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UX QNA

프로젝트에 어떻게 깊이를 더할 수 있을까요?

‘그럴듯해 보임’에 대한 불안감

by UX민수 ㅡ 변민수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UX 취업을 준비 중인 26살 1년 차입니다. 졸업 후 디자인 학원에서 UX 케이스 스터디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고, Figma 등 툴도 익숙하게 다루는 편이에요.

그런데 멘토님 책을 읽다가 느낀 게 하나 있습니다. 지금 제가 만든 프로젝트들이 전부 ‘그럴듯해 보이는’ UI만 강조되고, 정작 문제 정의나 사용자 리서치 단계가 너무 얕거나 부족하다는 점이요. 사용자 페르소나도 겉핥기로 만든 것 같고, 실제 유저 니즈가 반영되었다기보단 제 머릿속에서 나온 아이디어 위주로 진행된 느낌이 강해서 요즘 자꾸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겉모습은 괜찮아 보여도, 실무자들이 보면 다 알 것 같아서요…

그래서 여쭙고 싶습니다. 취준생이 UX 프로젝트에 ‘리얼리티’를 더하고 깊이를 부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실무 리서치 경험이 없을 때 어떤 방식으로 보완하면 좋을지도 궁금합니다.


➥ 멘티님께서 고민하신 바는 요약하자면, 프로젝트 결과물이 시각적으로는 완성도 있어 보이지만, 문제 정의나 사용자 리서치의 밀도가 부족하다는 불안감입니다. 그리고 이런 얕은 기반을 실무자들이 단번에 알아챌 수 있을 거라는 우려도 함께 하고 계시네요. 사실 이런 불안은 UX를 진지하게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기에 느끼는 감정입니다. 포트폴리오에서 '겉모습'이 아닌 '깊이'를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중요한 전환점을 지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깊이의 정체와 디테일의 중요성


말씀하신 ‘깊이’라는 것은 결국 디테일에서 비롯됩니다. 깊이라는 개념은 매우 추상적일 수 있지만, UX 문맥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방법으로 환원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 조사의 경우 단순히 서너 명 인터뷰했다는 수준을 넘어서, 표본 수가 충분히 확보되었는가, 리서치 대상이 문제와 긴밀한 연관이 있는 사람들인가 등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양적/질적 리서치의 조합이나, 동일한 인사이트를 복수의 방식으로 교차 검증하는 것도 깊이를 더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또한 추출된 인사이트가 다소 포괄적이거나 평이하게 느껴진다면, 그중 하나에만 깊게 집중하되 그 핵심이 사용자의 행동이나 감정에 어떤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데이터로 뒷받침해 보세요. 많은 것을 하려 하기보다는 한 우물을 깊이 파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깊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 사용자 VoC에서 직접 인용한 워딩을 활용해 생생한 피드백을 담거나, 그들의 감정을 글이 아닌 이미지, 영상, 맵 등의 비정형 자료로 옮겨 표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형식적 UX 프로세스의 한계와 회고의 힘


물론 실무 경험이 없고 학습 기반으로 만들어진 UX 포트폴리오에서는 위에서 말한 깊이 있는 디테일을 모두 구현하기 어렵습니다. 지나간 프로젝트를 되돌릴 수 없다면, 회고 섹션에서 그것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해당 프로젝트에서는 일정상 사용자 인터뷰를 3명만 진행했지만, 유사 주제에 대한 타 리서치 데이터를 병행하거나 인터뷰 참여자 유형을 더 세분화했으면 유의미한 차별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었을 것”과 같은 식의 자각을 명시하는 것입니다. 이런 메타인지와 비판적 사고는 단순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넘어서, 다음 프로젝트에서 개선할 수 있는 ‘전략적 마인드’를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UX 프로젝트는 결국 시행착오의 누적이기 때문에, 완벽한 결과보다는 그 과정 속에서 ‘무엇을 인지했고, 어떻게 발전할 여지를 고민했는가’가 훨씬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실무자는 결과보다도 그 사람의 ‘사고 구조’를 보기 때문에, 지나간 프로젝트라도 충분히 가치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문서 구성에서 드러나는 논리의 흔적


비주얼을 강조한 구성은 얼핏 보면 세련되고 인상적일 수 있지만, 실무자 입장에서는 내용이 잘 읽히지 않거나 논리 구조가 약한 경우를 경계하게 됩니다. 이럴 때는 전체 구조를 바꿀 필요 없이, 기존 흐름 안에 논리적 설명을 보완해 주는 것으로도 충분한 개선이 가능합니다.


예컨대 “이 문제를 이렇게 정의한 이유는 A라는 리서치 결과 때문이며, 그 결과 B라는 인사이트가 도출되었고, 이걸 바탕으로 C와 같은 솔루션으로 연결시켰다”라는 인과적 설명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전체 프로젝트의 흐름이 분절되어 보이지 않도록, 문단 간 연결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서술 방식도 중요합니다. 실제 기업의 문서 포맷처럼 소제목을 일관되게 구성하고, 비주얼보다는 콘텐츠의 설득력을 중심으로 레이아웃을 정리해 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결과적으로 UX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읽고 싶은 문서가 아니라, 읽히는 문서라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작은 실무 경험을 통해 감각 키우기


실무 감각은 생각보다 작은 경험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꼭 정규 인턴이 아니어도, 개인이 진행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나 단기 외주 등을 통해 소규모 실전 경험을 쌓는 것만으로 이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서비스의 회원가입 과정을 분석하고 개선 제안을 하는 과제도 좋고, 친구가 운영하는 쇼핑몰의 사용자 흐름을 분석하고 설계안을 제시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핵심은 ‘누군가를 위한 UX’를 실제로 구현해 보고, 그 반응을 관찰하고 개선하는 구조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단지 UX 포트폴리오의 한 줄을 채우는 게 아니라, 멘티님이 추구하는 ‘리얼리티 있는 UX 사고’를 키워주는 실질적인 자산이 됩니다. 나중에 면접이나 자기소개에서도 설득력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이야기로 이어지기 때문에 꼭 도전해보셨으면 합니다.




UX 프로젝트의 깊이는 거창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지 않습니다. 작지만 구체적인 디테일을 얼마나 탄탄하게 쌓아갔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스스로 어떻게 되짚었는지가 핵심입니다.


지금 당장 실무 경험이 부족하다고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으며, 현재의 프로젝트 안에서 충분히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궁리를 해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혹은 그렇게 하지 못했던 이유와 그에 대한 회고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실무자는 멘티님의 역량과 태도를 다르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그렇게 하지도 않기 때문이죠.


이미 '깊이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남다른 시작점입니다. 그 고민을 논리와 실행으로만 조금씩 풀어가면,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멘티님의 UX 커리어가 더욱 단단해지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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