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UX QNA

집중이 부족한 성향인데, UXer로서 치명적일까요?

산만한 성향 때문에 UX 공부가 너무 어려운 이들에게

by UX민수 ㅡ 변민수

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26살 UXer를 꿈꾸는 취업준비생이에요. 전공은 심리학이지만 사용자 경험에 흥미를 느껴서 올해 초부터 UX 관련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책도 읽고, Figma도 다뤄보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문제는 집중력이 정말 부족하다는 거예요. 가만히 앉아서 리서치나 워크플로우 정리를 하다 보면 10분도 안 돼서 딴생각을 하거나 휴대폰을 보게 되고, 작은 소음에도 쉽게 산만해져요. 주변에서 ADHD 의심을 해보라는 말도 들어봤고…(중략)

UX는 흐름을 읽고 사용자 입장에서 깊이 고민하는 일이 중요한데, 이렇게 집중이 잘 안 되는 성향이 실무에서도 큰 약점이 되진 않을지 걱정이에요. 특히 리서치나 IA 작업처럼 맥락을 쭉 따라가야 하는 작업에서는 더 버벅거리게 돼요.

멘토님도 혹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으신 적 있으셨나요? 집중이 잘 안 되는 사람도 UX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요? 멘토님의 루틴이나, 도구 활용법, 혹은 이런 성향을 강점으로 바꾸는 팁이 있다면 꼭 듣고 싶어요! 멘토님의 책에서도 ‘자신의 작업 스타일을 파악하라’는 내용이 기억에 남았는데, 저는 아직도 그걸 어떻게 파악해야 할지 어렵네요.


➥ 멘티님께서는 심리학을 전공하고 UXer를 꿈꾸며 책, 툴(Figma 등), 사이드 프로젝트 등으로 준비를 시작하신 상태인데, 집중력이 약해 리서치나 IA 작업 등 맥락을 따라가야 하는 일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 성향이 실무에서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을지 걱정하고 계시네요. 저도 비슷한 걱정을 예전에 해봤기에 공감이 됩니다. 이에 대해 제가 경험한 바, 조언드릴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답변드리겠습니다.




집중력 문제에 대한 경험 공유


저 역시도 특정 작업에 쉽게 몰입하지 못하거나 중간에 맥이 끊기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특히 리서치나 인터뷰 정리, IA 초안 작성 등은 ‘단순 노동처럼 느껴지는 반복 작업’에 가깝기 때문에, 멘티님처럼 산만한 성향이 있는 분들에게는 더욱 견디기 힘들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성향이 치명적인 단점으로만 작용하진 않습니다. 실제로 실무에서도 모든 UXer가 완벽한 집중력과 끈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업무 특성 또한 그렇고요. 중요한 건 스스로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루틴과 작업 방식을 찾아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옷을 입어봐야 아는 것처럼 일도 눈대중으로는 나와의 매치 여부를 쉽게 가늠할 수 없답니다. 따라서 걱정이 되더라도 기회가 왔을 때 일을 옷처럼 꼭 입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또 그런 과정을 통해 산만함이 극복이 될 수도 있기에 경험을 해본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드리고 싶네요.



자신만의 루틴 만들기


제가 활용했던 방식 중 하나는 작업 단위를 ‘짧고 명확하게’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 인터뷰 분석을 할 때는 한 사람의 데이터를 정리하는 데 30분 이상을 쓰지 않도록 제한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간의 경계를 두면 오히려 흐름이 끊기기보다는 조금씩 몰입감 있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산만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일의 양이 많기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해서 오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럴 때는 일을 쪼개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먹을 수 있는 만큼 잘게 나눠서 보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익숙해지면 아무리 큰일이 와도 쪼개서 부담감을 줄이는 연습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저 같은 사람이 감히 책 한 권을 쓸 수 있으리라곤 저도 생각 못했는데, 해낸 이유 혹은 비결이라면 일을 쪼갠 것에 있겠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작업 공간의 통제’입니다. 저도 작은 소음이나 알림에 민감한 편이라, 가능하면 일정 시간은 조용한 회의실이나 외부 스터디 공간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혼자 일하기 어려운 날에는 동료와 ‘함께 작업하는 시간’을 정해놓고 옆에서 서로 체크하며 진행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 혼자서 해보는 연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벼운 책임감이 오히려 집중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죠. 가벼운 책임감을 위해 일부러 남들 눈치가 가득한 공간에 나를 노출시키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루틴이라고까지 할 건 아닌 것 같지만, 자기 나름의 방책을 다양한 시도와 실험 끝에 알아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에게 맞는, 나를 움직이는 그 방법만 터득하며 점차 집중할 줄 아는 자신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도구 활용과 작업 방식 조절


