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개수보다 ‘논리 흐름’이 관건
안녕하세요, UX 분야를 준비 중인 멘티입니다.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는데 프로젝트가 두세 개뿐이라 양이 적은 것 같아 불안합니다. 또 다른 친구들은 프로토타이핑 툴을 화려하게 써서 눈에 띄는데, 저는 문제 정의나 사용자 조사 중심으로 구성하다 보니 시각적으로 화려하진 않아요. 결과물이 부족한 제 포폴이 경쟁력이 있을지, 어떤 방향으로 보완해야 좋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 포트폴리오에서 결과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의 설득력’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전형이라면 GUI 역량이나 시각화 능력을 당연히 봅니다. 그러나 본질은 ‘무엇을 만들었는가’보다는 ‘왜 그렇게 만들었는가’가 더 강한 어필 포인트가 된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멘티님의 불안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으며, 아래 내용을 통해 시선을 조금은 바꿔보실 수 있길 바랍니다.
UX 포트폴리오의 핵심은 ‘생각의 흐름’입니다. 시각적으로 화려한 결과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용자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그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나아갔는지의 ‘논리적 여정’입니다. 즉, 논리가 부족한데 시각적으로 화려해봤자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GUI가 중요하고 GUI 인력을 뽑는 전형이 아니라면 말이죠.
예를 들어, 사용자의 불편을 발견한 후 이를 검증하기 위해 어떤 인터뷰나 설문을 했고, 그 과정에서 어떤 인사이트를 도출했는지, 그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어떻게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는지를 차근차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강력한 스토리가 됩니다. 소위 Dirty Design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과정이 여실히 보이는 과정에서 깔끔하지 않은 중간 결과물도 보여주는 식의 것을 의미하는 표현이죠.
이렇듯 과정은 현업에서도 매일 반복하는 UX 업무의 핵심이기에, 오히려 이런 접근은 신입 포트폴리오에 더 적합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오히려 부족해 보이는 비주얼일지라도 이전 이야기의 흐름과 결이 잘 맞게 전개 돼오고 있는지를 더욱 체크하셔야 합니다. 그럼 부족해 보이는 시각적 화려함을 다소 상쇄 가능합니다.
두세 개의 프로젝트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핵심은 각 프로젝트가 어떤 주제를 담고 있고, 서로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는지입니다.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유니콘 기업에 실제로 하나의 프로젝트 만으로도 합격한 사례는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개수는 사실 함정입니다. 결국 콘텐츠로써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정보입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프로젝트에서는 ‘퍼소나 기반 문제 정의’를 강조하고, 두 번째는 ‘빠른 프로토타이핑과 테스트를 통한 개선’을 보여준다면, 비록 프로젝트 수는 적더라도 다양한 UX 역량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각 프로젝트마다 “문제 정의 조사 및 분석 설계 결정 결과 및 회고”의 구조로 재정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즉, 각 프로젝트마다 나의 어떤 역량을 보여주고자 하는지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다듬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피그마, 프로토파이 같은 툴은 물론 도움이 되지만, 신입 단계에서는 그 툴을 ‘어떻게’ 사용했느냐보다 ‘무엇을 위해’ 사용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화려함에 면접관이 속아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 화려함이 필요하고 절실한 포지션이 아니라면 말이죠.
툴은 단지 전달 수단일 뿐, 중요한 건 정보의 정리 방식과 구조화된 사고입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 저니맵이나 어피니티 다이어그램 같은 자료를 시각적으로 깔끔하게 정리한 경우, 오히려 프로토타입보다 강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전체 문서에 흐르는 톤앤매너의 일관성도 중요합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정제되고 정돈된 문서에서 고급스러운 그래픽 디자인 역량을 보여줄 수 있다면 이 또한 대단히 훌륭한 역량입니다.
결국 채용자가 보는 건 ‘이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나?’입니다. 실력이란 단지 도구를 잘 다루는 것만이 아니고, 주어진 문제 앞에서 어떻게 고민하고 실험하며, 어떤 기준으로 결론에 도달하는가 하는 사고의 습관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쉽게 주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하나 툴은 시간이 지나면서 숙련도가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는 대목입니다.
포트폴리오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불안해하지 마세요. 지금 할 수 있는 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설명하는 구조’를 더 다듬는 일입니다. 완성? 그것은 환영이자 환상입니다. 많은 멘토나 조언자들이 더 완성도 높은 포트폴리오를 위한 피드백을 합니다. 심지어 그것을 대가로 금전적 수혜도 얻습니다. 그건 취업과 사실 무관한 불안거래입니다. 그들의 피드백 중에는 실제로 회사가 필요로 하고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닌 것들이 섞여 있기도 합니다.
명심하세요. 그 전형에서 포트폴리오 1등이 꼭 합격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가 원하고 기다렸던 면모를 가진 사람이 비록 포트폴리오가 부족해도 붙을 수 있습니다. 지금의 고민이 더 좋은 포트폴리오로 이어지는 성장의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양에 조급해하지 말고, 각 프로젝트를 더 밀도 있게 구성해 보세요. 멘티님의 성장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