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입어보지 않고선 나에게 맞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이제 막 UX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한 25살 취준생입니다. 원래는 영상 관련 전공을 했지만, 프로젝트를 하다 우연히 UX라는 개념을 접했고, 사용자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 너무 흥미롭게 느껴져서 진지하게 전향을 고민하게 됐습니다.
Figma 등 툴도 조금씩 익히고, 관련 서적이나 유튜브 콘텐츠도 찾아보고 있는데요… 막상 공부하다 보니 제가 잘하고 있는 건지, 이 분야가 저랑 진짜 맞는 건지 혼란스러운 순간들이 자주 찾아옵니다. 특히 관련 전공자도 아니고, 포트폴리오나 경력도 없으니 시작 단계에서 오는 불안감이 큰 것 같아요.
멘토님도 UX라는 분야를 처음 접하셨을 때 저처럼 고민한 적 있으셨나요? ‘아, 나는 이 일을 해도 괜찮겠다’라는 확신은 어떤 과정을 통해 생기셨는지도 너무 궁금합니다. 그리고 UX 입문자 입장에서,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어떤 공부나 경험을 먼저 해보면 좋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 질문하신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영상 전공을 하던 중 UX라는 분야를 접하고 진지한 관심이 생겼지만, UX 관련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내가 이 분야에 맞는지, 잘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서지 않아 불안하다는 고민으로 보입니다. 저 역시 처음 UX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는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도 모른 채 흥미만으로 다가섰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공자라고 해도 현업에서 느끼는 UX의 실체는 매우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초입의 혼란은 당연한 감정입니다.
UX는 단기간의 학습으로 전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사용자의 문제를 탐색하고 그 안에서 솔루션을 설계하는 일은 경험과 반복이 전제되어야 하고, 단순히 툴을 익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과정입니다. 때문에 처음엔 이게 내 길인지 판단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도 UX를 진로로 확신한 건 진짜 실무를 겪고 나서였습니다. 선후관계가 어찌 보면 뒤집힌 셈이죠.
저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UX라는 것이 막연했고, 사용자 경험이라는 말조차 정확히 와닿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영상 작업을 하던 시절, ‘왜 이 기능은 이렇게 불편할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그 원인을 고민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UX란 분야에 대해 듣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진로를 고민하며 이론도 공부하고 툴도 익혔지만, 결국 저에게 확신을 준 건 실무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대학원 시절 산학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과 협업하는 경험을 하면서, 이 일이 단지 '사용자 친화적'이라는 개념을 넘어 실제 비즈니스와 맞물려 작동한다는 사실을 체감했고, 그때부터 ‘아, 이 일을 해도 괜찮겠구나’라는 확신이 조금씩 생겼습니다. 저는 순수 디자인(d) 역할과 역량에는 사실 자신이 없었거든요. 입사 이후 인하우스 UXer로 일하면서는 오히려 더 많은 현실적 문제들과 부딪히며, 그 복잡성과 중요성을 몸소 느꼈고요.
UX는 겉으로 보기에는 정답이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항상 다르게 접근하고 협업하며 조율하는 직무입니다. 따라서 짧은 공부나 실습만으로 이 일이 나에게 맞는지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3개월이라도 실무에 몸담아보는 것이 훨씬 큰 인사이트를 줄 수 있습니다.
디자인(d) 전공이 아니라는 점에서 불안감을 느끼시는 건 충분히 이해되지만, 사실 UX는 디자인(d) 감각 하나만으로 정의되는 직무가 결코 아닙니다. 이것은 큰 오해 중 하나입니다.
심리학, 인문학, 경영, 영상 등 여러 전공 출신자들이 협업 UXer로 일하고 있으며, 그 다양성이 오히려 팀 안에서는 시너지를 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시각디자인 전공자였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리서치, 전략,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디자인(d) 전공자들은 본인들도 비전공자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과연 비전공이란 개념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툴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잘 다루는 것이 경쟁력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이 UX 전체를 아우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는 ‘무엇을 잘 못한다’는 부담보다는, 사용자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태도와 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를 설계해 보는 실질적인 연습이 더 중요합니다. 포트폴리오가 아직 없다면, 꼭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도 ‘어떤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가’를 중심으로 자신의 사고 흐름을 정리해 보세요.
처음부터 아름드리나무는 없습니다. 작은 씨앗부터 점점 성장해 나아가는 것이며, 그 여정이 곧 커리어입니다. 그러니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입니다.
처음에는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며 전체 지형도를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념 중심의 책이나 강의도 좋지만, 실무자들의 인터뷰나 케이스 스터디를 많이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프로젝트 중심으로 설계된 UX 부트캠프나 커뮤니티를 통해 짧은 실습 프로젝트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만의 문제의식’을 찾아 그걸 UX 방식으로 풀어보려는 연습입니다.
예를 들어, 평소 불편하게 느꼈던 웹사이트나 앱을 하나 정해서, 그 문제를 사용자 입장에서 분석하고 개선 아이디어를 제안해 보는 식의 개인 프로젝트를 시도해 보세요. 그것이 하나의 포트폴리오가 될 수도 있고, 나와 UX의 궁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유의미한 경험이 됩니다.
UX는 정답이 없는 직무이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자기 확신을 갖기 어려워합니다. 저 또한 학부 때는 UX를 진로로 정하지 조차도 않았고, 시간이 흐르며 점점 UX 쪽으로 흘러온 케이스입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탐색과 실험이 있었고, 어느 길이 정답이 될지는 나중에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UX가 정말 내 일인지 아닌지보다, ‘나는 어떤 사용자 문제에 관심이 있는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떤 사고와 접근을 해봤는가’를 중심으로 방향을 잡아가시면 좋겠습니다. 스스로의 감각을 믿고, 무엇이든 작은 프로젝트라도 시도해 보세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확신이 따라올 것입니다.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불안할 때는 방향보다 '속도'를 줄이고, '방향성 있는 탐색'을 하시면 됩니다.
와닿지 않으시겠지만, 확신을 갖고 시작할 수 있는 일은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확신을 갖고 시작한 만큼 그 확신에 금이 가며 실망할 확률도 그만큼 커집니다. 그러니 일은 확신을 밑거름으로 시작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반대로 일을 해가며 확신을 얻고 키워가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커리어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포기하지 말고 조금씩 꾸준히 해보세요. 어느새 UX라는 분야가 낯설지 않은 시점이 올 겁니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다시 이야기 나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