Figma 등 도구를 다룰 때도 집중이 어렵다면, 복잡한 기능보다는 단순한 프레임 만들기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일을 쪼개는 개념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예를 들어, 화면 설계를 할 때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먼저 ‘흐름’을 잡는 데 집중하고, 세부 디테일은 나중에 따로 시간을 배정해서 수정하는 방식이 오히려 전체적인 맥락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이게 참 습관이 되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또 산만한 사람들의 특징이 마음이 급합니다. 그러다 보면 빠르게 완성단계에 도달하려 해요. 그 마음이 오히려 차근차근 집중해야 하는 마음을 상쇄시키죠. 그런 의미에서 본인이 어떤 유형의 작업에 특히 집중이 어려운지를 파악해 두면 작업 배분에도 유리합니다.


예컨대 인터뷰나 리서치처럼 텍스트 위주의 정리가 힘들다면 시각적인 요소(예: 사용자 여정 맵, 마인드맵 등)를 먼저 그려보고, 글은 나중에 보충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 부분은 옷처럼 일을 입어보라는 조언과 맞닿아 있습니다. 막상 일을 입어 봤을 때 기대와 다르게 집중이 안되기도 집중이 잘 되기도 합니다. 산만한 자신을 가진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의 잠재력을 잘 모른다는 말과도 같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자신을 자꾸 이렇게 저렇게 융통하고 써봐야 해법도 같이 찾을 수 있다고 저는 조언드리고 싶네요.



성향을 강점으로 바꾸는 두 가지 접근법


집중력이 약하다는 건 역으로 ‘다양한 자극에 반응을 잘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성향은 브레인스토밍, 아이디어 기획, 컨셉 도출 등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반복적이거나 긴 호흡의 리서치 작업보다는 초기 컨셉 기획이나 아이디어 전개 단계에서 더 생기가 도는 편이었고, 그 부분을 팀에서 인정받으면서 다른 역할들과의 밸런스를 맞춰나갔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 길이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내가 잘하는 부분에 나를 계속해서 특화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이제 스타일리시하게 입는 단계까지 가는 것을 뜻합니다. 반대로, 내가 잘 못하는 부분을 의도적으로 채우는 것도 있습니다.


실은 제가 이 방법을 썼습니다. 어려운 결단이고, 그 과정이 매우 고되긴 합니다. 잘 못하는 영역을 자꾸 해보게 만든다는 게 참 고역이거든요. 그러나 이를 통해 좀 더 완전한 정오각형, 정육각형 역량을 지닌 UXer에 근접할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나의 반대급부에 있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감 능력이 향상됩니다. 두 가지 방법 중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으로 커리어를 길게 본다면 단점에 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해 봅니다. 나를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고, 내 잠재력의 실체를 탐구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거든요.



작업 스타일 파악을 위한 제안


멘티님께서 언급하신 것처럼, 저도 ‘자신의 작업 스타일을 파악하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건 단순한 자기 이해를 넘어서 ‘실전에서의 적응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두 가지를 권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일정 기간 동안 자기 작업에 대해 로그를 남겨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하루 중 어떤 시간대에 가장 몰입이 잘 되는지, 어떤 작업에서 시간이 지체되었는지를 기록하고 스스로 리뷰해 보세요. 의외로 단순한 패턴에서 큰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꼭 기록을 하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관찰과 그 인사이트를 나의 삶에 직접 대입하고 응용해 보는 실험정신이 가장 중요합니다. 결론은 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에 있습니다.


둘째는 다른 사람과의 협업 경험을 통해 자신의 역할과 강점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든 팀 과제든 혼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하면서, 본인이 더 자연스럽게 기여할 수 있는 지점이 무엇인지 체감해 보는 것이죠. 이런 경험을 통해 내 작업 스타일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나 혼자 이해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많이 나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특히, 나는 장점이라고 생각 못했는데 남들이 장점이라고 하는 부분이 있다면 정말 큰 수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꼭 경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멘티님처럼 UX에 진심을 갖고 고민하는 분들은 오히려 실무에 와서 더 빠르게 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한계라 여겨질 뿐 실제로는 잠재력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실체를 파악해야 합니다. 집중력이 약하다는 점은 얼핏 치명적인 단점 같지만, 그 안에 여러 기회 요인도 스며 있습니다. 실무에서 오히려 본인의 일 스타일을 잘 알고 활용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 더 오래 버티고 인정받을 수 있기에 아직 모르는 일입니다.


지금처럼 꾸준히 이것저것 경험해 보시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며, 사이드 프로젝트 등을 통해 협업 경험을 쌓아가신다면 멀지 않은 시점에 분명히 좋은 인사이트를 만나게 되실 겁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답게 일하는 방식’을 스스로 조금씩 만들어나가는 것이니까요. 그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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