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UX QNA

여러 번의 이직 후 커리어가 단절된 느낌, 어쩌죠?

잦은 이직과 비전문성의 불안 속에서 커리어를 다시 설계하는 법

by UX민수 ㅡ 변민수
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올해 32살이 된 직장 경력 5년 차 직장인입니다. 지금까지 세 곳의 중소기업에서 마케팅, 운영, 콘텐츠 기획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왔지만, 짧은 이직 주기(평균 1년 반)와 명확한 전문성이 없는 경력 탓에 어느새 커리어가 단절된 느낌을 받습니다.

요즘은 이력서 쓸 때도 너무 많은 걸 설명해야 하고, 면접에서도 왜 이렇게 옮겼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위축돼요.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커리어 방향을 제대로 잡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다시 정비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저처럼 일관되지 않게 다소 비전문적인 커리어를 가진 30대 직장인이 ‘재정비’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무엇일까요? 지금이라도 하나의 직무를 집중해서 경력을 쌓는다면, 1~2년 후 다른 기회로 전환이 가능할까요? 막막한 시기에 조언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다양한 업무 경험(마케팅, 운영, 콘텐츠 기획 등)을 가진 5년 차 직장인인 멘티님께서는 평균 1년 반 주기의 잦은 이직으로 인해 커리어에 단절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계시군요. 현재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자책과 함께 이력서 작성과 면접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금이라도 하나의 직무에 집중하면 1~2년 후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주셨습니다.




이직 경험에 대한 자기 이해 정립


요즘은 짧은 이직 주기나 다양한 직무 경험이 반드시 단점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이유와 맥락을 본인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여러 직무를 두루 경험했다는 점은 오히려 시장에서 ‘폭넓은 시야와 유연한 실행력을 가진 사람’으로도 비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직의 사유가 불분명하거나, 직무 간 연결고리가 전혀 없을 경우 일관성 없는 사람으로 비칠 우려도 물론 있죠.


때문에 우선적으로는 본인의 경력 히스토리를 면밀히 돌아보며, 이직을 결심하게 된 구체적 배경과 그 시점에 배운 점, 누적된 성장을 ‘스토리화’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면접에서 “왜 이렇게 자주 옮기셨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불편한 진실’이 아니라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본인의 여정을 정리하는 시간을 꼭 가지셨으면 합니다.



커리어 방향 설정을 위한 우선 과제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무 정체성을 명확히 재정립하는 것입니다. 제가 멘티님과 비슷한 고민을 했을 시기에도 수많은 분야에 기웃거리며 방향성을 잃은 느낌이었지만, 결국 저의 ‘적성’과 ‘몰입’이 되는 일을 선택하며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자의반 타의반의 그 흐름을 스스로 읽어 내야 합니다.


말씀처럼 지금이라도 하나의 직무를 선택해 집중하신다면, 늦지 않았습니다. 이는 선택이라기보단 수렴입니다. 모든 경험이 한 점으로 점차 모여 응집되는 것이죠. 오히려 크게 봤을 때 지금이 가장 빠른 시점일 수도 있습니다.


단, 단순히 전환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정말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전제가 따릅니다. 무작정 선택과 집중이 전략이 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직무 선택은 스펙을 맞추는 작업이 아니라, 앞으로 최소 2년 이상은 들여다보고 몰입할 수 있는 나를 위한 테마를 고르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콘텐츠 기획에서 보람을 느꼈다면 이를 중심으로 ‘콘텐츠 전략’, ‘브랜드 마케팅’, ‘UX 콘텐츠 디자인(d)’ 등 유관 영역으로 스펙트럼을 좁혀가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의 구조적 운영이나 시스템 정리에 더 흥미를 느꼈다면, ‘서비스 운영 매니저’나 ‘프로덕트 오퍼레이션’ 같은 방향도 고려해 볼 수 있겠지요. 이처럼 뻗어나갈 가지가 여럿 존재한다는 것이 혼란의 이유지만, 현재는 이걸 장점으로 활용해 그중 최적의 나의 업을 택해야 합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말씀드렸듯이 자의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경력 재정비를 위한 두 가지 실천 전략


경력을 재정비한다는 것은 단절된 조각들을 단순히 다시 나열하는 일이 아니라, 그 안의 흐름을 찾아내고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제가 제안드리고 싶은 전략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기존의 다양한 경험을 ‘상위 테마’로 묶어 재구성하는 것이고, 둘째는 이질적인 경험을 새로운 ‘제3의 테마’로 수렴시키는 방식입니다.




