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생명공학을 전공한 26살 대학생입니다. 실험과 데이터 중심의 전공 수업을 따라가며, 문득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그 사람에게 더 잘 맞는 무언가를 설계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UX이라는 분야를 알게 되었고, 지금은 이쪽 진로로 마음이 크게 기울어 있는 상태입니다.
요즘 Figma 같은 툴을 익히고, 사용자 인터뷰 관련 스터디에도 참여하고 있지만, 자꾸만 제 전공과 UX가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에 고민이 깊어집니다. 특히 자소서나 면접에서 "왜 생명공학 전공자가 UX를 하려 하느냐"는 질문이 나올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말문이 막혀요.
사실 저는 실험 데이터를 정리하고 구조화하면서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고, 거기서 디자인(D)이라는 연결고리를 찾았어요. 하지만 이런 흐름이 채용자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멘토님이라면 저 같은 비디자인(d) 전공자가 UX 커리어를 설계할 때 어떤 식으로 ‘전공’을 자산으로 전환하셨을까요? 포트폴리오 외에 어떤 스토리나 경험이 더 중요한지도 궁금합니다.
책에서 “UX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함께 고민할수록 풍부해진다”는 문장을 보고 저 같은 전공자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용기를 냈어요. 현실적인 조언, 부탁드려도 될까요?
➥ 생명공학 전공으로 UXer를 지망하는 점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이 되셨을 것 같습니다. 제가 드릴 답변의 핵심은, "전공보다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는 말로는 쉬워 보일 수 있지만, 현업에서 다양한 배경의 동료들을 만나본 저의 실제 경험에서도 확실하게 느낀 사실입니다.
UX 분야는 애초에 다학제적인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심리학, 공학, 경영학 등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융합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생명공학이라는 전공도 UX로의 진입에 있어 결코 불리한 조건이 아닙니다. 오히려 해당 전공을 바탕으로 한 도메인 전문성과 논리적인 문제 해결 능력은 UX 리서치, 헬스케어나 바이오 관련 제품 설계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전공을 했는지가 아니라, 지금까지 무엇을 경험했고 어떤 관점으로 UX라는 분야를 바라보고 있는지입니다. 생명공학을 공부하며 경험한 실험 설계, 데이터 해석, 논리적인 사고방식 등은 사용자 조사와 문제정의 단계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명공학 실험에서 반복된 실증적 접근은 사용자 테스트에서의 가설 검증과 맞닿아 있고, 복잡한 바이오 데이터를 해석하는 능력은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연결고리를 포트폴리오나 자기소개서에서 분명히 짚고 간다면, 평가자 입장에서도 단순한 전공 전환이 아닌 ‘적절한 방향 전환’으로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UX 리서처로서는 오히려 디자인(d) 전공자들보다 우위일 수도 있답니다. 그러니까 일반론으로 자신을 바라봐선 안됩니다. 나의 UX 분야 목표와 목적만을 보시고 앞으로 길을 가셔야 합니다.
UX라는 분야는 공부보다 실무 경험이 중요한 특성을 가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기관이나 이론 학습도 의미 있지만, 가능한 한 빠르게 실제 프로젝트나 인턴, 프리랜서라도 실무에 발을 담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어떤 조직에서는 UX가 리서치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어떤 조직은 디자인(d) 중심이기도 하고, 또 어떤 곳은 기획 중심이기도 합니다. 디자인(D)과의 접점을 느끼셨다는 점이 고무적이며, 이렇게 되면 스스로 이미 방향성의 중요한 축을 이해하고 계시다는 것으로 저는 느껴집니다.
또 생명공학이라는 백그라운드를 무기 삼아 리서치 기반의 UX 직무에 초점을 맞추거나, 헬스케어 등 특정 도메인에 대한 전문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경로를 설정하시면 설득력은 훨씬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왜 UX인가?"보다 "왜 나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좀 더 명확하게 답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 회사라면 오히려 생명공학 비전공자에게 눈길이 안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분야만큼 도메인도 잘 선택해 보셨음 합니다.
UX 포트폴리오를 준비하실 때는 생명공학 전공자라는 점을 감추지 마시고, 그 경험을 UX라는 렌즈로 어떻게 재해석했는지를 중심으로 구성하셔야 합니다. 단순히 결과물 위주로 나열하기보다는, 어떤 문제를 정의했고 어떤 접근 방식으로 해결했으며, 생명공학적인 사고가 어떤 방식으로 UX 과정에 녹아들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면 좋습니다.
또한 회사의 입장에서 "왜 이 사람을 뽑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생각하며 스토리라인을 구성하셔야 합니다. 기존 UXer들과 차별화되는 배경, 문제 해결력, 도메인에 대한 이해도 등은 분명히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남과 같아지려고 하시면 경쟁력이 상실됩니다. 보편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나의 특수성을 특정 회사의 역량을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한다면 굉장히 유리한 고지에 이미 서 계신 상황으로 반전시킬 수 있습니다.
UXer로의 진입 장벽이 높게 느껴질 수는 있으나 꼭 조직의 정문 즉, 공채로만 들어갈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회사에서의 인턴 경험이나 스타트업과의 프로젝트도 경력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UX 실무자들이 비정형적인 경로를 통해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오히려 그런 경험이 조직 내에서의 다면적인 사고나 문제 해결 능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정규 UX 교육 이수나 대학원 진학도 방법이 될 수 있지만, 필수적인 코스는 아닙니다. 그걸 한다고 해서 더 유리하고, 안 했다고 해서 불리한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경험을 어떻게 UX 관점의 언어로 잘 풀어내느냐이고, 이를 실무에 녹일 수 있음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회사 입장에서 필요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서게끔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러려면 나 자신을 실제 현장에 많이 놓고 이렇게 저렇게 살펴본 사람이 더 유리하겠죠?
정리하자면, 생명공학이라는 전공은 UX로의 전환에 있어 결코 설득력이 부족한 배경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이 본인의 관점과 문제 해결 능력을 차별화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차별성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식으로 보여야 합니다. 방법론 측면의 지식의 우위를 보여주고나 도메인 관점에서 장점으로 어필이 되는 등 연결고리를 찾아야만 합니다.
UX 포트폴리오에서의 해석, 인터뷰에서의 스토리텔링, 진로 선택의 맥락까지 모두 일관성 있게 이어진다면, 충분히 평가자에게 납득을 줄 수 있는 진로 전환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금의 질문 자체가 이미 UX에 대한 관심과 진지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저는 오히려 가능성을 더 크게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