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UX QNA

UX 그만둔 지 2년… 제가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요?

by UX민수 ㅡ 변민수
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UXer로 일하다 2년 전 개인 사정으로 일을 그만두고 다른 직무에서 일해온 30대 초반 직장인입니다. 처음 UX를 시작할 땐 정말 설렘과 열정이 컸고, 작은 스타트업에서나마 사용자 조사부터 화면 설계까지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여러 이유로 그만두게 되었고, 어느덧 시간이 이렇게 흘러버렸네요.

최근 들어 다시 UX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간절해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손을 다시 대려니, 트렌드는 이미 빠르게 지나가 있고, 현업에 있는 분들과 비교해 너무 뒤처진 것 같다는 생각에 용기가 나질 않아요. 새로운 툴이나 AI, 낯선 프로세스, UX 포트폴리오 제작 방식도 제가 알던 것과 많이 달라져 있는 것 같더라고요.

UX 포트폴리오를 다시 준비하고 있지만, 이 공백 기간과 이전 경력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도 막막합니다. 멘토님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커리어를 재설계하시겠어요? UX를 '다시 시작하는 사람'으로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려면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요?

멘토님의 책에서 “커리어 피봇팅” 파트를 읽고, 마음 한편에서 희망을 되살리고 있어요. 이 길을 완전히 놓지 않아도 될지, 다시 손을 내밀어도 괜찮을지... 솔직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 UX 업계를 떠난 지 2년이 지나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고민을 주셨습니다. 단절된 시간만큼이나 현업과의 거리감, 역량에 대한 불안, 그리고 재진입 시의 현실적인 장벽 등에 대해 염려하고 계신 듯합니다. UX 직무 특성상 실무와 밀접한 감각이 중요하기에, 2년의 공백은 분명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공백이 반드시 단점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공백 기간에 대한 시선


UX 커리어에서 공백은 종종 ‘실무 감각의 단절’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사유에서 비롯되었는지, 그 시간 동안 어떤 생각과 준비를 해왔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저 역시도 첫 직장을 서른에 시작했고, UX 분야에 오기까지 진로 탐색과 시행착오를 겪은 시간이 길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의 고민과 경험이 결국 지금의 저를 만든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을 당장 투입해서 쓸 수 있는가’이지, 과거의 공백 그 자체는 아닙니다. 따라서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왜 UX로 다시 돌아오려 하는지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설득력 있게 구성되어야 합니다. 단순한 사유 나열이 아니라, 그 시간을 통해 무엇을 성찰했고 어떤 역량을 되짚어봤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없는데 거짓말을 하라는 게 아니라, 플러스거리가 없더라도 마이너스도 만들진 말자는 전략인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 저도 진실이 궁금하신 합니다. 그리고 연관성이 있는 업무로의 전향이셨다면 독이 아니라 득이 될 수도 있답니다.



재진입을 위한 전략적 선택


현실적으로 보면 대기업 UX 직무는 경력직 중심이고, 신입 혹은 경력 재진입자의 경우 좁은 문인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포화 상태라 그렇고, 인력 노후화도 내부적으론 심각한 문제입니다. 상황이 이렇기에 일단은 지금의 나로도 충분할 조건의 회사에서 다시 실무를 경험해 보며 예열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마뜩잖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중고신입이라고 보기에도 어렵기 때문이죠. 괜히 연봉 낮추게 되면 이후 올리긴 훨씬 어려울 것도 같으니 망설여지실 겁니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다면, 지금부터의 공백은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게 더 큰 방어라고 생각합니다.


3개월이든 6개월이든 가벼운 마음으로 몸을 담고 다시 실무 감각을 회복하는 게 그래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UX는 교과서로 익힐 수 없는, ‘몸으로 겪어야 아는’ 직무라는 점 알고 계실 겁니다. 준비만으로 완성되지 않고,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이 생겨나는 영역이기에 역설적으로 실무 복귀가 가장 빠른 리트레닝 방법 같기에 조언합니다.


그리고 실무자이셨기 때문에 그만큼 회복도 빠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자신을 믿고 새로운 배움에 길에 뛰어드셨음 해요. 저도 이게 참 어려운 일이긴 한데, 꼭 발등에 불이 떨어져선 하곤 했기에 그전에 스스로 움직이는 게 뭐든 가장 빠른 전략 같다는 생각입니다.


한편, 툴이나 방법론 중심의 교육에만 몰입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학원이나 교육기관의 UX 커리큘럼은 잘 아시겠지만, 실제 업무와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회사마다 UX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고, 같은 조직 내에서도 역할과 기대가 다르기 때문에, 공부보다는 직접 경험이 훨씬 더 큽니다.



UX 포트폴리오와 실무 감각 회복


다시 UX 업계로 돌아가려면 아무래도 UX 포트폴리오가 관건입니다.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하더라도, 최근 관점에서 다시 정리하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존 프로젝트를 다시 손보는 것이 아니라고 저는 봅니다. 저는 이것을 ‘현장감’이라고 하는데, 그 당시에 했던 프로젝트는 그 당시에 했던 느낌이 들어야 정상입니다.


그러니 핵심은 공백기가 있었음에도 아직 건재함을 보여주며 동시에 신선한 최신 프로젝트가 필요할 것 같아요. 결국은 사이드 프로젝트, 개인 프로젝트가 될 것 같네요. 시간이 허락한다면 공백 기간이 늘어나는 상황일 경우 이러한 준비를 하면 조금은 조급함을 달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내가 어떤 문제를 어떻게 정의했고, 어떤 방식으로 풀었는지’가 중요합니다. 결과물보다는 사고의 흐름과 문제 해결 역량을 강조하는 구조가 좋습니다. 또한 포트폴리오는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의 도메인이나 관심사와 접점이 있도록 맞춤형으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시 UX 업무가 아닌 다른 일들을 병행했던 경험이 중간에 있으시다면, 그것이 UX와 어떤 식으로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 응대, 리서치, 기획, 데이터 분석 등 UX와 접점이 있는 역량이라면, 그것을 UX 관점에서 해석해 포트폴리오에 녹여보세요. 이 경우 공백을 역으로 활용할 수도 있는 것이죠.



마음가짐과 조급함에 대하여


사실 가장 큰 적은 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조급함. UX 분야는 성격상 ‘정답’이 존재하지 않고, 문제의 정의부터 설계까지 전 과정을 고민해야 하는 직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무에 다시 들어가기 위해선 어느 정도 여유와 자신감도 필요합니다.


지금 이 질문을 하셨다는 건 이미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라고 저는 보입니다. 다만, 조급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무작정 던지기보다는, 단기적으로라도 실무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UX는 그 특성상 다양한 전공과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분야입니다. 저 역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영상, 마케팅, 기획 등을 넘나들다 결국 UX라는 분야에 정착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각 경험이 하나의 퍼즐처럼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공백이나 갈등의 시간 또한 ‘없어야 할 시간’이 아니라 ‘의미 있게 정리할 수 있는 시간’으로 해석하며 충분히 자산화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업무에도 도움이 되고요.




UX 분야는 여전히 정형화된 진입 루트가 없는 분야입니다. 그래서 더욱이 실행이 중요하고, 실무 감각이 빠르게 회복되는 환경을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일단 작은 곳이라도 실무를 다시 시작해 보시고, UX 포트폴리오를 정비하면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구성해 보세요.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시 이 분야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질문자님의 고민은 충분히 공감됩니다. 하지만 그만큼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믿고 천천히, 그러나 분명한 방향으로 다시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언제든지 또 질문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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