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현재 2학년으로 HCI 관련 스터디에 참여하며 UX에 관심을 키워가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공부를 하다 보니 UX가 단순히 화면이나 인터페이스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서비스를 처음 접하고 경험하는 전 과정이라고들 하더라고요.
그런데 실제 현업에서는 UX를 어디까지 다루는지, 또 어떤 시각으로 정의하고 계신지 잘 감이 오지 않습니다. 멘토님께서는 UX의 본질을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그리고 신입 디자이너가 UX를 이해할 때 가장 먼저 잡아야 할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 UX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 멘티님께서 UX의 범위와 본질에 대해 질문해 주시다니 놀랍고 대견합니다. 단순히 화면을 디자인(d)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가 서비스를 경험하는 전체 과정이라고 알고는 있으나, 현업에서 실제로 UX를 어떻게 정의하고 다루는지, 신입으로서 UX를 이해할 때 어떤 관점과 기준을 갖춰야 하는지 궁금하고 계시군요.
저는 UX를 ‘제품이나 서비스를 둘러싼 모든 사용자의 경험'이라고 브로드 하게 정의됩니다. 이때 말하는 ‘모든’에는 단순한 시각적인 요소나 인터페이스뿐 아니라, 그 서비스를 처음 인지하고 이용을 결정하고 실제로 사용하고, 나아가 재사용 혹은 이탈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이 포함됩니다.
그냥 모든 것입니다. 그래서 모호하죠. 그러다 보니 실무에서는 이 UX를 특정한 팀이나 직무만의 일로 규정해서 구체화합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마케팅, 기획, 개발, 고객센터 등 전 부서가 공동으로 향유하는 고객 관점의 영역으로 주장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공론화되어 정해진 바가 없이 케바케라고 보셔야 합니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조직 내 UX의 범위는 매우 다양합니다. 어떤 회사는 UX를 UI 디자인과 거의 동일하게 간주하기도 하고, 어떤 곳은 사용자 리서치나 전략 수립까지 포함하는 통합적 역할을 부여하기도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조직에서 어떤 방식으로 UX를 이해하고 실행하는가’에 따라 실무자의 역할과 시야가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현장 중심으로 이해를 해야만 손에 잡힐 수 있게 됩니다.
UX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은 ‘사용자 중심적 사고’입니다. 사용자가 누구인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맥락에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고민하는 일이 UX의 출발점이자 핵심입니다. 단순히 예쁜 화면이나 기능적으로 동작하는 인터페이스를 넘어, 실제 사용자에게 얼마나 편리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현업에서는 비즈니스 목표와 사용자의 니즈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일이 대부분의 과제입니다. 이론적으론 사용자가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이 맞지만, 실무적으로는 비즈니스 목표와의 균형점을 잘 저울질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경험’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실질적인 개선안이나 설계로 구현해 내는 것이 UX 실무자의 주요 업무입니다. 잘 와닿지 않으시죠?
신입 UXer가 UX를 처음 접할 때 가장 먼저 잡아야 할 기준은 ‘방법론이나 툴의 숙련도’보다는 ‘문제를 정의하고 관찰하는 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초기에는 무엇을 개선하거나 설계하느냐보다도 왜 그 문제가 존재하는지를 사용자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태도가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화면이 불편하다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단순히 시각적 재배치나 기능 수정이 아닌, 그 불편함이 어떤 사용자 맥락에서 비롯된 것인지 파악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고는 어떤 조직이든, 어떤 도메인이든 결국 실무에서 가장 요구되는 핵심 역량입니다.
이걸 경험해 보려면 사실 비즈니스 목표를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인턴십이나 단기 알바를 통해 회사 경험을 해보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학생 때 아이러니하게도 학생 티를 빨리 벗는 이가 취업에 유리한 셈이죠. 사실 학생에게 학생 티를 벗어야 한다는 요청은 뭐랄까, 폭력적인 말이기도 합니다. 제 경우 학생 때 그러한 말에 반감도 컸기도 하고요. 하지만 UX 같은 실무 분야는 특성상 분야를 빠르게 이해하려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신입 UXer라면 산업의 관점을 빠르게 흡수하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UX의 본질은 공부만으로는 완전히 체득되기 어렵고 반드시 '경험을 통해' 길러진다는 것입니다. 사용자 테스트를 직접 기획하고 인터뷰를 진행하며, 예상과는 다른 결과를 마주했을 때 비로소 사용자 중심이라는 말이 단순한 슬로건이 아님을 실감하게 됩니다. 실무에서도 겉보기에 ‘좋아 보이는’ 아이디어가 사용자와 만나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죠.
때문에 신입 단계에서 너무 완벽한 정의나 확실한 기준을 세우려 하기보다는, 다양한 맥락 속에서 유연하게 사고하고 그 안에서 사용자 경험을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수많은 프로젝트와 사람, 상황을 겪으며 점차 몸에 익히게 되는 감각적인 역량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UX를 ‘타인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훈련’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이 훈련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으며, 실무에 들어가서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결국 UX의 본질은 도구나 방법론이 아닌, 사용자를 이해하려는 ‘마음’과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태도’에 있습니다. 이 마음과 태도를 지닌 이라면, 어떤 조직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멘티님께서도 지금처럼 호기심과 고민을 품고 UX를 바라보신다면, UX의 본질에 점차 다가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저 역시 그렇게 한 걸음씩 걸어왔고, 앞으로도 같은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기가 훗날 돌아봤을 때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될 거라고 믿으며,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