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포트폴리오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잊지 마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28살 UX 분야 준비생입니다. 디자인(d)을 전공했고 졸업 이후 줄곧 UX 분야로 취업을 준비해 왔어요. 그동안 UX 부트캠프에도 참여하고, 개인 프로젝트도 꾸준히 하면서 포트폴리오를 4번이나 갈아엎었어요. 그만큼 많이 고민했고, UX 프로세스나 사용자 중심 사고도 나름 잘 녹여낸 것 같아요.
그런데 문제는… 결과가 없다는 겁니다. 서류는 통과가 안 되고, 면접도 못 가보니까 점점 “내가 잘못된 방식으로만 준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하루 종일 포트폴리오만 붙잡고 있는데, 이게 과연 의미 있는 시간일까요?
포폴은 열심히 고치고 있지만 정작 현업에서 어떤 문제 해결 경험이 중요한지, 실무자가 어떤 사람을 뽑고 싶은지에 대한 감각은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에요. 요즘은 “포트폴리오만 잘 만들면 된다”는 말 자체가 덫처럼 느껴집니다.
멘토님이라면 지금 제 상황에서 어떤 방향으로 다시 점검해 보셨을까요? 포트폴리오 외에 ‘진짜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있다면 조언 부탁드릴게요.
➥ 멘티님은 현재 포트폴리오 작업을 주력하고 계신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할지, 혹은 취업준비를 위해 더 어떤 활동이나 준비가 필요한지에 대한 방향성을 고민하고 계신 것으로 보이네요. 이에 대해, 현업 UXer로서의 경험과 시각을 바탕으로 조목조목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포트폴리오는 UX 취업 준비에서 핵심 무기임은 분명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실전에서 부족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포트폴리오는 기본 요건일 뿐이고, 지원자가 해당 직무에 대해 얼마나 실질적인 감각과 경험을 갖고 있는지가 최종 당락을 결정짓는 핵심 포인트입니다.
이를 직무 전문성과 직무 적합성으로 저는 구분합니다. 포트폴리오의 우월함은 직무 전문성과 매칭됩니다. 그러나 직무 적합성은 현 포지션이 찾고 있는 사람과 얼마나 FIT이 맞는지의 여부에 대응됩니다. 차이는 직무 전문성은 절대평가고, 직무 적합성은 상대평가란 점입니다. 뭐가 더 중요할까요? 다 중요합니다. 당락은 어디서 결정될까요? 저는 직무 적합성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 전형에서 포트폴리오 1등을 해도 취업을 못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회사는 조건에 부합하고 그들이 그리던 사람에 가장 가까운 사람을 뽑는 것이고 이것이 취업의 논리이자 게임의 룰입니다. 이걸 간과하게 되면 멘티님처럼 포트폴리오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죠.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수많은 포트폴리오 리뷰어들이 멘토를 가장해 돈을 버는데 급급하다 보니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했기 때문이라 저는 봅니다. 그리고 불안을 가중시켜 계속해서 이러한 시장에 유입되게끔 만든 시스템도 한몫을 하죠.
현업에서는 UX를 정형화된 방법론으로만 수행하지 않으며, 실무에서는 늘 시간 부족과 협업 이슈로 인해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다듬는 동시에, 실무 감각을 체득할 수 있는 다른 경로를 반드시 고려해보셔야 합니다.
또한 전형에는 포트폴리오만 제출하지 않습니다. 이력서와 자소서 등도 있죠. 이들도 기능을 한다는 점을 간화 해선 안됩니다. 특히 서류 탈락은 이 둘의 미진함에 의한 결과일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나 대기업 전형으로 갈수록 HR이 1차적으로 필터링을 하게 될 텐데, 그들은 UX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볼 줄도 모릅니다. 그럼 무엇으로 서류 통과를 시킬 것이며, 왜 이름이 서류 전형일까요?
