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폴은 나 없이 나를 어필하고 대변하는 문서형 아바타
안녕하세요, 현재 1년 차 UXer로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입사 전부터 멘토님의 콘텐츠를 자주 읽으며 많은 도움을 받아왔는데요, 이번엔 제가 직접 고민을 나눠보고 싶어 이렇게 질문을 남깁니다.
입사 후 지금까지 회사에서 웹/앱 디자인을 포함해 다양한 업무를 맡으며 나름 포트폴리오에 들어갈만한 작업들도 많이 쌓였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직을 준비하며 기존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몇 군데 지원을 해보았는데, 의외로 서류 탈락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제 역량이나 경험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결과물’에 너무 의존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는 문제 해결 과정이나 사용자와의 인터랙션 속에서 배운 점이 더 많았는데, 그게 포트폴리오엔 잘 담기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큽니다.
멘토님께서 “포트폴리오는 질문을 막는 방패다”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는데요, 이 말이 점점 더 와닿습니다. 포트폴리오가 보여주는 ‘완성된 결과물’만으로는 제가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는지 전달이 잘 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제가 어떤 UXer인지 질문받을 기회조차 못 얻고 있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혹시 멘토님께서는 포트폴리오 외에도 자신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어떤 방식이나 전략을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신입 혹은 1~2년 차 UXer라면 어떤 식으로 ‘질문에 미리 답하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을까요? 감히 여쭤봅니다!
➥ 포트폴리오는 단순한 결과물의 나열이 아닌, 자신이 어떠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했으며,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어려움을 극복했는지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전략적인 도구입니다. 즉, 일종의 문서의 형태를 취한 나의 '아바타'입니다. 그러니 포트폴리오를 통해 면접관의 궁금증을 해소해 불필요한 질문을 줄이고, 지원자의 실력과 사고방식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포트폴리오의 이러한 기능을 이해하느냐 못하느냐는 면접에서 상황을 나에게 유불리 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됩니다.
실제로 현업에서 면접을 보면, 제대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는 질문의 깊이와 수를 현저히 줄여줍니다. 면접관 입장에서도 포트폴리오만 보고도 지원자의 실력과 사고방식을 유추할 수 있다면 굳이 질문을 던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즉, 포트폴리오는 자신에 대한 설명을 대신해 주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도구이며, 자기 주도성을 드러내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하지만 이 ‘방패’가 면접자에게는 긍정적인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결과물 나열이 아니라, 철저하게 ‘설명 가능한 설계’의 집합이어야 합니다. 본인이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어떻게 접근했는지, 어떤 역할을 맡았고 어떤 어려움을 극복했는지에 대한 ‘맥락’이 명확할수록 포트폴리오는 그 자체로 질문을 무력화하는 수단이 됩니다.
많은 포트폴리오가 지나치게 시각적으로 치중되어 있거나, 너무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오히려 면접자의 이해를 방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도 디자인(d) 백그라운드가 있는 입장에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비슷한 실수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정확하게’ 내가 무엇을 했는지 파악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의 무대는 포트폴리오 경진대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각 프로젝트마다 문제정의-접근방법-실행내용-결과 및 학습이라는 구조적 흐름을 일관성 있게 담아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기준점은 지원회사입니다.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보는 사람 중엔 UX 전문가가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지나친 전문용어의 사용보다는 평이하지만 명확한 설명이 전달력 확보에 도움이 됩니다.
포트폴리오가 지원자에게 의미 있고 유리한 질문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필요한 질문’을 줄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내 의도대로 면접관이 구조화된 질문을 갖도록 하는 것이 무척이나 까다롭고 어려운 난이도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어전략이 현실적으로 구사하기 용이하다.
이를 위해 각 프로젝트에서 왜 이 작업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배경 설명이 충분히 있어야 하고, 특히 본인의 역할이 분명히 드러나야 합니다. 팀 프로젝트의 경우에도 ‘내가 한 일’을 선명하게 구분해 두면 같은 프로젝트라도 본인의 기여도를 명확히 판단받을 수 있습니다. 사용자 조사에 관해서도, 결과만 제시하기보다는 어떻게 진행했는지 너무 구체적이진 않더라도 조사의 개괄을 이해할 수 있는 정보 등을 넣어주면 미연에 질문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혹여 면접 시 괜히 질문을 받아서 진땀을 빼느니 아예 없애는 게 상책입니다.
또한 기업 맞춤형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포트폴리오 자체가 다양한 기업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지원하는 회사의 도메인에 따라 관련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우선 배치하거나, 내용의 깊이를 조정하는 것이 질문 발생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포트폴리오가 방패 역할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지원자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떻게 일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인상이 포트폴리오만으로도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포트폴리오에는 단지 화려한 결과물만이 아니라, 과정에서의 실패와 개선, 제한사항 속에서의 창의적 대응 등이 드러나는 것이 좋습니다.
프로젝트 뒷부분에 회고를 통해 이러한 장치를 의도적으로 심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실수가 있고 우여곡절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UX 프로젝트입니다. 특히 실무라면 내 뜻대로 프로젝트가 온전히 진행될 리 없습니다. 그러한 제약에 의한 아쉬움 점, 나중에 깨달은 단점 등을 인지하고 있음을 회고를 통해 표현하면, 적어도 모르진 않구나 생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 또한 질문을 줄이는데 일조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문제를 잘 푸는 사람보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방식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으며, 이는 면접관이 추가적으로 확인할 질문조차 생기지 않게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포트폴리오는 고정된 결과물이 아니라 계속해서 발전해 가는 산물이라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포트폴리오를 보고 어떤 피드백이 오는지를 수집하고, 그것이 반복적으로 지적된다면 구조나 콘텐츠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핵심은 모두가 만족할 완성 단계의 포트폴리오란 없다는 것입니다.
고로, 잘 만든 포트폴리오란 보게 될 면접관이 질문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만큼 ‘설명력이 뛰어난 문서’입니다. 당연히 맥락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을 유도하기보다는 궁금증을 미리 차단하고, 지원자에 대한 신뢰를 자연스럽게 쌓아가는 도구가 될 수 있다면, 그 포트폴리오는 진정한 의미에서 방패가 될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는 면접관에게 신뢰를 주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는 지원자가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실패와 개선, 그리고 제약 속에서도 혁신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둡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는 계속해서 피드백을 반영하며 발전해 나가야 하며, 궁극적으로 면접관이 추가 질문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만큼 '설명력이 뛰어난 문서'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포트폴리오는 지원자에게 진정한 의미의 방패가 되어, 면접 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멘티님의 선전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