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의 거리라는 ‘한 끗 차이’
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현재 4학년 졸업을 앞두고 UXer를 목표로 취업 준비 중인 시각디자인 전공자입니다. 졸업 전까지 공모전이나 산학 프로젝트를 통해 UX 관련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쌓아왔고, 툴도 어느 정도 익숙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문제는 요즘 취업시장이 정말 치열하다는 점입니다.
주변 친구들도 다들 비슷한 스펙과 비슷한 유형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고, 채용 공고도 점점 상향평준화되다 보니 “나는 무엇이 다르지?”라는 고민에 빠졌어요. 면접에서 제 차별점을 묻는 질문이 나오면 늘 말문이 막히고요…
멘토님 책을 읽으며 ‘자신만의 관점’이 중요하다는 말씀에 공감했지만, 그 관점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멘토님은 신입 시절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브랜딩 하고 차별화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신입 UXer가 수많은 지원자 속에서 눈에 띄기 위해, 지금부터 어떤 관점과 준비가 필요한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며 UXer로 취업을 준비 중인 멘티님은 공모전과 산학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을 쌓아왔고, 툴 사용에도 익숙하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요즘 치열해진 UX 채용 환경 속에서 나만의 차별점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막막하다고 느끼고 계시네요. 특히 면접에서 ‘당신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막히는 일이 잦고, ‘자신만의 관점’이 중요하다는 말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표현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계십니다. 이와 관련해 멘토의 신입 시절 경험과 지금 시점에서의 준비 방향에 대해 조언을 요청하셨습니다.
제가 신입 시절에 가장 크게 깨달은 건 ‘차별화는 실력의 우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적합성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흔히 오해하는 것이 내가 더 많이 알고 더 잘하면 차별화가 될 것이라는 믿음인데요, 실제로는 그게 아니라는 걸 빨리 깨달아야 합니다. 내가 실력이 늘면, 그 위에 있는 실력자는 또 있기 마련입니다. 실력 경쟁에서 1등과 2등의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그게 채용 당락을 좌우하는 본질적 차이는 아닙니다.
정작 중요한 건 ‘해당 회사와 포지션에 내가 얼마나 맞닿아 있느냐’입니다. 이른바 적합성의 문제죠. 결국은 같은 스펙, 같은 실력을 가진 지원자들 사이에서 조직이 선택하는 기준은 “이 사람이 우리 조직의 문제를 잘 이해하고, 이 맥락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차별점은 누가 더 뛰어난가 가 아니라, 누가 더 잘 어울리는가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 ‘잘 어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한 끗 차이’입니다.
‘한 끗 차이’는 결국 내가 얼마나 해당 포지션을 향해 정렬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디테일에서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같은 UX 프로젝트라도 어떤 사용자의 니즈를 어떻게 정의했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풀었는지를 서술할 때, 그 프로젝트와 내가 지원하는 회사가 닿아 있는지까지 고민한 흔적이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실력은 기본이고, 적합성은 그 실력을 어느 맥락에서 어떻게 녹였느냐로 판단됩니다.
저도 신입 시절에 '내가 한 경험'이 아니라 '내가 어떤 생각으로 그것을 했는가'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습니다. 실제로 산학 프로젝트에서 Confidential 이슈가 있었지만, 면접관 모두가 이를 알고 있는 분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 숨겨가며 의도적인 발표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저만 이렇게 했는데, 어떻게 보면 짜고 치는 것 같은 형국이었죠.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조심스러운 태도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피드백을 현장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중요한 건 얼마나 보여주느냐보다, 어떤 관점과 자세로 대하고 바라보고 있느냐이며, 그것이 조직과 포지션을 향하는지가 핵심입니다.
많은 취준생들이 브랜딩이라는 단어에 압도되어 본인의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꾸미는’ 데에 집중하지만, 실상 차별화된 인상은 ‘관점’에서 만들어집니다. 무엇을 잘한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저는 사용자의 무의식적인 맥락을 포착해 설계에 반영하려고 합니다”, “저는 협업 과정에서 의견 충돌을 디테일하게 설계 관점으로 번역해 낸 경험이 있습니다” 같은 말은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서사입니다.
결국 브랜딩이란 외적인 차별화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일하는 방식이 이 회사와 얼마나 맞는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그게 구체적인 관점으로 표현되고, 그것이 반복적으로 드러나게 구성되어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한 차별성이 됩니다.
UX는 방법론을 안다고 실무를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방법론을 몰라도 문제를 잘 정의하고 맥락에 맞게 풀어낼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어떤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입니다. 그리고 그 문제는 내가 얼마나 그 회사의 현재 상황과 니즈를 읽고 있느냐에서 출발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커머스 분야의 기업에 지원한다면, 프로젝트 중에 커머스와 관련된 경험이 단 하나라도 있다면 그것을 그 회사의 비즈니스와 어떤 지점에서 연관 지을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 연관 지점이 한 문장으로라도 명확히 설명된다면, 그 순간 차별점이 생깁니다. 실력의 경쟁이 아닌 시선과 방향성의 경쟁이기 때문입니다.
면접에서 ‘당신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은 결국 “당신이 왜 우리와 잘 맞는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입니다. 그래서 실력을 나열하기보다는 ‘관점’을 응축해서 말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문제를 정의할 때 ‘사용자 니즈’보다 ‘사용자 맥락’을 우선적으로 관찰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보이는 불편보다는, 사용자의 상황 안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행동에 주목해 디자인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이런 식의 설명에 나만의 사례를 덧붙이게 되면 평범한 프로젝트를 특별하게 보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포인트는 무언가를 더 배웠다는 식의 ‘추가된 스펙’이 아니라, ‘다르게 해석했다’는 점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나의 서사가 관건입니다. 그게 바로 실력과 적합성의 간극을 좁히는 ‘한 끗 차이’입니다.
신입 UXer의 경쟁력은 결국 실력의 크기보다는 맥락에 맞는 설계 능력과, 자신만의 시선을 일관되게 표현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차별화란, 누구보다 잘해서 얻는 것이라기보다는, 누구보다 잘 어울려서 선택받는 것입니다. 경쟁력에 관한 세계관의 전환이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지금부터는 새로운 걸 더 하기보다, 해온 경험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식으로 재해석할지를 고민해 보시길 권합니다. 관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지만, 내가 어떤 방향의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를 의식적으로 정리하고 표현하다 보면 분명 그 ‘한 끗 차이’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조만간 꼭 원하는 곳에서 연락을 받게 되시길 응원합니다. 언제든지 또 질문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