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있음에도 잘못하고 있는 줄 알고 마는 현실이 맘 아프다
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시각디자인 전공으로 현재 UX 직무 위주로 이직을 준비 중인 3년 차 현직자입니다. 최근 직무 부트캠프를 마치고 포트폴리오 정리 중 궁금한 점이 생겨 이렇게 질문드립니다. 제가 진행해 온 UX 프로젝트들을 돌아보면, 어떤 경우엔 설문 중심, 어떤 경우엔 인터뷰 중심, 또 어떤 경우엔 경쟁 분석에만 치중했던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리서치 접근을 해왔습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제 포트폴리오 안에서 일관성이 없어 보일 수 있다는 점인데요...! 프로젝트마다 목적이 달라졌기에 방법론도 달라졌다고 생각하지만, 혹시 이런 방식이 UXer로서 부족하게 보일 수 있을까요? 리서치 접근에도 통일된 기준이나 철학이 있어야 할까요? 이직 관점에서 봤을 때 조언을 얻고 싶습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3년 차 UXer로서 이직을 준비 중인 멘티님은, 지금까지 수행한 UX 프로젝트마다 사용자 리서치 접근 방식이 달랐던 점이 포트폴리오에 일관성이 없게 보일까 우려하고 계십니다. 프로젝트별 목적에 따라 설문, 인터뷰, 경쟁 분석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 것은 합리적이었지만, 이직 관점에서 이를 어떻게 보여주는 것이 좋을지 조언을 요청하셨습니다.
모처에서 제공하는 각종 UX 포트폴리오 강의나 세미나를 보면, 마치 모든 프로젝트가 동일한 프로세스를 따라야만 ‘바르게’ UX를 한 것처럼 가르치는 경우도 있는 것을 압니다. 이러니 정형화된 흐름에 익숙해져, 오히려 다양한 리서치 경험을 실제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잘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포트폴리오가 일관성이 부족하다거나 기준이 없어 보일까 의구심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멘티님의 질문 역시 그런 교육 환경에서 비롯된 고민일 수 있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정형화된 프로세스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보다, 문제에 맞게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고 실행할 수 있는 ‘맥락 중심의 사고’가 훨씬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따라서 멘티님이 겪은 고민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실무 감각을 향한 과도기적 불안이라고 생각됩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잘하고 계신 겁니다!
저는 프로젝트마다 사용자 리서치 접근 방식이 달라지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UX의 본질은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며, 그 문제의 성격에 따라 접근법이 달라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특정 기능의 사용성을 검토하는 상황이라면 간단한 설문보다 인터뷰나 사용성 테스트가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반면, 시장에서의 반응이나 경쟁 제품 분석이 핵심인 경우엔 경쟁 분석과 설문이 더 적절할 수도 있지요. 따라서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 것은 오히려 실무적인 역량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융통성 있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고요.
중요한 것은 리서치 방식의 통일성보다도, ‘왜 이 방법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논리적으로 잘 드러나는지입니다. 즉, 포트폴리오에 각 프로젝트별로 “당시의 과제가 어떤 성격이었고, 그래서 어떤 리서치 방식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면 오히려 전략적으로 접근한 UXer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다양한 방법을 썼다는 것보다, 각각의 선택이 맥락에 기반한 결과임을 드러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멘티님처럼 다양한 리서치 방법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경우,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중요한 것은 각기 다른 방식들이 ‘어떻게 문제 해결에 기여했는지’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다채로움 그 자체를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공통된 프레임을 잡아 정리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마다 "문제 정의 – 리서치 목표 – 선택한 리서치 방법 – 인사이트 요약 – 설계 반영"의 흐름을 동일하게 구성하면, 다양한 방식이 쓰였더라도 포트폴리오 자체는 일관된 구조를 유지하게 되어 평가자의 이해를 돕고 신뢰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탄탄한 구조 속에서 다채로움을 어필하는 것이죠.
또한, 본인의 리서치 철학이나 기준을 소개하는 짧은 인트로 페이지를 포트폴리오 서두에 추가해 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리서처를 희망하신다면 가산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저는 프로젝트의 성격과 리소스 상황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리서치 방법을 선택하고자 하며, 핵심은 사용자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실행 가능성 있는 인사이트 도출이라 생각합니다"와 같은 본인의 관점을 명시하는 것이죠. 이러한 선언에 걸맞게 다양한 리서치 경험을 프로젝트마다 적재적소에 녹여냈다면 이러한 철학은 더욱 빛날 것입니다.
현업에서는 모든 프로젝트에 정형화된 리서치 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인하우스 조직의 경우, 시급한 문제 해결을 요구받는 일이 잦기 때문에 이상적인 리서치보다는 실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적의 방법을 택하는 유연성이 더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실제로는 인터뷰 한두 번, 내부 VoC 정리, 로그 데이터 확인 등으로 리서치를 대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리서치 방식에 익숙하고, 프로젝트 성격에 맞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UXer는 현장에서 더욱 선호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멘티님이 경험한 다양한 리서치 접근법은 오히려 실무 친화적인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단, 이 경험이 단순히 방식의 나열로 끝나지 않고 문제 해결의 효과성과 연결되도록 정리되어야 진가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직을 준비하시는 관점에서 보면, 중요한 것은 '다양한 방법을 써봤다'가 아니라 '문제 상황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했다'는 리서처로서의 역량으로 해석해 보여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에서 각기 다른 방법을 사용했더라도 그 이유와 효과가 설득력 있게 설명된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상황에서 리서치를 주도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것은 경력직 지원자로서의 경쟁력이 됩니다.
추가적으로, 지원하는 회사의 UX 조직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약간씩 조정하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예를 들어 리서치 중심 조직이라면 리서치 설계와 인사이트 도출에 좀 더 포커스를, 인터랙션 디자인 중심 조직이라면 리서치가 디자인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강조하는 식으로 말이죠. 당연히 기업 분석이 그만큼 중요하겠죠?
멘티님께서 말씀하신 ‘프로젝트마다 리서치 방식이 다르다’는 점은 전혀 부족하게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실무적인 유연성과 경험의 폭을 보여주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이 일관된 기준과 맥락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것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포트폴리오의 신뢰도와 설득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마지막 조언은, 다양한 리서치 경험을 통해 어떤 인사이트가 유의미했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해보시라는 것입니다. 그 안에서 멘티님만의 UX 철학이 드러날 수 있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사용자를 향한 진정성과 문제 해결에 대한 집요함이 드러나는 UXer는 어떤 조직에서도 호평받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