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회사인가요?’에 대한 답변
안녕하세요. 저는 졸업 후 1년 넘게 취업 준비 중인 26살 취준생입니다. 전공은 사회학이고, 다양한 대외활동과 인턴 경험을 하며 나름대로 포트폴리오도 만들었지만 매번 면접에서 ‘지원 동기’나 ‘우리 회사에 왜 지원했나요?’ 같은 질문 앞에서 말문이 막히곤 해요. 특히 지원한 기업이 다소 생소하거나 너무 많은 곳에 지원하다 보면 각 기업에 맞춘 동기를 자연스럽게 만들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제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풀어내는 방법이 부족한 건지, 아니면 준비 자체가 잘못된 건지 점점 혼란스러워지네요. 멘토님 책을 읽으며, 제 이야기로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지만 여전히 막막한 상태예요. 면접 때 자주 나오는 ‘왜 우리 회사인가요?’ 같은 질문에 대한 방향성과 구성 팁이 있다면 조언 부탁드릴게요! 또, 이런 질문에 강해지려면 평소에 어떤 연습을 해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 현재 졸업 후 1년 이상 취업을 준비 중인 사회학 전공의 26살 취준생으로, 다양한 대외활동과 인턴 경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지만, 면접에서 ‘지원 동기’나 ‘왜 우리 회사인가요?’라는 질문에 진정성 있게 대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생소하거나 많은 곳에 동시에 지원하다 보면 각 기업에 맞춘 설득력 있는 스토리를 풀어내기가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구성 팁과 평소에 어떤 연습을 통해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제 생각을 전해보겠습니다.
멘티님이 고민하고 있는 바로 그 지점이 사실 면접에서 지원자를 가장 잘 판가름할 수 있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많은 취준생들이 ‘우리 회사에 왜 오고 싶은가요?’라는 질문 앞에서 막히는 이유는, 본인 이야기보다도 기업에 맞춘 외형적인 스토리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게 틀린 것은 아닌데, 문제는 모두가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경쟁력이 사라지고 천편일률적이 되면서 사실상 진정성도 파괴되는 것이죠.
진정성은 결국 ‘나’라는 사람의 축적된 경험과 고민에서 나오는 고유한 시선입니다. 기업에 대해 아무리 조사해도 진정성 있는 대답이 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기업 중심의 이야기’이지 ‘나 중심의 서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귀사의 브랜드가 트렌디해서 지원했다”는 말은 수많은 사람도 할 수 있는 말입니다. 반면, “비슷한 포지션에서 일했던 경험 중 사용자와 가장 많이 부딪혔던 지점이 귀사 제품의 개선 사례와 닮아 있어 끌렸다”는 식으로, 나의 경험과 '연결' 짓는 것이 설득력 있는 스토리의 출발점입니다. 진정성의 출발은 바로 이 연결에 있습니다.
진로 초기에 바늘구멍고도 같은 대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기회가 많은 스타트업에서 가볍게 실무를 경험해 보며 감각을 익히는 것을 저는 권장합니다. 권장이라기보단 현실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각 기업에 대한 동기를 만드는 데 있어서도 결국 그 잘 모르는 작은 회사를 향한 ‘정보 수집’ 물론 중요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맥락 연결’이 핵심이 됩니다. 회사 입장에서 왜 우리 회사였을까 하는 의아함을 없애는 것은 굉장히 합격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밖에 없겠죠.
기업 홈페이지나 뉴스 기사, CEO 인터뷰 같은 정형화된 정보보다, 내가 이전에 했던 프로젝트나 경험과 연결될 수 있는 단서를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참여했던 캠페인에서 사용자 피드백을 분석해 개선점을 도출했던 경험이 있다면, 그 과정이 해당 기업의 서비스 운영 방식과 비슷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겁니다. 이것은 ‘정보 탐색’이 아니라 ‘경험 연결’입니다. 이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 바로 그 기업을 지원하게 된 동기의 실마리가 됩니다.
또한 저는 지속적으로 “UX 분야는 공부보다 직접 부딪혀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마찬가지로, 기업 탐색 역시 온라인 검색보다 직접 그 브랜드를 경험하거나 유사한 제품을 사용해 보는 것이 훨씬 구체적인 동기 형성에 도움이 됩니다. 그 제품을 써보고 느낀 점, 그리고 그것이 내가 만들고 싶은 서비스 경험과 어떻게 닮아 있는지를 말하는 것만큼 강력한 동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바꿔 이야기하면, 어찌 보면 상식과도 같은 이런 활동을 의외로 잘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비결은 사실 별게 아닌 셈입니다.
제가 강조하는 것은 포트폴리오도 결국 '전략적 문서'라는 점입니다. 마찬가지로 면접에서의 지원동기 역시 전략적으로 구조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구조화된 답변은 다음과 같은 흐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먼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예컨대 사회학 전공자라면 ‘사람을 이해하고 변화의 흐름을 포착하는 감각’ 같은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이어서, 이러한 가치가 실제로 어떻게 내 활동 속에서 드러났는지를 간단한 사례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경험과 가치가 해당 기업의 비전이나 방식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언급하며 마무리합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풀 수 있습니다. “저는 사회학을 전공하면서 사람들이 왜 어떤 행동을 선택하는지를 탐구해 왔습니다. 특히 ○○ 인턴십에서는 앱 내 이탈 패턴을 분석하며 사용자 흐름에 주목했습니다. 귀사의 서비스 역시 UX 흐름에서 강점을 보여왔는데, 특히 △△ 기능은 저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제가 가진 데이터 기반의 사용자 해석 능력이 이 회사의 방향성과 잘 맞닿아 있다고 느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사례를 외울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맥락 연결, 경험 연결, 이 모든 것의 한 축은 제가 아니라 바로 '나'입니다.
따라서 “직접 해보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나에 대해 이것저것 재료를 많이 갖고 있어야 합니다. 이는 면접 준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야 돌발질문에도 재치 있게 연결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질문들에 익숙해지려면, 반복적인 글쓰기와 말하기 연습이 필요합니다. 일기를 쓰듯 ‘왜 이 회사를 지원했는가’를 주제로 하루에 한 기업씩 짧게라도 정리해 보는 것이 좋은 훈련이 됩니다.
또한 실제 면접을 대비해, 자신의 경험과 활동을 3 문장 정도로 간략하게 정리하는 습관도 추천합니다. 이 연습은 생각을 구조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짧고 명확하게 말하는 연습이기도 합니다. 말이 길어지는 사람은 보통 구조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생각을 나열하기 때문입니다. 구조화된 말은 상대에게 명확한 인상을 줍니다.
저는 취업을 연애에 자주 비유하곤 합니다. ‘왜 이 회사를 좋아하나요?’라는 질문은 결국 ‘왜 이 사람을 좋아하나요?’와 다르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이유가 ‘남들이 다 좋다고 해서’라면 아무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겠죠. 나만의 이유, 나만의 시선, 그리고 나의 경험으로부터 출발한 대답만이 진정성 있는 설득력을 갖습니다.
‘하도 여기저기 많이 지원해서 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건 누구에게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단 하나의 경험이라도 연결할 수 있다면 그건 멘티님만의 고유한 스토리가 됩니다. 그런 작은 연결을 잘 엮어내는 것이 UX의 본질이라 볼 수도 있으니 중요합니다.
스스로 혼란스러워지는 시기이지만, 방향성과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 질문 자체에 대한 감각을 기르는 것도 하나의 준비입니다. 더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나 기업 지원 전략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언제든 또 이야기해 주세요. 멘토는 언제든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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