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UX QNA

실무자 시선에서 ‘잘 된 UX 포폴’이란 어떤 걸까요?

‘잘 만든 문서’가 아니라 ‘맞는 사람처럼 보이는 문서’

by UX민수 ㅡ 변민수
안녕하세요, 저는 시각디자인과 졸업 후 UXer로 커리어 전환을 준비 중인 1년 차 직장인입니다. 퇴근 후 시간을 쪼개 개인 프로젝트도 진행하면서 UX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채워가고 있어요. 그런데 만들다 보면 자꾸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실무에서 UX 포트폴리오를 어떤 시선으로 평가하는지가 가장 궁금합니다. 기획 의도와 문제 해결 흐름이 잘 드러나야 한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실무자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점에서 “이 지원자, 한번 얘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멘토님께서 실제로 포트폴리오를 볼 때 눈에 띄는 포인트나 흔히 빠지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꼭 듣고 싶습니다!


UX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서 ‘이게 맞는 방향일까?’ 하는 고민은 누구나 하게 됩니다. 특히 실무자들은 어떤 시선으로 포트폴리오를 보는지, 그리고 어떤 순간에 ‘이 지원자와 얘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지가 가장 궁금하다는 멘티님의 질문은 취업 준비에서 아주 현실적인 포인트라고 생각됩니다. 이에 대해 실무자의 시각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 무엇인지 중심을 잡아 드리고자 합니다.




취업은 포트폴리오 경진대회가 아니다


가장 먼저 짚고 싶은 것은 UX 포트폴리오를 평가하는 이 무대의 특징은 흡사 ‘경진대회’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즉, 가장 뛰어난 작품을 뽑는 자리도,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제작한 사람이 자동적으로 합격하는 구조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걸 너무나도 많이 착각합니다. 마치 과거시험처럼 장원급제를 겨루는 무대가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합니다. 취업은 상대평가입니다. 실력의 ‘절댓값’보다, ‘상대적인 적합도’가 중요합니다.


실제 채용 과정에서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에 맞는 사람을 찾기 위해 여러 지원자를 비교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최종 2명을 뽑기 위해 마지막 단계에서 6명을 인터뷰했다고 치죠. 단순히 포트폴리오가 1, 2등 수준인 사람을 뽑지 않습니다. 물론 이게 일치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가장 핵심은 그 조직이 현재 직무와 상황에 맞는 사람, 다시 말해 ‘회사와의 거리감’이 가장 적은 사람을 선택한다는 점입니다. 이 거리감이 적다는 건, 우리 조직이 겪는 문제를 이미 비슷하게 다뤄본 경험이 있거나, 사고방식이 유사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순위가 얼마든지 바뀌곤 합니다.




포지션 적합성의 관점


‘잘 된 UX 포트폴리오’란 결과물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지원한 포지션과 잘 맞는 사람’처럼 보이는 포트폴리오입니다. 예를 들어 한 조직은 리서치 중심의 UX 조직일 수 있고, 또 어떤 조직은 UI에 가까운 실무를 원할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회사는 정교한 데이터 기반의 설계가 중요하고, 어떤 회사는 실행력 있는 퍼포먼스를 더 중요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포트폴리오가 아무리 잘 만들어졌어도, 그 회사가 원하는 업무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실무자 입장에서는 ‘잘했는데... 우리와는 결이 다르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잘못 지원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래서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것은 본인의 역량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 회사에서 일하게 된다면 잘 적응할 수 있고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구성입니다.


즉, 연결고리가 핵심입니다.



너무 잘 만든 포트폴리오의 함정


실제로 실무자 입장에서 볼 때, 포트폴리오가 지나치게 ‘완성형’으로 보이면 오히려 경계심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실제 팀워크 없이 혼자 작업한 개인 프로젝트인데도 지나치게 완결된 결과물이거나, 기획, 조사, 디자인까지 모두 혼자서 완벽하게 다룬 포트폴리오는 ‘정말 이 사람이 혼자 했을까?’ 하는 의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또한 무결점의 포트폴리오도 한편으론 매력이 반감하기도 합니다. 전쟁터 같은 변화무쌍한 프로세스 환경을 잘 버틸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들고요. 그만큼 포트폴리오의 완성도보다 진정성과 맥락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취업 포트폴리오에서는 ‘왜 이 문제를 선택했는가’, ‘어떤 맥락에서 이 솔루션을 도출했는가’, ‘이 과정을 통해 본인이 어떤 관점을 가졌는가’가 진짜 핵심입니다. 그 과정이 녹록치 않기에 우여곡절이 있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합니다. 조직은 정답을 원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논리와 태도, 그리고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포트폴리오가 가장 실무자에게 와닿습니다.


전 이것을 ‘현장감’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잘 다듬는 과정에서 이 현장감을 다 훼손합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회사와의 거리감을 좁히는 방법


‘잘 된 포트폴리오’는 결국 회사와의 거리감이 적은 포트폴리오입니다. 이 말은 곧, 회사에서 다루고 있는 도메인, 해결해야 할 문제 유형, 조직 내 UX의 역할에 대해 일정 수준의 이해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커머스 회사에 지원한다면, 단순히 사용성만 다룬 프로젝트보다, 구매 전환이나 정보 탐색의 흐름을 고민한 프로젝트가 더 주목받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의 포트폴리오만으로 모든 회사에 지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회사와 도메인의 특성을 고려해 포트폴리오의 프로젝트 순서를 바꾸거나 일부 내용을 강조/축소하는 방식으로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꼭 새로 만들 필요는 없지만, 읽는 사람이 “아, 이 친구 우리랑 잘 맞겠다”는 확신을 갖게 만드는 디테일이 필요합니다.



실력보다 태도를 보여주는 문서


포트폴리오를 통해 보여줘야 하는 것은 단순한 실력의 증명 그 이상입니다. 저는 포트폴리오를 일종의 대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주제로 이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자료이지, ‘이 사람이 완성형 인재인지’를 따지는 기준은 아닙니다. 오히려 본인이 부족했던 점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어디서 어려움을 느꼈고 어떻게 시도했는지가 더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정답보다 ‘자세’와 ‘사고의 흐름’을 더 신뢰합니다.


예를 들어 협업을 하면서 겪었던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 프로젝트가 예상처럼 흘러가지 않았을 때 어떻게 대응했는지 같은 이야기는 실무 경험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포트폴리오에서 이런 이야기가 짧게라도 담겨 있다면, 실무자는 바로 ‘한번 얘기해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UX 포트폴리오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무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조직과의 접점을 보여주는 증명서, 또는 회사와의 거리감을 줄이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이 회사와 맞닿아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며, 그 중심에는 포트폴리오를 보는 이가 나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진정성과 논리력이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포트폴리오를 통해 평가받는 것은 결과물 퀄리티가 아니라 적합성입니다. 이 점을 꼭 기억하시고, 너무 완벽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보다는 ‘이 회사가 지금 어떤 사람이 필요할지를 기준으로’ 나의 경험을 조율하고 구성하시길 바랍니다. UX 포트폴리오의 핵심은 언제나 ‘잘 만든 문서’가 아니라 ‘맞는 사람처럼 보이는 문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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