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같은 기적은 요행이 아니다
뒤처졌다고 느끼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까’부터 고민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고민보다는 행동이, 준비보다는 실행이 우선인 경우가 많다. 내가 멘토링을 해온 수많은 사례에서도, 완벽한 준비 상태에서 시작한 사람보다 부족하지만 먼저 뛰어든 사람들이 더 빠르게 성장하고 원하는 기회를 잡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특히 UX라는 실무 영역에서는 요행이 통하지 않는다. 몇 가지 툴을 안다거나, 특정 자격증을 갖고 있다거나, 포트폴리오를 디자인(d)적으로 화려하게 꾸몄다고 해서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겪었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풀었는지가 더 중요하게 평가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더 빠르게 시작해 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응이다.
UX 실무자로서의 나는 많은 경우에서 요행을 바라는 태도보다 작더라도 경험을 쌓는 접근이 훨씬 강력하다는 것을 확인해 왔다. 툴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팀 내 협업 경험, 실 사용자와의 접점에서 생기는 통찰, 그리고 문제 해결에 대한 주도적인 자세다. 이런 경험은 기다린다고 생기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빠르게 실무 환경에 몸을 담아야만 만들어진다.
UX는 ‘안다’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해본다’가 중요한 분야다. 실무에서 내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은, 완벽하지 않더라도 본인이 만든 결과물에 대해 분명한 논리와 설명을 가진 사람이다. 이는 요행이나 우연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경험을 통해 얻어진 것이다. 그래서 지금 뭔가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기다리기보다 일단 무엇이든 해보는 쪽이 훨씬 나은 전략이다.
취업이나 이직 준비에서 가장 흔히 듣는 고민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죠?”라는 질문이다. 하지만 나는 거꾸로 묻고 싶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뭔가요?” UX라는 직무 특성상, 정형화된 준비 과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있고, 기업마다 UX에 대한 이해도와 기대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준비라는 이름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실행을 통해 감각을 익히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논리모순 같다고 머리가 느낀다고 할지라도 진리인 걸 어쩌나.
나는 실제 멘티들 중, ‘완벽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겠다’며 오랜 시간 준비만 하다 결국 시장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사례도 보았다. 반면, 작더라도 프로젝트를 빠르게 기획하고 실행한 사람은 그 경험을 발판 삼아 더 나은 기회를 얻었다. 느리고 돌아가더라도 끝내 원하는 회사까지 도달하더라. 결국 이 분야에서는 ‘얼마나 완성도 있게 준비했느냐’보다 ‘얼마나 빠르게 실행했느냐’가 더 큰 경쟁력이 된다.
UX는 정답이 없는 분야다. 그래서 더더욱 ‘자기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멘토링을 하며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선을 긋고 움직이는 것’이다. 누구나 불안하고 흔들릴 수 있지만, 그 안에서도 스스로 정한 기준과 원칙이 있어야 방향을 잃지 않는다. 이 기준은 남과 비교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성장 경험과 목표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당연히 어렵다. 그러니 희소한 가치인 것이다.
나 역시 내가 만든 기획안, 리서치 결과물에 대해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안정권 안에 들 수 있을 때까지 다듬었다. 하지만 그 기준은 완벽함이 아니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에서 출발했다. 그 최선을 반복하며 쌓인 결과가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기준이 흔들릴 때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것을 찾는 자세가 필요하다.
결국 중요한 건 단 하나다. 뒤처졌다고 느껴졌다면, 그 자리에 머물며 요행을 바라지 말고, 조금이라도 더 빨리 더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지름길이 없다는 것. UX 분야는 특히 빠르게 변하고, 실무 중심으로 돌아가는 영역이다. 완벽한 준비보다, ‘이 정도면 부딪혀볼 수 있다’는 감각이 훨씬 중요하다.
지금 당신이 준비가 덜 되었다고 느낀다면, 완성을 기다리기보다 부족한 상태 그대로 시작해도 괜찮다. 부족한 점은 실행을 통해 채우면 된다. 나 역시 그렇게 시작했고, 그렇게 성장해 왔다. 말했듯 이게 되려 진리다.
쇼트트랙 최민정 선수처럼 포기하지 않고, 결국 더 빨리 달리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단순한 진리가, 내가 현장에서 직접 체감해 온 UX 실무자의 삶이고, 많은 멘티들에게 가장 진실된 조언으로 남는다. 요행은 없다. 더 빨리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