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4년 차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최근 사용자 경험 설계 쪽에 관심이 커지면서 이 분야의 실무를 점점 더 맡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기존 직무를 갑자기 내려놓고 전환하기에는 리스크도 크고, 무엇보다 주변의 시선이나 조직 내 관계도 무시할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기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동시에 UX 관련 프로젝트를 제안해 진행 중입니다. Figma 등을 활용해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고, 관련 결과물도 공유하면서 “저는 이런 일도 할 수 있어요!”라는 티를 내는 중이에요. 그런데 실제로 이런 움직임이 조직 내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또 어떤 타이밍에 더 강하게 어필하거나 기다려야 할지에 대한 확신이 없습니다
멘토님께서는 기존 역할을 수행하시면서 새로운 역할로 조금씩 이동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전략을 쓰셨는지,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저 사람은 저 일도 잘할 것 같다’는 인정을 어떻게 이끌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감정이나 열정이 아닌, 전략적이고 실질적인 접근 방식에 대해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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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차 서비스 기획자인 멘티님께서는 최근 UX 분야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해당 분야로 역할을 확장해나가고자 하는 상황으로 이해했습니다. 현재는 기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도 UX 관련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Figma 등을 활용해 프로토타입을 만들며 조직 내에 ‘이런 일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계시군요. 하지만 내부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어느 시점에 더 강하게 어필해야 하는지 확신이 없어 전략적인 조언을 요청하셨습니다.
현재 멘티님이 실천하고 계신 방식은 제가 겪었던 변화 과정과도 매우 유사합니다. 기존 역할을 내려놓지 않고 그 틀 안에서 새 영역을 병렬적으로 수행하는 전략은 가장 리스크가 적으면서도 조직 내부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저는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원칙 중 하나가, 기존 역할을 우선적으로 책임지고 수행하면서 “무언가를 더 해낸다”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위계적 구조 속에서도 ‘신뢰’를 기반으로 역할의 확장을 가능하게 합니다.
특히 UX 업무처럼 비교적 추상적이고 감각적인 요소가 많은 분야일수록, 실질적인 결과물과 프로젝트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문서상 기획만이 아니라 Figma 등의 툴을 활용한 시각화된 결과물, 실제 사용자의 피드백, 제안한 아이디어가 실제로 구현되어 유의미한 지표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사례는 조직 내 인식을 바꾸는 데 매우 유효합니다. 조직 책임자의 눈높이에서 호소가 아니라 쓰일 수 있는 매터리얼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제가 겪은 가장 큰 변화는, 멘토링 활동과 그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집필했던 것이 결정적인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멘토링을 통해 제 경험과 고민을 정리하고 타인에게 전달하는 과정 자체가 저 스스로에게도 ‘전환’의 신호가 되었고, 책이라는 매개는 내부적으로도 제 역할을 다르게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익숙함으로 인해 변화의 시그널을 무디게 만들 수 있는데, 외부적인 메시지가 더해졌을 때 조직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곤 합니다.
멘티님 역시 지금처럼 포트폴리오, 프로젝트 아카이빙, 정리된 자료를 차곡차곡 준비해 두시고, 작은 외부 활동이나 발표, 공유회를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새 면모를 각인시키는 경험을 시도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 결과로 얻게 된 외부 피드백, 혹은 작게라도 미디어나 블로그, 커뮤니티에 노출된 사례들은 내부 설득을 위한 강력한 포인트가 됩니다. 퍼스널 브랜딩까지 논할 필요는 없지만, 유사한 마음가짐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필 타이밍에 대해 고민하신 부분도 매우 현실적인 질문입니다. 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지만, 세 가지 상황을 포착하면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첫째, 진행한 UX 프로젝트가 조직적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을 때입니다. 이때는 팀장이나 리더에게 조심스럽게 ‘이런 업무를 더 맡고 싶다’는 방향성 제시가 가능합니다. 둘째, 조직 재편이나 인사이동 시기입니다. 새로운 리더가 오거나 팀이 개편될 때는 각자의 역할이 재정립되는 시점이므로 이 기회를 활용해 새로운 방향성을 선점할 수 있습니다. 셋째, 신규 서비스나 실험적인 파일럿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입니다. 기존 조직이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방향을 탐색할 때는 본인의 새로운 역량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때론 과감하게 손을 들어야 하고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누려야 합니다.
이러한 타이밍에 ‘정제된 말’이 아니라 ‘준비된 자료’로 어필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좋습니다. 당장의 요구가 아닌, 미래에 대한 제안의 형식으로 “이런 방향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제가 이미 일부 해보고 있는데, 더 확장해 볼 수 있습니다”는 식의 제안은 거부감 없이 흘러들어 갈 수 있습니다. 한 템포 앞서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내부 전환을 준비하면서도 외부와의 연결점을 꾸준히 만들어야 합니다. 저 역시도 내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외부에서의 활동—멘토링, 특강, 블로그 연재, 그리고 책 출간—을 통해 스스로를 정리하고, 또 그 결과물이 내부에서 새로운 인식으로 확산되도록 유도했습니다. 외부의 반응이 내부 판단을 자극하는 장면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는 단순한 ‘인정욕구’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안에서 새 역할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설득 장치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멘티님께서도 본인의 움직임을 기록하고, 일정 수준에서 외부 커뮤니티와 연결되도록 유도한다면 단순히 조직 내부에서 UX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구성원에서, 더 큰 맥락에서 UX에 진지한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결과적으로 조직 내 기회를 선점하는 데도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끝으로, UX 전환을 꿈꾸는 분들이 자주 마주하는 갈등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모든 시도들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라는 자기 의심입니다. 저 역시 그랬고, 지금도 어떤 시도들은 확신보다는 가능성에 의존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감정이나 열정만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지금처럼 신중하게, 전략적으로, 그리고 실질적으로 접근하고 계신 멘티님의 방식은 매우 건강하고 올바른 방향이라는 점입니다.
스포츠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처럼 나의 커리어 플레이가 화려하게 선보여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계절의 변화를 맞아 조금씩 준비하는 나무들처럼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면서 익어갑니다. 즉, 시간이 걸립니다. 일단은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우직해야 합니다. 그래야 기회를 읽는 감각을 체득할 수 있습니다.
UX는 결국 ‘이해’와 ‘설계’를 다루는 직무입니다. 자신의 커리어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도 같은 철학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기획자로서의 역량을 유지하면서도, UXer로서의 역량을 하나씩 더해가는 과정이 곧 멘티님의 차별화된 커리어 자산이 될 것입니다. 이 흐름 속에서 점진적으로 직무가 이동되는 순간, 조직은 이미 멘티님을 새로운 이름으로 부르게 될 것입니다. 그 여정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