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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UX QNA

멘토님이 뽑고 싶은 사람이나 유형이 궁금합니다

by UX민수 ㅡ 변민수
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UXer로 2년 차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아직은 스타트업에서 1인 UXer처럼 일하고 있어,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한 팀 문화가 있는 곳으로 이직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팀워크나 조직문화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많아졌고요.

실제로 멘토님 같은 시니어 UXer가 팀원을 뽑을 때, ‘이 사람은 꼭 같이 일하고 싶다’라고 느끼는 요소는 무엇인지요? 단순히 실력뿐 아니라, 어떤 태도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문제 해결 방식 등을 중요하게 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이직 준비를 하며 단순히 ‘포트폴리오 잘 만든 사람’이 아니라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이 진짜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 제가 지금부터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까요? 멘토님의 경험에서 나오는 진짜 이야기, 꼭 듣고 싶습니다!


➥ UX 직무 지원자로서 ‘이런 사람을 뽑고 싶다’는 기준이 궁금하다는 질문은, 곧 지원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준비하고 보여줘야 할지를 알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라 생각됩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채용자 입장에서 어떤 사람을 뽑고 싶은지에 대한 기준과, 실제 어떤 지원자가 눈에 띄는지를 중심으로 조목조목 정리해 보겠습니다.




현업에서 보는 인재상 기준


간단한 답변은 회사의 입장이 되어 보면 간단하다는 것입니다. 멘티님께서 회사를 설립했고 사람을 뽑는다고 하면 어떤 사람이 필요하신가요? 이걸 잘 생각해 보는 훈련도 중요합니다.


UX 직무는 실무에서의 역할 범위와 맥락이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단일한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뽑고 싶은 사람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UX는 교육을 통해 쉽게 가르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유사 경력이나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회사 입장에서 표현하자면 ‘곧바로 써먹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구인을 하는 이유는 사람이 지금 필요해서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지원자 입장에서는 이 점을 생각보다 간과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JD나 외부 알려진 정보를 분석해서 최대한 실무 맥락을 빠르게 파악하고 그 안에서 자기 역할을 찾아내는 분석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또한, 단순히 능력이 뛰어난 사람보다 ‘협업이 가능한 사람’, ‘자기 일처럼 몰입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자신이 가진 강점이나 배경을 UX 문맥에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이는 디자인 전공자이든 아니든 상관없으며, 본인의 전공이나 경험을 기반으로 UX적 사고로 전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포트폴리오에서 보이는 관점과 구조


또 하나의 기준 중 하나는 포트폴리오의 정리와 전략성입니다. 단순히 예쁜 디자인이나 복잡한 구성이 아니라, 읽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정리하고 전달할 수 있는 구성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됩니다. ‘무엇을 했는지’보다는 ‘왜 그렇게 했고 어떤 인사이트가 있었는지’를 담아내야 하며, 이는 자연스럽게 사고의 깊이와 논리적 구성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됩니다. 이것의 핵심은 어떤 실력이기 이전에 문서를 보는 사람이 보기 편하게 역지사지를 잘했는가에 있습니다.


UX 포트폴리오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인(d)이 너무 과하게 들어간 인상’이 전형에 따라서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실제 채용 현장에서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전략적으로 짜여 있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지원하는 회사의 사업영역, 문제의식, 그리고 UX 조직의 특징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커스터마이징해온 사람일수록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입니다.



경험을 통해 얻어진 실무 감각


실무 경험을 우선시하는 이유는 단순히 결과물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일이라는 것에 대한 태도’가 몸에 배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원자가 스타트업이나 에이전시에서 겪은 고된 프로젝트 경험, 클라이언트와의 갈등 조율, 혹은 본인이 감수하고 실행한 프로토타이핑 방법 등은, 실제 입사 후에도 바로 적응할 수 있는 준비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치부를 드러내고 싶지 않습니다. 따라서 녹록지 않은 환경에도 꿋꿋하게 일을 해본 경험은 신뢰를 주기 마련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뽑고 싶은 사람’의 유형은 문제를 자기 일처럼 여기고 고민했던 사람, 일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성실함과 책임감을 가진 사람, 실행력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을 시도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단순히 공부만 많이 한 사람은 현업에서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반영된 것입니다.



조직과 역할 맥락에 대한 이해


현업 UX 부서는 조직마다 다르고, 심지어 같은 회사 안에서도 사업부에 따라 역할이나 필요 역량이 천차만별입니다. 그래서 ‘내가 그 회사에서 어떤 역할로 기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한 흔적이 보이는 지원자, 즉 포트폴리오나 면접에서 그 조직과 자신의 연결점을 분명히 설명할 수 있는 지원자는 눈에 띕니다.


막연히 삼성, 현대처럼 그룹사를 지향하는 것은 아무런 엣지가 없습니다. 그 안에서도 어떤 계열사, 그 안에서도 어떤 사업부, 그 안에서도 어떤 조직인지를 인지하고 준비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매우 매우 큽니다. 또한 이는 단순히 대기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대부분 전형의 목적지를 잘 모르고 치르기 마련입니다만, 나름 할 수 있는 최선의 정보전의 성의라도 보여야만 경쟁력이 생겨납니다.


이를테면, 내가 만든 결과물이 어떤 사용자 문제를 해결했고, 그것이 어떻게 현재 회사가 지향하는 비즈니스 지표에 영향을 줄 수 있었는지를 스토리라인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 단순히 디자인 실력만이 아니라 사고의 폭과 문제 중심적 접근 태도가 평가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곧 ‘현장에서 뽑고 싶은 사람’의 본질적인 기준이 됩니다.



태도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


마지막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감각은 지원자의 태도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 결정됩니다. 사실 굳이 하나만 뽑으라고 하면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제일로 꼽지 않을까 싶을 만큼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메일, 자기소개서, 면접 등에서 겸손하되 단단한 태도, 자신의 고민을 솔직하고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역량, 그리고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기억에 남곤 했습니다. 더욱이 이런 역량은 멘토링을 통해서도 드러납니다.


특히 UX라는 일이 협업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직무이다 보니,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부드러우면서도 논리적이고 신뢰감을 주는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듣고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줄 아는 사람. 이것이 현업에서 결국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판단되는 가장 현실적인 기준이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런 사람을 뽑고 싶다’는 유형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습니다. UX라는 직무를 단순히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부딪혀보고 고민해 본 사람. 자신의 배경과 경험을 UX 문맥에서 효과적으로 풀어내고 커스터마이징 할 줄 아는 사람. 실무에 필요한 기본기를 갖추고 회사의 사업과 현재에 입각한 문제해결 중심적 사고가 몸에 배어 있는 사람. 그리고, 팀과 조직 내에서 신뢰를 줄 수 있는 태도와 소통력을 가진 사람.


물론 이 모든 것을 다 챙길 필요는 없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골고루 본다는 것의 핵심은 모인 사람들 중에서 회사 입장에서 누가 가장 가깝냐 거리싸움이기 때문입니다. 즉, 가장 뛰어난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최선이라고 여겨지는 이를 택하는 과정이니 부담보단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낼 줄 아는 용기 또한 중요하다고 덧붙여 봅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위의 항목 중 몇 가지라도 어필할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을 점검해 보길 권합니다. 아무리 준비가 잘 되어 있어도 보여주는 방식이 부족하면 빛을 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작은 경험도 채용자가 바라보는 ‘이런 사람’의 조건에 맞춰 해석할 수 있다면, 취업 가능성은 훨씬 높아질 수 있습니다.



Photo by Christina @ wocintechchat.com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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