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콘텐츠 기반 스타트업에서 서비스 운영 직무로 일하고 있는 2년 차 직장인입니다. 기획자도, 디자이너(d)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에서 사용자 문의 대응, 간단한 운영 정책 수립, 콘텐츠 업데이트 등을 반복하고 있어요. 처음엔 모든 게 새롭고 재미있었지만, 1년 반쯤 지나니 ‘내가 뭘 성장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네요.
실제로 UX 포트폴리오나 경력기술서에 쓸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도 걱정입니다. 요즘은 Figma 같은 툴을 조금씩 배우며 UX 리서치나 기획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저한테 그런 실무 경험이 거의 없다는 거예요. 이직을 감행하자니 부족한 역량이 발목을 잡을 것 같고, 지금 회사에 더 있는 것도 성장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시점에서 저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실무 경험 없이도 전환 가능한 방향이 있는지, 혹은 내부에서 어떤 방식으로 성장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멘토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현재 서비스 운영 직무로 2년 차에 접어들며, 반복적인 업무로 인해 성장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계시네요. 사용자 문의 대응, 콘텐츠 업데이트, 간단한 운영 정책 수립 등은 대부분 ‘서비스 안정화’에 초점이 맞춰진 역할이기에 기획이나 디자인(d), 리서치와 같은 문제 정의와 해결 중심의 역할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무 경험이라기보다 ‘경험치’에 가까운 성격의 업무가 반복되면서, 커리어 성장이 멈춘 것처럼 느껴지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그러니 UX 포트폴리오나 경력기술서에 적을 만한 성과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 역시도 현재 역할의 구조적인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네요.
이직을 고려하시면서도 실무 경험 부족이 발목을 잡을까 걱정하고 계신대요. 특히 기획이나 UX 리서치에 대한 관심이 생겼지만 관련 실무 경험이 없다는 점이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보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누구나 ‘처음’은 실무 경험이 없는 상태로 시작합니다. 무조건 불리한 셈이니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실무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도 있겠지만, ‘어떻게 접근했는가’입니다. UX 리서치나 기획의 방법론을 조금씩 공부하면서, 지금 맡은 운영 업무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해 보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 문의를 단순 대응이 아닌 ‘인사이트 수집’ 관점으로 바라본다든지, 콘텐츠 업데이트가 단순 반복적 업무가 아니라 사용자 경험 개선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문맥을 바꾸는 시도를 해보는 겁니다. 이런 식의 전환의 여지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이러한 연출을 해보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그러다 보면 향후 하게 될 일을 대할 때도 이러한 가능성을 미리 생각하고 임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이는 실무 경험이 없더라도 ‘UX적 사고’가 가능하다는 근거가 되며, 작지만 강력한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회사에서 더는 성장하기 어렵다고 느끼시는 건 매우 중요한 시그널입니다. 조직 구조상 기획이나 리서치 경험을 쌓을 수 없고, 기회도 열려 있지 않다면, 어느 시점에서는 환경을 바꾸는 것이 아무래도 필요합니다.
다만, 단순히 회사를 옮긴다고 해서 자동으로 원하는 커리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무경력 기획자’로 시장에 나왔을 때는 더 치열한 경쟁을 마주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직을 결정하시기 전, 먼저 지금 위치에서 스스로 어떤 기획적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점검해 보시는 걸 권합니다.
가령, 정기적인 사용자 문의 분석 보고서를 만들거나, 서비스 업데이트 주기를 분석하여 내부에 개선안을 제안해 보는 등의 시도는 스스로의 역할을 ‘운영자’에서 ‘기획자’로 확장하는 작은 실험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회사가 부차적이고 괜한 노력으로 본다면 정말 어쩔 수 없겠지만, 작지만 변화의 계기가 된다면 해봄직한 여지가 아직 있는 셈입니다. 이직까지 마음먹은 이상 기존 조직에서 다양한 실험을 해보는 것도 저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Figma 등의 툴을 스스로 익히고 있다는 점, 그리고 UX 리서치에 관심이 있다는 점은 매우 좋은 출발점입니다. 관련 도구의 활용 능력은 중요한 기본 소양이지만, 무엇보다 ‘UX적인 시야’를 갖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기업들의 관점입니다.
지금 맡고 있는 운영 업무에서 사용자 경험과 관련된 문제를 ‘관찰 → 가설 설정 → 개선안 도출’의 사이클로 전개해 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작은 규모의 실험이라도 그 과정을 문서화하고 정리하면 훌륭한 UX 포트폴리오의 소재가 됩니다. 앞서 언급드린 것처럼 기존 경험이 자산화 가능한지를 충분히 탐구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많은 멘티분들이 착각하는 부분 중 하나는 직결되는 실무 경험이 없으면 UX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없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실제 포트폴리오는 ‘내가 어떤 문제를 인식했고, 어떤 사고의 흐름으로 해결을 제안했는가’를 보여주는 문서라는 것이 본질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이드 프로젝트 등을 통해서 부족한 역량을 보여주는 무대로 삼을 수도 있는 것이죠.
과거 경험은 경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고 파워풀한 것이나, 기업은 현재 가진 역량 즉, 당장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합니다. 과거 경험보다 현재 당장 일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인상을 준다면 경력의 부족함도 일부 상쇄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말이 쉽지 어려운 여정이긴 합니다. 그래도 이러한 가능성에 대한 해석과 인식의 차이 유무는 매우 크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결국 지금은 ‘준비와 실험의 시기’입니다. 실무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직은 무조건적인 정답이 아닙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준비가 더 되면 옮기겠다는 생각보다 ‘준비하면서 시도하자’는 접근입니다. 이직이란 옵션을 떠올릴 수 있었다면, 동등한 비중으로 단기적으로는 위와 같은 검증과 실험도 유효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실무 경험 없이도 포트폴리오의 뼈대를 만들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경험들을 정리해 나간다면 6개월 내 충분히 이직 혹은 전환을 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당장은 불확실하고 애매한 시기일 수 있지만, 지금의 고민은 분명 성장을 위한 신호입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현재 위치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변화부터 작게 시작해 보세요. 반드시 그 움직임이 커리어 전환의 발판이 되어줄 것입니다.
UXer로의 전환은 결코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경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