주기보다는, 내가 왜 이 회사에 적합한지를 증명하는 UX 포트폴리오와 자기소개서를 목표로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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