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공채를 ‘언젠가는 떨어질 과일’처럼 기다리는 태도가 반복되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본다. 어떤 이들에게는 터무니없고 와닿지 않는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실제로 특정 회사바라기로 하염없이 문이 열리길 기다리며 전형을 학수고대하는 이들이 제법 있는 것을 현장에서 목격한다. 이런 가운데 지금 이 시대에 어떤 태도가 더 현실적인지를 차분히 짚어보고자 한다.
현재의 채용 환경에서 공채를 기다리는 태도는 점점 현실과 어긋나고 있다. 더 이상 기업은 ‘신입을 대량으로 선발해 키우는 구조’가 아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UX 직무를 포함한 전문 직무일수록 단기간에 가르치기 어렵고, 때문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이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공채라는 제도 자체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으로 나타난 것은 대단한 변화다. 게다가 실제로 외부에 채용이 공개되는 일조차도 적은 것도 공공연한 현실이다. 내부 전환이나 경력 채용, 산학 프로젝트, 사내 공모 같은 다양한 ‘비정형적인 문’들이 더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지를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공채만을 기다리는 것은 채용 시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아예 외면하는 태도에 더 가깝다고 본다. 유불리를 떠나서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공채를 기다리는 모습이 과일나무 아래에서 가만히 서 있는 것 같다는 비유는 어쩌면 현실보다 신사적이다. 왜냐하면 요원한 경우도 이젠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또 열린다 한들 한시적이고 불규칙적이다. 그러니 계속된 준비만으로는 부족하고, 결국 ‘경험의 힘’, 경력을 부지런히 쌓아 두어야 대비가 되는 셈이다.
이런 상황은 많은 멘티들을 준비 기간에 더 매몰되게 만든다. 그 생각은 나쁘진 않다. 문제는 비현실적이란 것이다. 그 준비와 공들인 시간을 기업이 절대로, 높게 평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UX는 특히 교과서와 실무의 차이가 큰 분야이기 때문에, 기다리는 동안 쌓은 이론과 방법론이 실제 채용에서 결정적인 무기가 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무용지물이란 뜻은 아니다. 마치 여행가방에 만약을 대비해 넣은 어떤 물건을 결국 쓰지 않고 돌아온 적이 있다면, 그런 물건들을 계속해서 채우는 격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안타깝게 이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기다림이나 다름없다. 경력 측면에서 공허한 시간 위주로 흐르게 만들어, 높은 확률로 약점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그럼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어쩌란 말인가?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문을 두드리는 전략’을 다변화하라는 것이다.
예컨대 공채는 대학교의 정문과 같다. 여러분은 이 정문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옆문과 후문을 찾는 태도가 필요하단 소리다. 그러니까 작은 회사든, 스타트업이든, 에이전시든 소속되어 직접 일을 해보는 경험은 그 자체로 강력한 자산이 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과거 어른들의 세상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때 공채는 일종의 영광이었다. 지금은 그런 격식을 차릴 때가 아니다.
3개월이든 짧은 기간이든 실제로 일해보는 것이 교육이나 추가 준비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려준다. 첫 단추? 당연히 중요하다면 중요하겠지만, 잘못 꿴다고 해서 커리어가 꼬이는 일도 필연적이지 않다. 우선 내가 그랬다. 물론 내가 그랬으니 걱정 말라는 말로는 부족할 것이다. 하나, 이건 지금 당장은 알 수 없다. 씨앗과 꽃의 모습이 전혀 닮아 있지 않은 것처럼,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기까지 씨앗을 보고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미래를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말이다.
이러한 경험은 이후 포트폴리오로 남고, 다음 기회를 여는 재료이자 밑거름이 된다. 종잣돈을 모아 자산을 점점 증식해 부를 축적하듯, 작은 불씨를 먼저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니 과일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나무에 올라가 직접 따려는 시도가 필요하고, 가진 자의 배부른 소리처럼 들려도 어쩔 수 없다. 경험의 질을 따지기 전에 뭐든지 주어졌으면 일단 해보는 것을 능사라 여길 배짱도 필요하다. 
공채를 기다리는 태도가 잘못이라기보다는, 그 하나에만 모든 기대를 걸고 있는 태도가 위험한 도박이다. 내가 그런 비슷한 경험을 해봤기에 더 경계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많은 커리어가 철저한 계획과 의도에 의해서가 아니라, 상당한 우연과 보잘것없는 경험의 축적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여러분은 믿을 수 있는가? 중요한 것은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움직이면서 배우는 자세에 있다. 고른다고 더 좋은 기회가 없는데 생기지 않는다. 공채는 기회 중 하나일 뿐 결코 전부가 아니다.
지금과 같은 채용 환경에서는 역설적으로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내는 사람에게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릴 수도 있다. 이 말은 준비에 매몰되지 말고 자신을 계발하며 노리라는 전략적 준비를 의미하지, 결코 만용을 꾀하란 속셈이 아님을 잘 이해했음 한다. 이 점을 인식하는 순간, 기다림은 행동으로 바뀌고 커리어의 방향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부디 경험적으로 이를 습득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