UX는 ‘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분야입니다. 이론과 방법론은 익힐 수 있지만, 그것을 실제 문제에 적용해 보고, 조직 내에서 커뮤니케이션하며, 제약 속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경험은 실무를 해보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에이전시처럼 다양한 프로젝트를 빠르게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은 취준생에게 실전 감각을 키우는 데 매우 유익합니다.
제 경우도 대학원 산학 프로젝트를 통해 현업 감각을 익히고, 그것이 향후 취업에 결정적인 발판이 되었습니다. 교육, 학원, 컨퍼런스 등도 도움이 되지만, 실무를 통한 몸으로 익히는 경험은 그 어떤 준비보다 강력합니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 직무 적합성을 고양시켜 주는 활동들임을 나중에서야 깨달을 수 있었답니다. 자의든 타의든 직무 적합성이 높아져야 회사가 눈여겨본다는 점이 취업의 핵심입니다.
하나의 UX 포트폴리오에 대한 회사의 평가가 극과 극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요?
UX 포트폴리오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보는 사람이 관심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지원하는 회사, 심지어 지원 부서에 따라 관심 분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UX 포트폴리오도 전략적으로 편집되어야 합니다. VR이나 특정 도메인 중심의 프로젝트가 있다면, 그것이 해당 기업의 현재 사업과 어떻게 접점이 있는지 명확하게 드러나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소용이 없습니다. 단순히 좋은 프로젝트를 나열하는 것보다, 해당 회사가 "왜 이 사람을 뽑아야 하는가"를 느낄 수 있도록 맥락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가장 지양해야 할 점은, 하나의 UX 포트폴리오로 여러 회사를 난사하듯이 지원하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난사입니다. 여러 이성에게 좋다고 고백하는 것과 같아요. 상대방은 왜 나를 좋아하는지, 왜 나인지 궁금해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 아닐까요? 회사가 원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준비된 모습입니다.
그러나 준비만으로는 끝이 없습니다. 이렇게 설명을 하면 더 크고 웅장한 준비에 목을 매려는 모습도 보곤 하는데, 제가 원하는 건 그런 모습이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오히려 준비가 부족한 게 아닌, 실전에 나설 타이밍이 온 것이라고 보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조급증이나 열등감 같은 감정에 사로잡히기보다는, 작더라도 실제 UX 일을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무리 방법론을 익혀도, 실전에서는 다른 사람이 이미 정의해 놓은 문제를 풀어야 하고, 타 부서와의 협업 속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며, 제한된 리소스 안에서 결과를 내야 하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이것이 바로 ‘현업 감각’입니다. 이 감각은 짧은 시간 안에도 얻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작은 조직에서의 경험도 매우 의미 있고, 오히려 그것이 진로를 더 분명하게 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게 있으면 회사는 현업 경험이 있기에 가깝다고 느낄 소지도 높아집니다. 당연히 얻어야 하는 덕목이겠죠? UX 포트폴리오란 어쩌면 이걸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문서에 불과합니다.
또한 어렵지만 실무 경험을 하면서도 취업 준비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 3일 인턴이나 계약직처럼 시간 배분이 유연한 포지션을 고려하면, 포트폴리오 다듬기나 지원서 작업도 병행 가능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병행했던 경험이 향후 인터뷰나 서류 심사에서도 좋은 인상으로 작용합니다. 단기적인 실적보다는, 본인이 어떤 흐름 속에서 준비하고 성장하고 있는지 스토리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회사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연습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UX 포트폴리오는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현업에서의 준비가 완성됐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UX 포트폴리오를 무기로 실전에 나설 타이밍입니다. 실제 일을 해보고 그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점검하고, UX 포트폴리오도 계속 다듬어 나가면서 전략적으로 준비하신다면, 훨씬 빠르게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UX는 결국 '경험'의 직무입니다. 그래서 ‘준비’보다 ‘경험’이 더 중요합니다. 지금이 그 한 발을 내딛기에 가장 좋은 시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필요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질문 주세요. 늘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