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3학년 2학기를 앞두고 UXer로 취업을 준비 중인 디자인학과 재학생입니다. 최근부터 본격적으로 이력서와 자소서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경력이 거의 없다 보니 프로젝트 경험이나 툴 역량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특히 사용 툴(Figma 등)과 참여 프로젝트(교내 과제 중심)를 적을 때 어느 정도 깊이로 적어야 보는 사람이 “이 친구 뭐 했구나”라고 느낄지 감이 잘 안 와요. 멘토님은 신입 이력서를 쓰실 때 꼭 포함했으면 하는 요소나 피해야 할 실수 같은 게 있을까요? 멘토님의 책을 읽으며 용기 내 질문 남깁니다!
➥ UXer로 취업을 준비 중인 멘티님께서 이력서에 사용할 툴 역량이나 교내 프로젝트 경험을 어느 수준까지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지, 그리고 신입 UXer가 이력서를 작성할 때 반드시 포함해야 할 요소나 피해야 할 실수는 무엇인지 질문 주셨습니다.
가장 쉽고 간단하게는 말하자면, 툴의 ‘숙련도’까지 표현해 주면 딱 적당하고 좋습니다. 그러나 더 나아가 조언을 해보자면, 신입 이력서에서 툴(Figma 등)과 프로젝트 경험을 언급할 때 중요한 것은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사고 과정을 거쳐’, ‘어떤 결과를 도출했는가’를 짧더라도 명확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용 툴에 대한 설명은 간단하게 해도 좋은데, UX 포트폴리오 뒤에 이어질 내용에서 그러한 툴 사용의 흔적과 역량까지도 보였을 때 이러한 기재 내용이 힘을 받는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함입니다.
왜 이런 조언을 하느냐면, 아무래도 경력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룰 내용의 양이 빈약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왜 그렇게 했는가’와 ‘그 결과 무엇이 개선되었는가’입니다. 과정 중심으로 풀어낼수록 보는 이로 하여금 “이 친구가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풀어나가는지를 알 수 있구나”라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경력이 부족한 신입이라면 다음과 같은 요소는 반드시 담아야 합니다.
첫째,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합니다. 흔히 ‘기여도(Contribution)’라고 합니다. 저는 자세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이는 결과물보다 중요한 항목으로, 혼자 한 것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중심이었던 순간이나 판단했던 지점들을 명확히 기술해야 합니다.
둘째, 툴의 사용 경험은 너무 기술 스펙처럼 나열하기보다 ‘무엇을 하기 위해 어떤 툴을 사용했는지’의 흐름 속에 녹여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Figma를 사용해 팀 프로젝트의 프로토타입 제작"을 했다고만 읽히기보단, "Figma로 사용자 시나리오에 기반한 Low Fidelity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이를 통해 UT를 진행하여 UI 흐름을 개선"해봤는지 구체적인 사용 행태와 숙련도가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디자인 결과물이 아닌 사고 과정, 즉 리서치-분석-정의-아이디어 도출-프로토타입-피드백 루틴을 반복한 흔적을 보여주면 좋습니다. 교과서적인 틀이라도 좋으니 실제 적용하려 애쓴 과정이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핵심은 무비판적으로 UXer 본위와 주관으로 임하지 않고 최대한 객관화하려 한 흔적을 잔뜩 보여주는 것에 있습니다.
많은 신입 이력서나 포트폴리오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실수 중 하나는, 지나치게 비주얼에 집중해 정보 전달이 어려워지는 경우입니다. 물론 디자이너(d)로서 시각적으로 돋보이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를 ‘빠르고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소제목이나 레이아웃이 일관되지 않거나 불필요한 장식 요소로 인해 평가자가 흐름을 잃는 상황은 피해야 합니다. 제가 실제로 본 포트폴리오 중에는 내용이 충분하고 의미 있는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구성이나 가독성 문제로 인해 “이 친구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거지?”라는 의문이 먼저 들었던 경우가 있습니다.
신입의 경우 특히 이력서나 포트폴리오에서 ‘읽히는 문서’를 만드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왜냐? 면접관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문서를 보는 과정에서 지치고 기억이 희미해집니다. 근데 신기하게도 그런 가운데 끝까지 계속 기억이 되는 인물과 문서가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저는 이게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답니다. 원인은 간단합니다. 보는 사람을 배려한 흔적과 효과가 나타난 결과인 셈입니다.
신입의 경우 대부분 교내 과제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됩니다. 이럴 때 중요한 전략은 ‘지원하는 회사와 어떻게 접점을 찾을 것인가’입니다. 보통 내를 중심에 둔 세계관으로 나를 집대성하려 합니다. 틀린 접근은 아니지만 경쟁력 있는 접근이 되기엔 부족합니다.
예를 들어 VR 관련 프로젝트를 했다면, VR에 관심이 없는 기업에는 이를 앞세우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디지털 헬스케어나 차량 UX 분야에 지원할 예정이라면 해당 도메인과 간접적이라도 연결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워야 하며, 필요하다면 프로젝트의 포커스를 보완하거나 재편집하는 것이 좋습니다.
순서는 별로 유의미한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면접관도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첫인상에서 회사와 포지션과 가까운지 먼지를 은연중에 떠올리기 마련이라 이런 작은 차이도 당락을 좌우하는데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실무 경험이 부족한 신입에게 있어서 포트폴리오는 단순한 결과물보다 ‘회사에 적합한 사람인가’를 가늠하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회사에 더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담아내는 게 핵심입니다.
결론적으로 신입 UXer로서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회사와의 거리가 가깝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에 있습니다. 또한 나라는 지원자의 적합성 판단을 돕기 위해, 프로젝트의 규모나 네임벨류보다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방식으로 해결했는지’를 나의 관점과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면접관 판단을 돕지 않는 문서는 아무리 잘 만들었다 하더라도 끝내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는 신입 UXer에게서 대단한 것을 보지 않습니다. 상투적인 말 같겠지만 가능성을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업무 외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 협업 태도, 정리력 등도 문서에서 보이는 만큼 채용자는 그런 부분을 예민하게 살핍니다. 우리 회사에 당장 들어와서 잘 적응하고 최대한 오래 일할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고민이 깊으셨을 텐데 질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든 또 궁금한 점 있으시면 편하게 물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