1. 경험의 상위 테마 정리

먼저 상위 테마로 묶는 전략은 지금까지 해온 업무들을 개별적인 사건으로 보지 않고, 공통된 역량 키워드나 문제 해결 방식으로 엮어내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멘티님이 마케팅, 운영, 콘텐츠 기획을 경험하셨다면, ‘사용자와의 접점에서 가치를 만드는 역할’이라는 테마로 통합할 수 있습니다. 또는 ‘기획 중심의 조율자 역할’, ‘비즈니스 목표를 고려한 실행가’ 같은 키워드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상위 개념으로 관점을 끌어올리면, 단편적인 경험들이 하나의 맥락 안에서 이해될 수 있고, 외부에 설명할 때도 훨씬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2. 제3의 정체성 수렴

다음은 제3의 테마로 수렴시키는 전략입니다. 이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단순히 이어 붙이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서 새롭게 도출된 통합형 정체성을 찾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콘텐츠 기획, 운영, 마케팅을 모두 해본 사람이라면 ‘서비스 운영과 콘텐츠 전략이 결합된 프로덕트 오퍼레이션’이라는 새로운 직무 영역을 정립할 수 있습니다. 또는 ‘조직 내외부 커뮤니케이션을 설계하는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같은 방식도 가능하겠지요. 이전 경력을 토대로 본인이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전문 정체성을 도출한다면, 시장에서도 ‘애매한 경력자’가 아니라 ‘새로운 역할을 제안하는 인재’로 보이게 됩니다.




이런 전략은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구성, 면접 응답 방식까지 모두 연동되기 때문에, 단순히 직무 선택을 넘어서 커리어 브랜딩의 틀을 다듬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저 역시 한동안 다양한 경험을 했던 시절, 상위 개념과 새로운 조합이라는 시선을 통해 정체성을 재구성했고, 그것이 다음 기회를 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커리어 스토리텔링의 재구성


재정비란 결국 커리어를 다시 쓰는 작업입니다. 단절이라는 감정은 이력서상의 경력이 단편적으로 나열되었을 때, 그 사이사이 연결 지점을 찾기 어려워서 생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직의 이유를 포함한 각 경험들을 하나의 ‘방향성 있는 이야기’로 묶어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구슬을 어떻게 꿰느냐에 따라 다른 목걸이가 되는 이치죠.


제가 추천하는 방식은, 일단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을 타임라인 형태로 정리해 보시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했고, 어떤 고민과 선택이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성장을 했는지를 적어보세요. 그다음에는 그 안에서 ‘공통된 키워드’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기획’, ‘조율’, ‘사용자 관점’, ‘콘텐츠’ 같은 키워드가 반복된다면, 그걸 중심으로 커리어 브랜딩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방향은 앞서 말씀 드린 둘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저도 UX로 전환할 시점에서 모든 직무가 다 달라 보였지만, 돌아보니 ‘문제를 정의하고 사용자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풀어가는 일’이라는 공통 키워드가 있었고, 그걸 자소서와 면접에서 일관되게 어필했던 것이 유효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도 남이 봤을 때 말이 된다면 다시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나만의 스토리를 타인에 시선에 비춰볼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1~2년 후의 가능성에 대하여


결론적으로, 지금이라도 특정 직무에 집중해서 경력을 쌓는다면 1~2년 후 새로운 기회를 충분히 맞이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만난 수많은 후배, 동료들도 대부분이 ‘늦깎이’였고, 오히려 커리어 후반부로 갈수록 초기의 넓은 경험이 더 큰 무기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저 지금 뚜껑을 열기 전 내용을 못봤을 뿐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시간을 쌓는 것이 아니라, 목적 있는 경력의 누적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회사의 이름값이나 직무의 타이틀보다,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어떤 임팩트를 만들어냈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가볍게는 ‘경험 아카이빙’을 해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매 프로젝트마다 배운 점, 한계, 나의 기여도를 기록해 두면 어느새 그것이 UX 포트폴리오의 씨앗이 됩니다.




멘티님의 용기 있는 질문에서 이미 절반은 출발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방향은 지금부터 설정하면 됩니다. 커리어는 늘 변화하고, 유연한 시기에 더 좋은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마세요. 저 역시도 서른이 넘어서야 '나의 일'을 찾았으니까요. 자신을 믿고, 계속 나아가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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