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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쟁력

No wait, No way

by UX민수 ㅡ 변민수


내면 탐구로부터의 시작


경쟁력을 말할 때 많은 이들이 눈에 보이는 성과나 스펙을 먼저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경쟁력’은 그런 외형적인 것이 아닌, 훨씬 더 근본적인 내면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특히 나만의 경쟁력은 두 가지 의미로 정의된다. 첫 번째는 ‘자기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아니라, 외부 세계의 자극에서 잠시 물러나 나의 내면을 탐구하는 시간이다. 남들과의 비교에서 자유로워지고,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순간에서 진짜 내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런 시간을 통해 나는 내가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 맥락에서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남들이 쉽게 흥미를 잃고 포기하는 지점에서 나는 묵묵히 계속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나에게 있어 진정한 경쟁력이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탐구하고 이해하며, 그 안에서 의미 있는 길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능력”이었다.



나만의 시간관 유지하기


두 번째는 ‘내 시간 고수하기’다. 세상은 늘 빠르게 돌아가고, 특히 디지털 산업의 생태계는 변화의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남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조급하게 반응하고 빠르게 결과를 내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다. 나 또한 조급함을 가진 적이 있었기에 지금 달라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긴 호흡을 좋아한다. 이를 통해 문제를 구조적으로 바라보고, 더디더라도 차곡차곡 밟아가는 과정을 신뢰한다. 아니 즐긴다. 이는 내가 갖고 있는 시간 감각, 즉 나만의 시간계에 기반한 것이다.


이러한 시간관은 단기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확신한다. 나만의 시간계로 일관되게 사고하고 실천하면 결국 그것이 나의 방식이자 경쟁력으로 증명될 수 있다는 것을. 단기 성과주의에 휘둘리지 않고 내 리듬을 지켜온 경험은, ‘No wait, No way’라는 말처럼, 다른 이들의 방식에 휘둘리지 않고도 결과를 만들어낸 사례로 축적되고 있다. 즉, 그런 유사 경험을 계속 모으는 중이다. 그것을 통해 나를 향한 신뢰결정체를 계속 빛내는 중이다.



무제한 투자라는 자세


나는 나이기에 나에게 무제한 투자할 수 있다. 세상에 나에게 있어 나보다 더 훌륭한 투자자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자기 확신의 결과이며, 동시에 자존감을 기반으로 한 자기 존중의 태도다. 남들이 보기엔 오랜 시간 한 가지를 붙잡고 있는 나의 모습이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내가 내게 투자하는 시간은 결코 낭비가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그저 될 때까지 한다는 생각으로 한계를 설정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역설적으로 회사 생활도 안정적으로 열심히 하게 되는 것도 있다.


긴 여정 속에서 실마리가 되는 경험, 전환점이 되는 순간들은 결코 한순간에 오지 않았다. 오히려 그 길고 불확실한 시간을 기꺼이 감내했기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이 생겼다. 이는 멘토링 답변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관점이다. “결국 나의 경험이 어떤 식으로든 나의 경쟁력이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내가 걸어온 길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설명할 수 있는 힘이 바로 내 경쟁력이다.



실패와 모색의 반복 속에서 다져진 기반


멘토링 사례를 보면 많은 이들이 방향을 잡지 못해 방황하거나, 빠른 길을 택하려다 오히려 자신을 잃는 경우가 많다. 반면, 나는 실패와 모색의 반복 속에서 오히려 단단한 기반을 마련해 왔다. 의도는 아니었지만, 그 힘든 시절을 견딘 이에게 나중에 뭔지 모를 선물꾸러미가 주어지던데, 그것들이 나중에서야 나를 보듬더라. 단기적인 좌절에 흔들리지 않고, 실패의 경험도 하나의 자산으로 전환하는 힘은 결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그 과정은 때론 외롭고 답답하다. 하지만 선험자들이 많이 말했듯이 “지금의 선택이 인생을 좌우할 것 같지만, 인생은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며,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는 법을 터득했다. 이 같은 과정은 겉으로는 경쟁력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가장 강한 내구성을 가진 경쟁력이 된다. 그리고는 언제가 이루어져 또다시 사례 콜렉션 한 칸을 메운다.



조급함 대신 축적을 선택한 자세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과를 빨리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나는 느리더라도 ‘축적’을 선택한다. 빠르게 소비되는 정보, 단기 성과 중심의 업무 환경에서 ‘축적’은 가장 지루하고 비효율적인 전략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안에서만 쌓이는 내공의 힘을 믿는다. 어떤 문제든 단기간에 해결하려는 접근보다는, 꾸준히 관찰하고 생각을 쌓아가며 실마리를 찾는 방식이 나에게 더 맞는 옷이었다. 무엇보다 어떤 단단함이 가장 큰 매력이다. 살짝 삐끗해도 금세 돌아오는 관성, 그걸 갖고 있다는 걸 확인할 때가 제일 좋았다. 편안하기 때문이다.


이는 내가 반복적으로 강조한 “실무를 경험해보지 않고선 모른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론을 쌓기보다, 실제로 부딪히며 하나씩 터득해 가는 과정 속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방식, 내가 몰입할 수 있는 방식이 드러난다. 그래서 나는 겉으로 화려한 스펙보다, 오히려 내가 어떤 과정을 통해 그 성과를 만들어왔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나의 경쟁력이 의미하는 것


결국 ‘나의 경쟁력’이란 남보다 빠르거나, 더 똑똑하거나,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서, 나만의 방식으로 현실을 해석하고, 문제를 풀고, 의미 있는 방향으로 스스로를 이끌 수 있는 힘이다. 외부 세계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시간계로 꾸준히 축적하고 실천해 온 그 모든 과정이 오늘날의 나를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말할 수 있다. 나의 경쟁력은 바로 나의 시간이며, 나의 과정이다. 결과가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나 자신에게 무제한으로 투자할 수 있었던 마음가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히 내 길을 걸어온 그 흔적들이 내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다. 이는 단지 과거의 성과가 아니라, 앞으로의 나를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할 원천이기도 하다. 바보가 아닐까 싶을 만큼 남과 크게 비교하지 않는 나 자신이 가장 기특하다.



Photo by Florian Schmetz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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