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의 강도와 감도에 관하여
UXer로 일하다 보면 ‘노력’의 의미가 조금씩 바뀐다. 더 나은 경험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서, 참고 견디기 위한 노력으로 옮겨간다. 회의에서 삼킨 말, 반박하고 싶었지만 꾹 눌러 담은 문장, 이해받지 못할 걸 알면서도 설명을 반복했던 순간들. 우리는 그것을 성실함이라 부른다. 혹은 책임감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렇게 노력하는데도 스트레스는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더 정교해진다.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준비하고, 더 많이 참을수록 내 안의 긴장은 더 단단해진다.
나는 어느 순간 깨달았다. 문제는 내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노력의 방향이 잘못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강도를 낮추려 한다. 상황을 바꾸려 하고, 상대를 설득하려 하고, 이해받으려 한다. 극단적으론 피하려고 한다. 물론 이런 노력도 필요하다. 문제는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다.
왜냐하면 조직이라는 구조 속에서 모든 강도를 내가 조절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유관부서의 우선순위, 연차에서 오는 권력, 각자의 KPI는 단기간에 바뀌지 않는다. 내가 더 열심히 설명한다고 해서 구조가 즉시 바뀌는 일은 드물다.
이때 많은 사람이 두 갈래로 나뉜다.
더 노력하다가 지치거나, 아예 최소한만 하며 거리를 둔다. 둘 다 오래가기 어렵다. 그래서 질문을 바꿔야 한다. 강도를 낮출 수 없다면, 감도를 조절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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