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이란 없지만, 그 기준은 바로 지원자가 선택한 ‘지원처’
안녕하세요. 저는 서비스 기획자를 목표로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교 4학년 학생입니다. 지금까지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이 대부분 기획과 프로토타이핑 단계에서 마무리되다 보니, UX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마다 항상 결론이나 마무리 부분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실제 서비스가 구현된 사례가 없다 보니, 사용자 피드백이나 개선 과정까지 보여주는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렇다 보니 지금이라도 시간을 더 들여 사이드 프로젝트를 개발자와 함께 실제로 론칭해 보거나, 인턴 경험을 통해 실무 역량을 쌓는 것이 나을지 고민됩니다. 아니면 지금 수준의 프로젝트들로도 충분히 취업에 도전해 볼 수 있을까요?
➥ 멘티님은 서비스 기획자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으로,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기획과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마무리되어 UX 포트폴리오의 ‘마무리’ 부분이 부족하게 스스로 느껴진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실제 론칭해 보거나 인턴 경험을 쌓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지금 수준의 프로젝트로도 취업에 도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계시네요.
실제 론칭 프로젝트가 있다는 것은 분명 강점입니다. 직접 사용자 목소리를 들었고, 개선 과정을 거쳤으며, 데이터 기반의 판단을 했다는 ‘진짜 경험’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B2C 중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운영하는 팀에서는 이런 경험이 결정적인 어필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사용자 리텐션을 높인 기획, A/B 테스트 결과에 기반한 화면 개선, 핵심 지표를 분석하고 수정한 흐름은 실무자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언어죠.
하지만 모든 조직이 이런 경험만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B2B UX 또는 에이전시 형태의 경험이 주요한 경우, 론칭 여부 자체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니, 현실적으로 그런 경험을 할 수가 없거든요.
B2B 프로젝트는 사용자와 직접 접점이 적거나,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에 따라 사전 설계까지만 수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에이전시는 클라이언트의 의사결정 구조나 NDA 때문에 성과를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런 환경에선 론칭보다는 ‘제안서의 구조’, ‘문제 정의의 명확성’, ‘복잡한 요구사항을 어떻게 정리했는가’가 더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곤 합니다. 어쩔 수 없기도 하지만 기준이 달라지는 것이죠.
결국 문제는 UX 포트폴리오가 어떤 유형의 전형에서, 어떤 관점으로 평가받을지를 이해하지 않으면 애초에 잘못된 기준으로 스스로를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란 게 포인트입니다.
B2C냐 B2B냐, 조직이 원하는 UX 경험의 결은 다릅니다. B2C 기업, 특히 자체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는 ‘기획부터 운영까지의 경험’을 갖춘 인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사용자의 피드백을 기민하게 반영해 제품을 개선하고, 시장 반응에 따라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하는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이 경우, 실제 성과 기반의 피드백 루프가 포함된 포트폴리오가 강한 설득력을 갖습니다.
하지만 B2B 중심의 UX 조직은 다릅니다. 이들은 대개 클라이언트 기반의 협업을 수행하고, 복잡한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통합하는 능력, 논리적인 설계 구조, 수많은 제약 속에서 설득력 있는 제안서를 만드는 역량을 우선시합니다. 사용자와 직접 만날 수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오히려 ‘비즈니스적 제약 조건을 고려한 기획력’이 평가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UX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때는 단순히 ‘론칭 유무’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내가 지원하려는 조직이 어떤 UX 방식과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UX 포트폴리오에서 보여줘야 할 것은 론칭 결과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기획자의 사고 흐름’입니다. 실행까지 이르지 못했더라도, 그 이유가 현실적인 제약 때문이었다면 오히려 더 중요한 질문이 됩니다. 그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했는가? 어떤 요소를 우선순위로 두었고, 어떤 부분을 포기했는가? 그렇게 선택한 기준이 무엇이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서술하는 것이 UX 기획자로서의 역량을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실제 많은 실무 프로젝트에서도, 끝내 출시되지 못하는 기획은 허다합니다. 저 역시 여러 번 경험한 바 있고요. 예산의 문제, 우선순위의 변경, 조직 재정비 등의 이슈로 기획이 무산되는 경우는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획자의 판단’은 남습니다. 그 판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가 곧 실력입니다.
가장 흔한 실수는, 결과가 없으니 UX 포트폴리오에 담을 이야기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틀린 말도 아니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결과 이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시뮬레이션했는지에 있습니다.
만약 이 프로젝트를 론칭했다면 어떤 지표를 확인했을까? 문제가 발생했다면 어떻게 대응했을까? 어떤 기능을 먼저 개선했을까? 이러한 가정과 판단을 구조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그 프로젝트는 미완이 아니라 기획자 관점의 완성형 사고를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회고라든가 무엇을 배웠는지 결과를 통해 이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액자식 구성이 되겠네요.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B2B UX, 컨설팅 UX, 인하우스 전략 조직에서 어쩌면 더 반기는 UX 포트폴리오의 구조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완성된 사고 과정’이 중요한 것이죠.
모든 선택은 전형의 조건에 따라 결정됩니다. 멘티가 고민 중인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① 사이드 프로젝트를 직접 론칭해 보는 것
② 적절한 인턴 경험을 통해 론칭 실무 역량을 갖는 것
③ 현재 프로젝트를 정리해서 지금 바로 지원해 보는 것
이 셋 모두 정답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준비 중인 UX 포트폴리오가 어떤 전형의 기준에 맞춰져 있는가입니다. B2C 기업에 지원한다면, 서비스의 ‘성공 경험’과 ‘사용자 지표 기반 개선’을 강조하는 프로젝트를 보완해야 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의 론칭 경험이 분명 의미 있을 수 있겠네요.
반면 B2B UX 조직이나 대기업 UX 컨설팅 조직에 지원한다면, 기획의 구조, 문서의 논리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사고력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지금까지의 프로젝트를 더 정제하는 쪽이 효과적일 수 있지, 론칭 경험을 갖고자 노력하는 게 어쩌면 멀리 돌아가는 격이 될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UX 포트폴리오의 완성은 ‘론칭’이 아니라 ‘맥락’에 있습니다. UX 포트폴리오를 평가하는 기준은 하나가 아니란 것이죠. 론칭 여부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으나, 모든 조직이 그것을 같은 무게로 바라보진 않습니다. 어떤 조직은 사용자 데이터를 중요시하고, 어떤 조직은 논리적인 기획 흐름을 더 중시합니다. 결국 “어떤 전형에 맞추고 있는가”가 관건인 셈입니다.
멘티님께서는 무엇을 보고 계신가요?
지금 멘티님이 하셔야 할 것은, 자신의 프로젝트가 불완전하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 프로젝트가 어떤 전형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지를 판단하고, 거기에 맞게 문서화와 시뮬레이션을 보완하는 것입니다. 성과 없는 프로젝트는 있어도 결론 없는 프로젝트란 없습니다. 단지, 결론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완성의 무게는 달라집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