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함은 조급함과 다르다, 이걸 깨달아야 한다
취업 때문에 미칠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슴이 타들어 가고, 잠이 오지 않으며, 머릿속은 하얘지고, 밥맛도 없습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모든 게 끝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죠.
하지만 정말, 미치도록 절실한가요?
절실함은 종종 ‘조급함’과 혼동됩니다.
급한 마음, 떨리는 손, 불안한 눈빛.
그러나 진짜 절실한 사람은 그와 다릅니다.
그들은 오히려 덜 흔들립니다.
많은 이들이 말합니다. “정말 미칠 것 같아요.”
하지만 그 말 뒤엔 어쩐지 이상한 여유가 비칩니다.
준비는 철저히 하지만, 정작 지원은 미룹니다.
자기소개서는 다 써놓고 제출 버튼은 누르지 않고,
대표 이메일은 저장해 두고 보내지는 않습니다.
포트폴리오는 점점 더 화려해지지만,
막상 그걸 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절실해요.”라는 말이 들릴수록,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일까요?
그건 절실한 게 아니라,
어쩌면 여유를 부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정말 자신에게 냉정해야 합니다.
불안이 몰려올 때 사람은 종종 ‘준비’라는 이름의 도피처로 도망칩니다.
정작 해야 할 일은 외면하면서 완벽한 준비라는 가상의 방패 뒤에 숨는 것이죠.
진짜 절실한 사람은 그렇게 숨지 않습니다.
그들은 눈치도, 체면도, 자존심도 내려놓고 행동합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어느 순간, 그 큰 겁대가리를 잊고 발부터 나가더군요.
이미 떨어질 걸 알면서도 한 번 지원서를 보내봅니다.
대표에게 보낸 이메일이 읽히지 않을 걸 알면서도 써봅니다.
지원 마감 1분 전까지 고치다가 아쉬움에 제출도 합니다.
마지못해 하는 것과 절실해서 하는 것,
정말 한 끗 차이 본인도 깨닫기 힘듭니다.
그러나 어떤 결과를 얻고 나면 그제야 깨닫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때 절실함은 눈을 뜹니다.
더는 도망칠 곳이 없기 때문이죠.
정말 미칠 것 같다는 말보다, 미쳐서 뭔가를 하게 됩니다.
위험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감수해 가며 말이죠.
사람들은 멘토를 흔히 ‘길을 알려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짜 멘토는 앞으로 갈 것을 다소 재촉하는 사람입니다.
무작정 달리라고 하지는 않지만,
지금 그 자리에 멈춰 있는 게 당신에게 가장 큰 독이라는 걸
계속 일깨워줍니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은 사실
“지금은 아직 아닌 것 같아요.”라는 말의 다른 표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멘토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이 딱 그때예요.”
멘토링은 마음을 다독이는 말뿐만 아니라,
때론 과감하게 등 떠밀어주는 말이어야 합니다.
당신이 머무르고 있는 ‘준비의 방’에서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도와주는 말.
그 말은 어쩌면 이렇게 들릴 것입니다.
이제 그만 준비하세요. 보내세요.
망해도 괜찮아요. 그냥 보내는 게 맞아요.
지금이 아니면, 다음은 더 어려워질 거예요.
절실하지 않은 이들에겐 전혀 와닿지 않을 그 말을.
준비만 하던 사람이 마침내 첫 번째 메일을 보낼 때,
첫 번째 면접을 어설프게라도 해낼 때,
첫 번째 거절을 온몸으로 견뎌낼 때—그제야 그는 절실한 사람이 됩니다.
실패와 떨어짐의 의미를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그 절실함은
자신에게 여유가 없었음을 인정하는 순간 비로소 시작됩니다.
조급한 사람은 말합니다.
“나중에 더 잘할 수 있어요.”
절실한 사람은 말합니다.
“지금, 못해도 해야 해요.”
미칠 것 같다고 말하는 당신,
그렇다면 정말 살아남기 위한 행동은 하고 있나요?
이 질문이,
당신이 숨어 있던 준비의 방을 박차고 나올
작은 깨달음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