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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함'이라는 양면성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by UX민수 ㅡ 변민수


평범함의 안정성과 그 이면


무난하다는 것은 종종 긍정의 언어로 포장됩니다. 튀지 않아서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고, 사회적 맥락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특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 예컨대 진로 탐색이나 취업 준비와 같은 시기에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취업이라는 현실 앞에서, 사람은 자연스럽게 '안정'을 추구하게 됩니다. 붙고 싶은 욕망이 강해지기 때문일 테죠. 이때 무난함은 그 안정의 한 형태로 기능합니다. 과하지 않게, 모난 데 없이, 누가 봐도 괜찮아 보이는 이력서, 포트폴리오, 자기소개서 등을 만들게 되는 거죠. 이런 흐름은 큰 감점은 피할 수 있을지언정, 강한 인상을 남기긴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갖습니다.



경쟁에서의 무난함이 가지는 한계


하지만 실무의 관점에서 보자면, 무난함은 결코 경쟁력의 동의어는 아닙니다. 회사가 직무 지원자를 평가하는 방식은 결국 ‘누가 더 이 일에 적합하고, 우리 조직과 잘 맞는가’를 가리는 과정입니다. 이때 무난함은 종종 그 사람만의 특색이나 결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이런 부분이 실제 채용 평가에서 꽤 결정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느낀 경험이 많았습니다.


면접 현장에서나 포트폴리오 리뷰 중에 “딱히 흠잡을 데는 없는데, 그렇다고 뭔가 끌리는 점도 없다”는 뉘앙스의 피드백은 무난함이 독이 되는 전형적인 경우입니다. 소위 ‘엣지’가 없다는 이유로 다음 단계로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차별성의 오해와 전략적 선택


물론 무조건 튀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무난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리하게 새로운 형식을 도입하거나 실험적인 스타일을 시도한 결과, 오히려 본질이 흐려지는 경우도 봤습니다. 차별화란 단지 눈에 띄는 것이 아니라, 특정 전형이나 목표 회사가 기대하는 ‘결’에 자신을 맞춰가되, 그 안에서 자기만의 언어를 유지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전략적인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이러한 현상은 실무에서도 자주 겪습니다. 내부 제안이나 산출물 리뷰에서도 단지 새롭기만 한 아이디어보다는 ‘맥락을 반영한 날카로운 차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차별화라는 말은 그래서 참 양날의 검 같습니다. 내뱉기는 쉬우나 실현하기는 무척이나 까다롭죠.



무난함을 기반으로 한 엣지 만들기


그래서 제가 추천드리는 전략은, 일단 무난함이라는 결을 일정 수준까지는 갖추는 겁니다. 기본적인 형식이나 언어, 흐름이 맞춰져 있지 않으면 그 자체로 평가의 벽에 부딪히기 쉽습니다. 특히 채용 전형은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비슷한 준비를 해온 상태이기 때문에, 그 ‘기본값’을 충족하지 않으면 경쟁조차 어렵습니다.


이런 ‘기본값을 충족하는 무난함’이 기초 체력이라고 봅니다. 이를 토대로 어느 시점부터는 본격적인 엣지를 만들어야 할 타이밍이 옵니다. 전형의 성격, 직무의 특성, 회사의 문화 등 각 요소에 따라 방향을 달리하며, 나라는 사람의 메시지를 특정 방향으로 뾰족하게 다듬는 거죠.



전략적 무난함과 뾰족함의 균형


결론적으로 무난함은 시작점이자 기반입니다.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닙니다. 그것이 자신을 감추는 방어막이 되는 순간, 경쟁에서는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무난함을 전략적으로 구축하되, 결국은 ‘이 사람이 왜 이 회사여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뾰족한 메시지로 귀결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는 단지 스토리텔링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지원하는 회사와 전형에 따라 얼마든지 전략적으로 맞춰가는 감각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회사의 전략이나 최근 행보 등을 모른 채 기획안을 들이미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무난함을 먼저 딛고 엣지를 세우는 이 판단과 선택의 순간들이야말로, 실제 취업 과정의 승부처입니다. 그리고 그 승부는 결국 나의 결을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선명하게 다듬어 나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무난하다는 피드백에 너무 좌절하지 않길 바랍니다. 이제 기본기는 되었으니 목표를 향해 전략적인 색깔을 진하게 내기만 하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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